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디어 컬렉터, 인생과 예술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도서]

글 입력 2024.01.2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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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어느 조각이 취향이든


 

만약에 혼자 살게 된다면, 이라는 명제에서 출발한 자유로의 상상은 끝없는 자아실현의 욕구를 표출한다. ‘우리 집은 이렇게 꾸며야지!’ 하며 실내 인테리어와 같은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자기만의 방’을 개척하는 것이다.

 

보통은 가구, 벽지, 오브제 등을 활용하지만 집안의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는 단연 예술 작품일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조각 작품을 올려놓거나, 어떤 전시회의 기념품샵에서 구매한 사진을 액자에 담아 걸어놓는다거나, 개인의 경험과 감상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취향’ 그 자체를 전시해 두는 작은 방은, 시간의 축적으로 또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된다.

 

그러므로 '컬렉팅'이란 나 자신만의 한 부분을 타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이는 일이며, 어떠한 작품을 컬렉팅하든, 자신이 원하는 한 세상의 조각을 가지고 오는 일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순환하는 취향과 예술의 개방성


 

반면 사람은 작품을 모으지만, 작품도 사람을 모은다. 힘이 있는 작품들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모은다. ‘디어 컬렉터’의 작가인 김지은은 집 밖으로 언제 나갈 수 있을지 모를 펜데믹 시절, 두려움의 환기를 위해 약 25명의 친구에게 자신의 집과, 집을 구성하고 있는 예술 작품을 소개해달라 제안한다. 세계적인 빅 컬렉터도 흥미로운 해당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였으나 그녀는 초심을 붙잡고 오직 친구들의 집으로 책을 구성하게 된다. 이들 사이에는 일회적인 만남의 빅 컬렉터와는 없던 ‘친밀한 관계성을 소유’하고 있었고, 함께 프로젝트를 완성함으로써 “진정한 소유란 경험의 공유”라는 점을 몸소 보여주었다.

 

또한 이들은 각자의 집에 응축되어 있던 예술 취향의 향기를 밖으로 표출함으로써 작품은 작가로부터 출발하여 어디로든, 누구에게든 갈 수 있다는 본질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작품은 구매되었고 한 벽면에, 가장자리에, 탁자 위 등에 전시되어 있지만 언제든 작품이 저장된 위치는 개방될 수 있으며, 언제든 현재 작품 주인 외의 눈길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예술은 순환하여 썩지 않게 된다. 그리하여 작품은 영원히 고이지 않을 통로다.

 

 

컬렉터는 그렇게 구현된 작품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발굴해내는 현대적 고고학자다. 자신만의 안목으로 작품들을 배치해 새로운 의미의 집을 짓는 건축가다. 그리고 작품과 떨어지면 분리불안이 생기고 마는 어린아이다.

 

- '디어 컬렉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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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의 몫


 

현대미술이 어렵다는 생각은 주변에서 너무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이 만약 남들이 보기에는 터무니없는 작품에서 미적 요소를 찾았다거나 혹은 당신의 마음을 울리는 무엇인가를 발견했다면 그것은 분명 당신에게 아름다운 작품일 테다. 현대 사회에 들어서 창작된 작품들은 모두 그런 식으로 가치가 매겨진다. 개인의 개성이 존중되고 취향 또한 지구의 인구수대로 다른 우리의 현재는 아름다움에도 보편타당한 기준이 없다.

 

‘디어 컬렉터’에서도 마찬가지로, 모두가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저에 가지고 수집한다는 사실 외에, 작품을 구매하는 미적 기준에서의 공통점은 전무하다. 모두가 다른 백그라운드와 직업, 취미를 가진 만큼이나 수집의 방향도 각양각색이다. 

 

예술을 정말 사랑해서 전문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예술의 수호자가 되었고, 예술 그 안의 혼돈조차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인 ‘게일’은 작품이 가진 사연을 눈여겨본다. 그녀는 비주류의 ‘아프리카 예술가’가 아닌 ‘예술가’로서 있는 그대로 인정받기 위해 투쟁한 우아타라 와츠의 작품을 즐기고, 마사 로슬러의 ‘아름다운 집 전쟁을 집으로 가져오기’ 시리즈를 즐긴다. 혼란을 직접 내 손으로 정리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어떠한 카오스든 정리할 자신이 있는 강한 사람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거나 울적한 사연이 깃든 작품들도 자신의 공간에서 보듬을 수 있는 사람이다.

 

반면 의사 J는 작품을 살아있는 생물로 느낀다. 생물은 모두 어딘가 결핍이 있고, 결핍이 있기에 누군가를 치유할 수도 있다. 그가 수집한 작품 역시 살아있는 생물과 마찬가지로 환자에게 치료자로서의 중요한 기능을 한다. 자신이 개원한 병원에 둔 다수의 작품들처럼, 그는 주위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삶을 중요시한다.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


 

개개인이 아름다움을 느끼는 지점은 다르다. 어떤 사람은 완벽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고, 어떤 이는 결점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 하지만 미는 그저 발견되지 않고 자신 안에서 끊임없는 노력으로 발명된다. 찾고 또 찾아야 비로소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어려운 과정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아트 컬렉팅 또한 나를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이다. 현대미술만큼이나, 알고 보면 어렵지 않지만 관념적인 과정이다. 오직 믿을 건 나 하나의 감상 밖에 없어 때로는 세상에 혼자 선 느낌이겠지만 그렇지 않다. 작품이 살아 숨쉴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을 감상하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하기 때문인 것처럼, 인생을 다채롭게 향유하려는 개인들이 모여 계속해서 작품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면 마침내 나의 취향도, 나의 아름다움도 발산하기 마련이다.

 

당신도 비로소 무엇을 사랑하는지, 어떤 지점에 이르기를 원하는지,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으면서도 미의 과정을 즐길 수 있길 바라며, 또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에 둘러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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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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