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아트갤러리 김수진 개인전 - 돌의 몸, 필획의 맛

글 입력 2014.12.2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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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아트갤러리 김수진 개인전 - 돌의 몸, 필획의 맛



전시작가 : 김수진

전시제목 : 돌의 몸, 필획의 맛

전시기간 : 2014.12.23(화)-12.29(월)

전시장소 : 사이아트스페이스 Cyart Space

                63-1 Anguk dong, Jongno gu, Seoul, Korea +82.2.3141.8842

전시시간 : 11:00am~07:00pm 일요일_02:00pm~07: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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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화된 물고기, 10x5x5cm, 돌에 채색,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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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의 꽃, 5x5x5cm, 돌에 먹, 2014





작가노트

산은 몸이 좋은 돌이다.

나는 몸이 좋은 사람이다. 좋은 몸으로 산을 오르고 도시를 걸으며 모필로 사생한다. 붓은 먹의 일을 거들어 검은색을 내는데 다루는 사람의 온기와 애정에 따라서도 각기 다른 색을 나타낸다.

붓의 능숙한 놀림의 부재로 손톱이나 나뭇가지로 그리면 몸으로 만난 풍경의 감성을 더욱 경쾌하게 담아 낼 수 있다. 또 나는 몸의 덩어리 같은 돌에 어떤 형상을 닮은 글씨를 새기는 전각 작업을 한다. 돌을 손안에 쥐고 칼로 바느질 하듯 한 땀 한 땀 새겨가다 보면 돌이 몸의 온기를 담아 따뜻해지고 칼의 말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새기는 작업은 ‘유용’과 ‘무용’의 두 가지 이야기로 나누어진다. 유용은 돌에 좋은 말을 담아 스스로 침잠하고 반성 하거나 사람을 닮은 이름들을 새겨 넣어 쓰일 수 있게 한 것이다. 무용은 쓸 수 없는 돌의 파편에 어떤 그림이나 글씨를 형상화 시킨 것이다. 이러한 무용의 돌은 장식의 쓰임으로 유용화 될 수 있다. 장식의 풍경으로 얹어 두면 소품의 모양새를 갖출 수 있다. 무용한 돌의 이야기는 또 있다. 전통회화의 그림을 보다 보면 그림에 지나치게 도장을 찍어 그림보다도 도장의 붉은 꽃처럼 보이는 그림이 있다. 이 형식을 빌어 화면에 도장의 흔적을 찍거나 그려 넣어 껍데기 꽃을 피웠다.

 몸을 움직여 하는 작업은 풍경을 육화시킨 어떤 시대의 사유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몸의 덩어리를 닮은 돌의 몸 같은 바위나 산을 소재로 삼아 수묵과 석채를 재료로 사용했다. 지금의 수묵은 유용보다는 무용한 덩어리를 많이 닮았다. 그저 물로 풀어 쓰는 검정물감 같고, 산수 그림은 너무도 친근해 도리어 낯선 풍경화 같다. 하지만 내 몸과 섞인 수묵의 재료는 몸을 움직여 얻어진 신체성의 기운을 잘 받아준다.

 좋은 몸으로 그려진 그림은 씩씩해서 달콤함 보다는 시원한 맛이나 쓴맛이 난다. 붓에 물기를 없애고 초묵으로 그려진 그림은 쓴맛이 난다. 쓴맛에 깊은 맛을 더해주지 않으면 탄맛이 날 수 있는데 붓의 물기만 빼고 그려졌다고 초묵이라 할 수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건강한 수묵의 쓴맛은 맛있다.

사생과 수묵의 신체성을 좋아하는 나는 눈이나 생각으로 그림을 더듬지 않는다. 발로 돌산을 만나고 손으로 풍경을 어루만진다. 거대한 돌산이 하늘과 땅의 일을 거들어 몸으로 다가 올 때 손에 쥐고 칼로 말을 부리는 것처럼 풍경도 붓의 말로 다가온다. 이때 그들과 만나는 내 몸은 재료가 되어 다시 몸이 좋은 사람으로 거듭난다.


김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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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75x500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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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르륵, 5x5x5cm, 돌에 먹, 2014







[김진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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