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2023년은 보이그룹의 반란이 시작된 해였다 [음악]

제로베이스원, 라이즈, 보이넥스트도어 삼파전의 시작
글 입력 2023.12.31 21:3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올 한해는 보이그룹의 반란이 시작된 해였다.

 

일반적으로 1세대~3세대 아이돌까지는 보이그룹의 파워가 압도적으로 강했다. 대중성은 걸그룹이 더 높을지라도 그에 못지않은 대중성과 막강한 팬덤을 보유함으로써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한 수치상의 성적으로는 보이그룹이 늘 우세했다. 그러나 4세대 아이돌에 접어들면서 그 판도가 완전히 뒤집혔다.

 

21년 말 에스파의 ‘Next Level’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4세대의 문이 열렸다. 아이브, 르세라핌, 뉴진스가 연이어 데뷔하기 시작하더니 등장과 동시에 음원 차트를 완전히 독식해버린 것이다.

 

이들의 활약에 사람들은 ‘뉴아르(뉴진스, 아이브, 르세라핌)’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뿐만 아니라 4세대 문을 열었던 에스파,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엔믹스, 중소의 기적을 보인 스테이씨 등 4세대 걸그룹의 막강한 행보는 멈출 줄 몰랐다.

 

아마 이러한 현상에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꽤 놀랐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반평생 넘게 K팝을 지켜보면서 보이그룹이 이렇게까지 힘을 못 쓴 적은 거의 처음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오랫동안 이어질 것 같던 걸그룹의 시대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바로 보이그룹이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조금의 틈도 허용하지 않던 촘촘한 이음새를 비집고 들어와 자신들의 이름을 알린 세 팀, 바로 ‘제로베이스원’, ‘라이즈’, ‘보이넥스트도어’이다.

   

 

 

1. 되살아난 서바이벌 명가, 제로베이스원



 

 

제로베이스원은 Mnet <보이즈 플래닛>을 통해 결성되어 지난 7월 이례적인 기록으로 화려한 데뷔를 알렸다.

 

데뷔조 확정 단 6일만에 공식 SNS 100만 팔로워를 돌파하는 것은 물론, 데뷔앨범 [YOUTH IN THE SHADE]은 초동 182만 장을 기록하며 데뷔 앨범으로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최초 가수가 되었다. 거기다 첫 팬 콘서트를 약 1만 8천석 규모의 고척돔에서 진행하며 5세대(또는 4.5세대) 보이그룹의 반란을 일으킨 첫 번째 팀이다.

 

이들의 성과가 더욱 유의미한 이유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사실에 있다.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시초격인 <프로듀스> 시리즈가 흥행하며, 여러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프로듀스 101> 만큼 큰 인기를 누렸던 팀은 없었다.

 

그러나 서바이벌계의 흥행수표이던 <프로듀스>마저도 조작 논란으로 인해 곧바로 나락을 맞이했고, 그렇게 대중의 관심 속에 잊혀져만 갔다. 그 무관심 속에서 등을 돌린 대중의 관심을 다시 끌어오는 데에 성공한 팀이 바로 제로베이스원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음악의 개인화와 보이그룹에 대한 대중들의 편견으로 인해 과거처럼 인기와 대중성을 동시에 붙잡진 못했지만, 그것만으로 이들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나날이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 가는 제로베이스원, 이들의 무서운 성장을 막을 순 없다.

 

 

 

2. SM 3.0의 결과물, 라이즈



 

 

어쩌면 순수 SM 3.0의 첫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이전에 에스파의 [My World]로 SM 3.0을 예고하긴 했지만, 데뷔와 동시에 적용된 건 라이즈가 처음이었다. 그래서일까, 이전까지의 SM과는 사뭇 달랐다.

 

‘이모셔널 팝’이라는 독자적 장르를 내세우며 SM 전통인 SMP가 전혀 보이지 않는 이지리스닝의 곡을 가져왔다. 더불어 없으면 이상한 복잡한 세계관마저 없고, 뮤직비디오도 화려함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했다.

 

SM 출신의 신인 보이그룹이라는 배경 덕분에 데뷔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으며 출발했지만, 각종 잡음으로 인해 처음부터 빛을 보진 못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Get A Guitar’ 챌린지 열풍을 맞으며 역주행을 일으켰고, 그 결과 80위 대로 진입했던 노래가 10위대로 안착하는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이후 데뷔 곡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는 라이즈다.

   

 

 

3. 친근한 옆집 소년들, 보이넥스트도어


 

 

 

지코가 만든 그룹으로 더 알려진 ‘보이넥스트도어’는 처음부터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하이브라는 거대 자본과 탁월한 프로듀싱 실력을 지닌 대표의 힘을 업고 출발했지만, 프로듀서의 색이 너무 확고했던 탓일까 ‘그냥 지코 노래’라는 반응만 남기며 미지근하게 첫 활동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후 발매한 ‘뭣 같아’가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자랑하며 서서히 입소문타기 시작하더니 어린 팬들 사이에서 조금씩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위 두 팀에 비하면은 아직 객관적인 성적이 부족한 편이지만, 보이그룹 삼파전에 끼어들 만큼의 호세를 보이는 건 틀림없다.

 

*

 

여전히 걸그룹의 강세가 이어지는 추세이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낸 위 세 팀의 앞으로의 활약을 더 기대하며 4-5세대 아이돌들의 빛나는 약진을 기대하는 바이바.

 

 

[지은정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