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생에도 Ctrl+Z 버튼이 있다면 [사람]

사회초년생인 우리 모두를 응원하며
글 입력 2024.02.0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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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고 나는 새로운 직장의 사회초년생이 되었다. 하루하루 새로운 인수인계와 업무 적응을 위해 내 나름의 안간힘을 쓰고 있다. 크고 작은 실수와 서투름 속에 혼자 소심하게 자책하며 오늘도 넵!을 외치는 내가 있다.


속절없이 시간은 흐르고 나이는 먹어가는데 내 앞에 붙는 ‘사회초년생’이라는 딱지를 뗀 나 자신을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다. 이렇게나 뚝딱거리는 나도 언젠간 사회에서 어엿한 1인분을 하는 진정한 ‘어른’이 될 수가 있는 건가? 정말 그런 날이 오기는 하는 걸까? 서투르지 않고, 실수에도 당황하지 않으며 여유롭고 능숙하게 대처하는 나라니, 세상에. 눈물겨운 피드백과 씨름하고 있는 지금의 내겐 너무나도 먼 이야기다.


업무 특성상 데이터 툴과 엑셀, 문서 작업을 자주 하며 내가 가장 많이 누르는 버튼은 고백하자면 Ctrl+Z(되돌리기)다. 엇, 회의록 잘못 적었다. 필터 잘못 건드렸다. 악, 6행이 사라졌어. 뭐 이런 이유들로 혼자 조용히 되돌리고, 되돌리고, 또 되돌린다. 나의 수많은 실수를 되돌릴 수 있는 Ctrl+Z는 내게 여러모로 구세주인 셈이다. 정말 그 어떤 단축키보다도 많이 누른다.


아, 인생에도 Ctrl+Z 같은 단축키가 있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내 말과 행동을 다시 주워담을 수 있는 그런 되돌리기 버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회사라는 공간에서 느낀 점이 하나 있다면 사회생활엔 일적 능력 뿐 아니라 인간관계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유연한 커뮤니케이션과 서로 간의 소통 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분명 있다. 부드럽고 포용력 있는 리더님의 대화 스킬은 내가 정말 배우고 싶고 닮고 싶은 부분이 되었다.


극 내향형에 새로운 사람에게 천천히 마음을 여는 나는 오늘도 새로운 팀원분들을 만나 뚝딱거리며 스몰토크를 했던 스스로에게 주저 없이 Ctrl+Z를 눌러주고 싶다. 오전 회의 때 살짝 버벅거렸던 내게도 한 번, 중식에서 더 맛있는 B코스 대신 A코스를 선택했던 내게도 한 번. 더 잘 말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퇴근길 버스 안에서 언제나 내 안의 두 자아가 이불킥을 하면서 싸운다. 그리고 결국엔 ‘내일은 더 잘하자’라는 결론을 내리며 버스에서 내린다.


사회에서 얼렁뚱땅 1인분을 하며 어렴풋하게 어른이란 무언가를 책임지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 작지만 내가 프로젝트에서 책임지고 있는 업무, 나를 포함해 팀원들을 책임지고 있는 리더님,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이 곳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 어떤 것을 책임진다는 건 무겁지만 그만한 보람과 소속감을 수반한다. 아직 내겐 책임감이라는 그 무게가 더 크고 어렵게 다가오지만, 언젠간 후자의 감정을 더 크게 느끼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수많은 실수 앞에서 – 그리고 특히 사회초년생인 요즘에 더 - Ctrl+Z 버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 매 순간을 되돌리고 되돌리다보면 앞으로는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서투른 실수와 이불킥하게 되는 순간들을 오롯이 지난 곳에 그만큼 조금은 더 단단해진 내가 있을 것을 믿는다. 전보다 조금은 더 나아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앞으로만 흘러가는 삶을 멋지게 살아가고 싶다.


처음은 다 서툰 법이고, 시작이 반이라고 한다. 오늘도 그 서투름을 너그럽게 이해해주고 기다려주는 좋은 분들 덕분에 넵!을 외치며 출근한다.

 

어엿하고 멋진 어른이 되는 그날까지, 사회초년생이자 청년인 우리 모두를 응원하고 싶다.


 

[박주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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