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어머, 저건 사야해! [시각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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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줄여서 콜라보.
네이버 지식백과사전에 의하면, 마케팅에서 한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와 협력하여 새로운 제품을 창조함으로써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새로운 시장과 소비문화를 창출해 내는 것을 뜻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두 명(혹은 그 이상)이 모여서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콜라보의 위용은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지만, 지금은 패션과 뷰티 분야에 한정해 설명하겠습니다.먼저, 꾸준한 콜라보로 인기를 얻어 온 신발 브랜드, '반스(VANS)' 입니다.
반스는 거의 매 시즌마다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그 중에서도 '겐조'와의 콜라보레이션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2012 S/S 시즌 상품으로, 화려하고 독특한 레오파드 무늬로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이 성공은, 겐조와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바로 다음 시즌인 2012 F/W에도 반스의 '올드 스쿨' 이미지와 겐조의 '강렬, 세련'된 이미지의 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2013 F/W에 4가지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3가지 컨셉 팩(tiger pack, clouds pack, zig zag pack)을 콜라보 할 정도로 겐조와 반스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습니다. 이들의 성공은 브랜드의 예술성과 상업성 사이의 균형을 잘 조절했기 때문에 소비자의 열광적인 반응과 만족을 불러 일으켰음을 의미합니다.
다음은 메이크업 브랜드 '맥(MAC)'입니다.
맥은 니키 미나즈, 레이디 가가 등 팝 디바들의 사인과 콜라보하여 낸 수익금을 전부 맥 에이즈 펀드(MAF)에 내는 등 독특한 콜라보 공식을 실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애니메이션 '심슨' 캐릭터와의 한정 콜라보레이션 입니다.
심슨의 탄생 25주년을 기념하여 아이섀도우, 립글로스 등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 패키지 디자인에 협력한 두 브랜드는 '키덜트'를 타겟으로 삼았습니다.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유년시절의 문화예술에 향수를 느끼는 20~30대의 성인계층으로, 맥 이외에 여러 뷰티 브랜드들은 이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에뛰드하우스'의 디즈니 콜라보와,
'에스쁘아'의 스머프 컬렉션이 그 예시입니다.
이러한 문화예술에서의 콜라보레이션은 대부분 '한정판'으로 출시되어 소비자에게 희소성을 각인시키고,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킵니다. 물론 상업적으로 반짝 이용하는 콜라보, 즉 '콜라보를 위한 콜라보'는 비판받아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수익 기부 등 다른 의미를 갖는 콜라보레이션이나 예술적으로 완성된 콜라보, 그리고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가진 협업 제품이라면 그 가치를 충분히 증명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작품' 들에 우리는 지갑을 아낌없이 열 마음을 갖는 것이죠.
[최한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