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세계로의 초대_ 블라디미르 쿠쉬 특별展

글 입력 2015.03.2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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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는 다들 똑같이 생각하고 보이는 사실 그대로에만 충실할까요?

인간은 분명 '의식'하는 존재이지만, 그 의식 아래엔 '무의식'이라는 거대한 부분이 차지하고 있죠. 잠을 자는 동안 나도 모르게 이런 저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꿈 속에서 허둥지둥 헤맨적이 있지 않나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 등장하는가 하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는 무한의 세계를 만날 수가 있죠. 이는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무의식의 작은 부분일 뿐일 거예요. 


 간은 이처럼 거대하지만 잔잔한 무의식의 흐름 속에 기반하여 의식하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같은 것을 보고도 각자 다르게 생각하고,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각 개인만의 '재해석'으로 대상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살을 붙여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도 합니다. 다양한 상상력들이 의미있는 작품으로 태어나 위대한 예술가들이 탄생하기도 하죠.  


 그 중 무의식의 흐름을 자신만의 기법_(Metaphoical realism=사물을 관찰하고 무의식 흐름에 집중함)으로 표현함으로써 세계적인 초현실주의 회화의 거장으로 칭송받는 러시아 태생의 작가, 블라디미르 쿠쉬의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러시아의 달리', 현재진행형 초현실주의 작가 _ 블리디미르 쿠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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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태생으로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인 블리디미르 쿠쉬(Vldimir Kush)는

 뛰어난 상상력과 동화적이고 몽환적인 표현으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초현실주의 화가입니다.


현재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중인 170여점의 작품들은

크게 무의식, 욕망, 환상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는 초반에는 세잔느 등의 인상파의 영향을 받은 그림을그리다가

 14세부터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초현실주의 그림을 그리며 '러시아의 달리'로 불리게 됐습니다.


 잠깐 달리에 대해 부연설명을 더해드리자면 쿠쉬보다 앞선 시대인 20세기 가장 독착적인 초현실주의 작가로 불리는 스페인 출신 화가입니다. 그의 이름이 낯설다 느끼시는 분들은 다음 그림을 보면 '아, 이 그림!' 하고 떠오르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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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지속, The persistence of memory

Salvador Dali, oil on canvas, 24x33cm


누구나 한 번쯤은 본 친숙한 그림 아닌가요? 살바도르 달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기억의 지속, The persistence of memory」란 작품입니다.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지만 달리는 쿠쉬에 비해 다소 어렵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어둡고 무거운 느낌과 풍자의 경지를 넘어선 소재의 만남들이 다소 불편함을 유발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달리가 현실에서는 시각으로 나타날 수 없는 기묘함을 캔버스에 담았다면 쿠쉬는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광경에 다채로운 색감과 동화적인 상상력을 더해 화려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펼쳐냅니다.

이 점에서 이번 전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재미와 흥미를 느끼며 관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쿠쉬의 몇 몇 작품을 감상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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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선글라스, Forgotten sunglasses

Vladimir Kush, prints on canvas, 94x48.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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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의 키스, Farewell Kiss 

Vladimir Kush, prints on canvas, 64.85x5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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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 해변, Sunrise By the Ocean

Vladimir Kush, prints on canvas, 63.5x53.4cm



그의 그림은 현실에선 존재할 수 없지만 사실적입니다.

뭔가 모순되는 말인 것 같지만 그의 그림들을 찬찬히 살펴보다보면

그 특유의 위트있는 상상력이자 환상들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광경에 대입되어 나타나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상은 그냥 막연히 떠오른 이미지가 아닙니다.

그는 각 오브제를 통해 다양한 의미를 은유적으로 담아냅니다.


쿠쉬는 의미가 숨겨진 상상을 사실적인 그림으로 표현하는 자신의 화풍을 은유적 사실주의(Metaphorical realism)라

말합니다. 여기서 은유적 사실주의란사실주의화법(Real)과 은유화법(Metaphor)의 합성어입니다.


그의 그림을 보면 마치 판타지 영화나 만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가 이 때문일까요?




디오 가이드나 도슨트의 해석을 통해 작가가 이미 숨겨놓은 의미를 들으며 작품을 보는 것도 좋지만

작가의 몽환적이고 창의적인 세계로의 간접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각자의 상상력을 더해 미적 경험의 폭을 넓혀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상대성이론을 모르는 사람도 '인터스텔라'를 즐길 수 있듯, 쿠쉬의 은유적 의미를 깊숙히 알지 못하더라도

그 상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전시 관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기에 각자의 해석과 스토리가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김진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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