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세우는 이 세계의 규칙 [게임]

젤다의 전설 :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글 입력 2024.04.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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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심심함에 몸부림치던 나는 방구석에 묵혀두었던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를 발견했다. 어떤 게임을 해도 지루함을 이기지 못했던 내 눈에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가 눈에 띄었다. 이번 게임도 며칠 못 가겠다는 심드렁한 마음으로 게임기를 열어 칩을 끼웠다. 지루함에 가득 찼던 내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게임을 시작하며 알 수 없는 직감이 느껴졌다. 내 인생 최고의 게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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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마리오, 포켓몬 등과 함께 닌텐도를 대표하는 게임 시리즈 중 하나로 오랜시간 다양한 시도와 도전이 담긴 게임을 발표하며 여러 게임들에게 수많은 영향을 끼쳤다. 젤다의 전설은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지만 ‘모험’이라는 그들의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험’에 대한 그들의 집념은 오늘의 게임,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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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는 이제까지의 모든 젤다 시리즈 중 활동 범위가 가장 광활하고 플레이의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다. 흔히 알고 있는 GTA시리즈, 레드 데드 리뎀션과 같이 자유로운 오픈월드 형태의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맵 곳곳에는 수많은 지형지물이 펼쳐져 있고, 어디를 갈지 무엇을 할지 큰 가이드만 잡혀 있을 뿐, 별 다른 룰이나 공식이 없다.

 

자신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엔딩까지의 여정을 계획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는 오히려 공략이 필요 없는 게임이다. 퀘스트를 깨고 엔딩을 보기 위해 남들이 정해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여유와 모험을 즐기며 광활한 맵을 속속들이 알아가는 데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선택을 어려워하는 사람이다. 동시에 언제나 최고의 선택만을 하고 싶은 욕심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나의 이런 강박적인 관념은 삶 곳곳에서 드러난다. 게임을 할 때는 실패를 줄이기 위해 공략을 정독한다. 어떨 때는 잘못된 선택을 만회하기 위해 선택 이전의 게임 데이터를 불러오기도 한다. 진정한 게임을 즐기지 못하고 하나의 숙제처럼 생각하게 되는 나에게는 즐거움보다는 의무감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젤다를 마주하게 되었다. 게임의 배경인 하이랄에서는 내가 가는 곳이 곧 게임의 챕터로 변하고, 내가 하는 선택이 새로운 루트가 된다. 어떤 길을 가도, 어떤 선택을 해도 걱정과 짜증보다는 즐거움이 앞선다. 길을 잘못 든 것 같다면 돌아가면 되고, 몬스터와 싸우며 죽은 뒤에는 다른 파훼법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가 나에게 ‘선택을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대신 선택으로 인한 잘못된 결과를 바로잡을 수 있는 또 다른 선택을 하게 해준다. 삶을 살아가며 항상 좋은 선택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걱정하는 미련한 나의 마음속 짐을 덜어준다. 내가 한 실수도, 내가 한 선택도 모두 또 다른 하나의 길이 될 수 있음을 명확하게 알려준다. 두려움을 가득 안고 뛰어 들어간 던전에서 지름길을 찾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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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젤다를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술자리를 좋아하던 나는 최근 친구와의 만남보다 귀가가 더 기다려진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 속 주인공, 링크가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나에게는 깨야 할 메인 퀘스트들이 산더미처럼 남아있다.

 

하지만 의무적으로 퀘스트를 깨나가지 않는다. 진짜 모험가가 된 듯 내가 가고 싶은 지역을 돌아다니고, 초원 한복판을 자유롭게 뛰어다니기도 한다. 잘못된 선택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즐기면 되는 것이다.

 

나는 매일 모험을 한다. 나는 계속해서 나만의 규칙을 만들고 게임을 익혀나간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이 게임 속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운다. 게임이 주는 위로와 가르침 속에서 나는 또 한 발짝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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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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