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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일상의 배경음악이 되어줄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우리는 눈을 뜬 순간부터 감을 때까지, 하루의 모든 순간을 온갖 소리들 속에서 살아간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에도 주변을 둘러보면 수많은 소리가 존재할 것이다. 귀를 기울이면 들려오는 아침을 깨우는 알람 소리, 따뜻한 밥 한 공기를 준비하는 전자레인지 소리, 세탁기가 빨래를 돌리는 소리, 창밖으로 스치는 차 소리, 지하철역에서 들려오는 안내 방송과 발걸음 소리까지. 나열하자면 끝도 없을 것이다. 아마 이 글의 절반 이상을 온갖 소리의 나열로 채워도 모자랄 만큼, 세상은 수많은 소리로 가득하다.

 

그런데 우리는 단순히 주변의 소리를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종종 의도적으로 소리를 선택해 듣기도 한다. 바로 ‘노래’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소리란 물체의 진동에 의해 발생한 음파가 귀청을 울려 귀에 들리는 것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러니 음악, 그리고 노래 역시 소리의 한 갈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소리와 노래는 다르다. 노래는 소리 그 이상의 것, 우리의 감정을 위로하고 때로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매개체가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밖에 나설 때 꼭 챙겨야 하는 필수품이 있다. 바로 이어폰이다. 이어폰 없이 세상 밖으로 나간다는 건, 무방비 상태로 온갖 소리에 노출되는 일과 같다. 출근길 버스 안, 지하철 승강장, 길을 걷는 동안 쏟아지는 소리들은 너무나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어떤 날은 그 정보의 양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과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의도적으로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음악만을 귀에 담으며 하루를 보내곤 한다. 물론, 안전을 위해 꼭 들어야 하는 소리, 예를 들어 횡단보도 신호음이나 자동차 경적 등은 놓치지 않기 위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사용하지 않고, 소리를 크게 키우지도 않는다. 주변 소음과 음악이 적당히 섞이는 그 균형 속에서 하루를 살아간다.

 

그런데, 음악조차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특히 가사가 있는 노래는 가끔 내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그냥 멍하니 걷거나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날, 가사가 귀에 들어오면 오히려 그 가사에 집중하게 되어 정작 내 머릿속을 채워야 할 중요한 생각들이 뒤로 밀려버리곤 한다. 머릿속이 이미 복잡한데, 가사가 추가적인 정보를 쏟아내며 정신이 더 없어지는 셈이다.

 

그럴 때 나는 자연스럽게 유튜브에서 ‘가사 없는 플레이리스트’를 찾아 틀곤 한다. 흔히 로파이(lofi) 음악이라고 부르는 장르부터, 잔잔한 피아노 연주곡, 자연의 소리를 배경으로 한 힐링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가사 없는 음악은 말없이 내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배경이 되어준다. 이 음악들은 내 기분과 상태에 맞춰 적당히 감정을 채워주기도 하고, 때론 아무런 감정도 요구하지 않은 채 그저 부드러운 배경으로 흐르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내가 좋아하는 이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들은 마치 나만의 조용한 안식처 같다. 소음과 정보에 지친 귀와 머리를 잠시 쉬게 해주는 음악,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된다.

 

이런 음악들은 단순히 조용한 내 고막을 채우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집중력을 높여주기도 하고, 가벼운 산책길에 포근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글을 쓸 때, 책을 읽을 때, 창밖 풍경을 바라볼 때,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을 때도 이 음악들은 자연스럽게 삶의 배경이 된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 중요한 장면마다 흐르는 배경음악처럼, 내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오늘, 나만 알고 있던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몇 가지를 당신에게도 소개하려 한다. 혹시 당신도 가사가 없는 조용한 음악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면, 이 음악들이 당신의 하루에도 작은 쉼표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붉은 모래섬은 고요 속에 잠겨 있다 - 숲부엉이


 

 

 

 

숲의 노래 - Pidalso피달소


 

 

 

 

0℃의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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