(~5.3) Monodrama [회화, 자하미술관]

글 입력 2015.04.1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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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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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익_나를 위해 기도해주오_캔버스에 유채_162×130cm_2015





Monodrama


일자 : 2015년 4월 10일(금) ~ 2015년 5월 3일(일) 

시간 : 오전 10시~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 자하미술관

주최 : 자하미술관





<상세정보>


Monodrama - 4th 작가노트   
                                                                                                               

이번에도 중심이 없이 흔들린다. 보다 감각적인 붓질에 대한 욕구와 형상의 구체성은 서로 부딪히고, 스토리에 대한 흥미와 화면 자체의 구성미는 실마리 없이 엉킨다. 

친구는 ‘하고 싶은 것’이 아닌 ‘잘 하는 것’에 집중하라 조언한다. 그래 요즘 무책임하게 난무하는 행복론의 모순처럼 ‘하고 싶은 것’을 누가 알 수 있겠는가? 마음은 일순간에도 수없이 변덕을 부리는데, 잠시의 호기심과 욕심은 ‘하고 싶은 것’이라는 이름으로 날 쉽게 흔들어 버린다. 그런 회의가 들 때면 나에게 익숙한 언어를 꺼낸다. 하지만 곧 오래된 언어의 한계를 느낀다. ‘얼마나 깊이 들어가 보았는가?’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말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의 내가 원하는 그림을 오래된 언어로 완성할 수는 없었다. 결국 순간의 변덕들이 난무하더라도 열쇠는 그 속에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풀어놓는 재미에 붓과 물감, 색에 소홀했다. 사진이 보여주는 목적지만 가다보니 회화의 숙제를 놓쳤다. ‘화가의 성전’ 시리즈를 진행하며 ‘기본과 역사’에 놓쳐버린 숙제들이 있음을 배워가고 있다. 인물과 대상들간의 관계에만 집중하다 놓친 공간의 중요성, 색들의 상호작용, 철학과 유희의 균형, 세계를 해석하는 입장 등. 마치 그림을 처음 배우는 것처럼 이제 하나 하나 숙제들을 풀어가야 한다. 

나와 이야기와의 거리가 가까워야 하는 것처럼, 붓질 또한 나와 가까워야한다. 보다 나에게 편하고 자연스러운 붓질, 언젠가부터 고행하듯 행하고 있던 붓질이 아닌, 그때그때 아무 거리낌 없이 행해지는 붓질. 그 안에 내가 있을 것이다. 물론 하나의 언어로 굳어지는 것이 아닌 그 그림에 필요하고 그때의 나에게 필요한 붓질. 언어는 다양해지고 더 많은 말을 오해 없이 전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지나친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그린다는 것이 보다 나에게 자연스러워지고 그 행위가 끝없이 날 자극하기 바란다. 그래야 계속 그릴 수 있을테니. 

주된 스토리에 대한 언급도 해야 하겠다. 지난 몇 년간 변죽을 울리다가 이제 나에게로 좀 더 가까이 왔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애적 인격장애’, 쉽게 규정짓는 것에 매우 조심스럽지만, 어차피 심리학이라는 분야는 규정의 경계가 흐리기에 나를 이 틀에 넣어도 무방할 것이다. 쉽게 말해 성장하지 못한 성인이다. 관계를 부정하는 자기애, 난 돌아보니 그렇게 내가 중심이어야만 하는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가장 완벽한 세계는 ‘나 혼자만의 세계’였다. 완벽한 ‘나만의 세계’를 위해 많은 악행을 저질러 왔다. 비록 내가 의도하지 않았고 인지하지 못했다 변명하고, 많은 창작자들이 이러한 성향을 갖고 있다고 위로하더라도, 내가 행한 수많은 폭력과 억압을 정당화 시켜주지는 않는다. 이번 전시는 ‘나의 세계’가 갖고 있던 폭력과 억압, 배타에 대한 반성이다. 공간은 모두 막혀 버렸고, 무대는 나를 위해서만 존재한다. 무의식들은 순간순간 충돌하고, 욕망은 중력을 잃어가고, 세계는 ‘카오스만이 정답’이라 가르치고, ‘왜?’라는 질문 앞에 고개 숙이고, ‘어쩌겠는가...’라며 내가 나를 안아준다. 나태와 무지로 가득한 나는 스스로가 감독이고, 배우며, 관객이다. ‘Monodrama'로 난 날 질책하고 또 위로한다. 

반성이 반드시 긍정의 변화를 수반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계의 인지와 인정을 통해 보다 나은 그림을 그리기를 희망할 뿐이다. 

‘Monodrama'는 결국 나의 반성과 갈등으로 가득한 질척거리는 한 편의 일인 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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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익_Parrel Subway_캔버스에 유채_93×190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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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익_너무 늦은건가..._캔버스에 유채_130×193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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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익_선택의 문제가 아니다_캔버스에 유채_130×97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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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익_무지와 나태의 밤_캔버스에 유채_181×259cm_2015


[나유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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