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역사가 스포일러, 스포일러가 과몰입을 유발한 이유 [영화]

인물이 있기에 역사가 있고, 우린 그들에게 과몰입한다.
글 입력 2023.12.3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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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는 결말이 해당 작품의 여운과 평가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이런 결말이기에 관객들과 시청자들은 스포일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2023년 하반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두 영화 <서울의 봄>과 <노량>.

 

이 둘엔 재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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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점이다.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활용해 결말이 예정되어 있는 두 작품, 이 작품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흥미롭다. 과연 무엇이 강렬한 스포일러를 제치고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두 영화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런 장르는 국민 다수가 인지하고 있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팩트(Fact)’에 감독의 상상과 연출을 더한 ‘팩츄얼 드라마(Factual Drama)’라고 불린다.

 

두 작품을 모두 감상한 필자는 엄청난 수의 관객들을 사로잡은 이유 중 하나로 ‘팩츄얼 드라마’를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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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은 전두환을, <노량>은 이순신 장군을 담아내고 있는데, 이 두 인물을 모두 국민들에게 악이든 선이든 간 익숙하다.

 

생애, 역사적 사건 등 해당 인물들의 배경을 관객들이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다른 창작 영화들보다 인물과 그들을 둘러싼 사건에 몰입하기 용이하다. 때문에 영화의 플롯보단 인물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다. 게다가 실제의 사건에 연출적 허구를 더함으로 사건은 완전히 영화화되고, 인물의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익숙한 사건 속, 인물의 감정에 집중해 서사를 쌓는 것, 이것이 두 작품이 단지 역사적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두 작품은 사회적 평가에 좌우해 인물을 그려내기보단, 정말 ‘인간’으로서의 두려움, 목표, 슬픔, 혼돈, 열망 등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서울의 봄>은 쿠데타를 앞둔 전두광이 진짜 무엇을 동경했는지, 그리고 그에 맞서는 이태신이 어떤 마음으로 싸움에 임했는가를 그려내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 속 다양한 직위를 가진 개개인의 딜레마, 결정 등에 초점을 맞췄다.

 

<노량>은 이순신 장군이 진정 끝까지 싸우려는 이유가 무엇이었고, 수많은 사람을 잃었던 전쟁에 대한 숨겨 왔던 두려움을 그려내는가 하면 그를 따랐던 명나라와 준사, 그리고 장군들의 감정선 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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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두 작품은 이미 끝이 나버린 역사적 사실을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건 안 인물들을 입체적 ‘인간’으로 그려내어 몰입도를 높인다.

 

‘역사’이기에 이미 모두가 과정과 결말까지 알고 있는 익숙한 내용이지만, 이 안의 인물들을 마주할 기회는 없었다. 이미 알고 있는 인물이지만 단면적이었기 때문에 인물들을 입체로 그려낸 ‘팩츄얼 드라마’는 공감과 몰입을 유발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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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관객을 빨아들이는 힘이 결국 관객의 마음을 열었고, 관객들은 영화에 완전히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로 하여금 관객들은 역사에 몰입하고 관심을 갖는다. 역사를 통해 여러 생각과 감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두 작품이 역사를 다룸으로 형성하는 또 다른 가치일 것이다.

 

이러한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했다고 극장에서 ‘역사’를 성공의 수단으로만 활용하려 하기보단, 소재를 적절히 활용해 관객들에게 결핍, 몰입, 공감, 존경, 분노 등의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경험할 수 있는 영화들이 앞으로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2023년의 마무리를 이런 영화들이 장식하게 되며 역사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늘어났다. 이런 문화의 선한 영향력이 2024년에는 더욱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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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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