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두 개의 상황, 두 사람의 뒤바뀐 운명 - 연극 [씨름]
글 입력 2015.04.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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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연극<씨름>간만에 대학로를 다녀왔습니다!!이 날은 서울연극제 개막날이었는데요~ 날씨는 비오고 별로였는데이런 좋은 행사를 한다고 해서 그런가 대학로에는 여.전.히 사람이 많았습니다.그 날,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씨름>을 보고 왔는데요.어멋, 씨름이라 하면 분명히 배우분들이 윗통을 벗을테고... (부끄부끄★)절대 이런 걸 생각하면서 간건 아니었구요ㅋㅋㅋㅋ서울연극제라는 행사를 처음 알게 되어서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공연을 보러 갔답니다.동양예술극장 내부 모습입장시간에 거의 딱 맞춰서 들어갔는데, 내부에서 흥겨운 꽹과리 소리가 들려서뭘 하나 싶었는데, 첫 공연이라 그런지 고사를 지내고 있더라구요!역시 전통문화인 씨름을 소재로 한 공연이라 그런가 굉장히 한국스러웠습니다.정말로 관객분들이 나오셔서 절을 하고 막걸리도 드시고,굉장히 인상 깊었던 것은 관객분들이 돼지머리를 대신해서올라간 돼지저금통에 돈을 꽂는 모습이었습니다. 누가 아이디어를 낸건지는잘모르겠지만 정말 아이디어 최고인듯!!첫 공연 고사장면연극은 전쟁이 일어났던 시대로부터 거슬러 올라갔는데요.건만과 웅치가 적군을 피해 동굴로 숨어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웅치는 마을에서 잘나가는 씨름꾼에다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존재였고,건만은 여성스럽고 소심한 성격 탓에 사람들의 관심 밖의 인물이었고, 심지어건만의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부끄럽게 여겼었죠.너무도 다른 성격의 건만과 웅치.하지만 그 둘은 전쟁이란 참혹한 환경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꿋꿋이 버텨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먹을 것이 떨어지고 더이상 버틸 수 없는상황에 이르자 웅치는 먹을 것을 찾으러 동굴 밖으로 나가게 되는데요.이 때부터 둘의 운명은 뒤바뀌게 됩니다.마을에서는 전쟁에 나간 청년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아점점 포기를 하고 있던 그 때, 건만은 무사히 마을로 돌아오게 됩니다.마을 사람들은 힘든 일이 있으면 건만을 찾게 되고 그 때부터 마을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며자존감을 세워가는 건만. 게다가 군수를 전쟁 중에 구해준 전쟁영웅으로 장차마을의 이장자리까지 물려받게 되는데요. 그렇게 거짓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던 그 때,놀랍게도 웅치가 살아서 돌아옵니다.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날까, 자신의 것응 빼앗길까두려운 건만은 웅치에게 굉장한 적대심을 보이지만, 그런 건만이 안타까우면서도마을 사람들 마저 만족을 모르는 건만으로 인해 망가져갈까 불안한 웅치.이 둘의 사연은 점점 꼬여만 가는데요.-------------------------------------------------연극을 보고 나서 건만과 웅치의 관계가 어떻게 끝났는지솔직히 이해가 잘 가지는 않았습니다.단지 생각이 든것은 전쟁과 공동체라는 두 가지 상황이사람의 운명을 뒤바꿀 수도 있구나 라는 것이었습니다.소심한 성격과 아버지에 대한 피해의식 때문에자신의 의견 한 번 내놓지 못하고 살아가던 건만이전쟁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의 신임을 얻게 되고 군수와의 만남에서 기회를 얻는 과정이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서 소름이 돋았습니다.마치 우리나라의 현대사의 한 장면에서 기회주의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답니다.그리고 공동체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공동체라는 것은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너무도 편안하고 든든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그 리그 밖에서는 단지 그들끼리, 남들은 들어올 수 없게 만드는울타리로 밖에 안보인다는 것이지요.그 공동체가 건만이 웅치를 죽였을 때에도 들키지 않고잘 살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울타리의 작용을 한 것 같아요.그래서 더 비밀스럽고, 잔인해질 수도 있는 것이 공동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공식참가작이라 그런가 정말로 기대 이상이었는데요.로맨스 연극보다도 이렇게 다양한 주제의 연극을 볼 때, 저는 더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한국적인 멋스러움과 스토리가 녹아있는 연극 <씨름>그리고 서울 연극제 앞으로도 흥흥흥했으면 좋겠습니다.>_<[박소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