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100년간의 명작과 역사를 지닌 브랜드를 만나보다 -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특별전

명작은 영원하다
글 입력 2023.12.2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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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워너 가에 의해 설립된 이래로 수많은 명작들을 쏟아 내며 영화 스크린을 장식하고 굳건하게 100년간의 브랜드 역사를 지켜온 워너브라더스의 기념전이 동대문 ddp에서 11월부터 막을 올렸다.


사실 나는 이번 전시를 보기 전까지 익숙한 ‘WB’가 그려진 방패 로고와 아직까지도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키며 호그와트 마법에 대한 환상을 보여주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제작한 곳이라는 것 밖에 아는 것이 없었지만 이런 문외한인 나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이번 전시는 직관적이고 가볍게 워너 브라더스의 역사를 풀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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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서면 우리는 워너브라더스의 상징인 방패 로고와 마주할 수 있다. 이 로고를 보는 순간, 그동안 영화관에서 보아온 숯한 영화들이 떠오르며 팝콘과 콜라를 사 들고 막 시작하는 스크린 앞에 앉았을 때의 설렘이 되살아 나는 듯하다.


워너브라더스의 역사를 전시장 벽면을 둥글게 둘러싼 연대기 표를 따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에서 로고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방패 모양 로고는 1948년 그 모습을 갖추었다가 특이하게도 1967년-1990년 사이에는 심플한 W로고로 바뀌었으며 최근 다시 그 모습을 되찾았다.


개인적으로는 따듯한 색감의 주황색과 파란색의 조화로 이루어진 방패 모양 로고가 주는 이미지가 워너 브라더스의 대표작들과 잘 맞고, 이미 이 모양으로 사람들의 인식에 깊게 침투해 있기 때문에 심플한 로고 보다 더 브랜드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 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연대기 공간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은 워너브라더스가 최초의 장편 유성영화로 꼽히는 ‘재즈 싱어’를 선보인 브랜드였다는 점이었는데,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변화하는 시기를 선도한만큼 이 브랜드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 상업적인 성공 뿐만 아니라 역사적 의미 또한 찾아 볼 수 있는 브랜드라는 점이 인상 깊게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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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공간에서는 영화의 시초이자 초석이 되는 각본을 주제로 전시가 이어지고 있었다.

 

텍스트가 주를 이루는 각본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품고 발을 내딛은 공간에는 내 키보다 훨씬 큰 거대한 디스플레이로 이루어진 책이 펼쳐져 있었다. 모니터에 띄워진 매트릭스 작품의 장면은 타자기 소리와 함께 끊임 없이 생성되는 글자가 되어 눈 앞에 나타났다.


마감에 시달리는 듯 끝 없이 쌓아 놓은 대본 더미와 타자기에서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대본들이 천장까지 이어지도록 연출이 되어 있었고, 이 곳에서 작가가 입력하고 있을 텍스트가 앞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책에 입력되고 있었다.

 

각본이라는 다소 정적인 주제를 재치 있게 풀어낸 전시 연출이 상당히 매력적이라 이 공간에서 오래 머물며 추후 매트릭스 장면이 될 대본 내용을 읽으며 장면을 상상해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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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공간에서는 해리포터 기숙사 의상을 포함한 영화 속 인물들의 착장을 마네킹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해리포터를 상당히 좋아하는 나로서는 기숙사의 특징을 잘 드러낸 의상들을 직접 눈으로 뜯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정말 신이 났었다.


특히 만들다 말고 귀찮아서 대충 입으려는 듯 줄자를 목에 걸치고 치수를 표시한 안감 그대로 얼렁뚱땅 마네킹에 입혀 놓은 후플푸프 기숙사 의상이 가장 눈이 갔는데,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는 그대로 서로를 존중하는 그들의 특성이 잘 드러난 재미있는 의상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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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섹션에서는 실제 같이 정교하게 만들어진 JND 스튜디오의 피규어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워너브라더스 영화 속 히어로들과 매력적인 인물들이 영화 속 그 장면에서 멈춘 듯 한데 모여 있는 모습이 굉장히 눈길을 끌었다. 크기가 작다는 것만 빼면 정말 똑 닮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이 피규어들을 보고 있으면 영화 속으로 들어간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것 같은 기묘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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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전시 공간에서는 영화 속 소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해리포터의 지팡이 컬렉션이 다시금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심플한 기본 목재에 각 지팡이 주인의 특성을 첨가해 조금씩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는 지팡이들을 세심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지팡이가 주인을 선택한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이 지팡이들은 마치 자유의지를 가지고 언제라도 마법사를 선택할 준비가 된 듯 보인다.


생생한 공포감을 선사하며 엄청난 화제성을 불러모은 컨저링 시리즈의 일환인 애나벨의 주인공도 이 공간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 마치 영화 속 아이들이 그를 처음 발견 했을 때처럼 상자에 곱게 앉아 있지만 어딘가 섬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에나벨 인형은 분명 전시품임에도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한 위압감을 주고 있었는데, 영화 속 인물들이 느꼈을 공포가 어느 정도였을지 체감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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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공간에서 펼쳐지는 미디어 아트를 이용한 일종의 광활한 포토존들도 이 전시의 하이라이트라 볼만 했다. 메트릭스 스토리의 정체성이 되는 초록색 데이터 배경에서 관람객들은 사진을 남길 수 있었고, 다음 공간에서는 다가오는 1월 국내 개봉을 앞둔 <웡카>의 장면을 실제처럼 만나볼 수 있다.


온통 흰 색으로 비어 있던 벽면에 화려한 핑크색 색감의 디스플레이가 입혀지고, 고급스러운 레드 카펫이 깔린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으면 곧 영화의 주인공이 문을 열고 나타나 우리에게 첫 인사를 건낸다.


앞선 명작들의 흔적을 회고하며 워너브라더스의 작품에 대한 애정이 피어나던 관객들의 마음에 전시의 끝 부분에서 이렇게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그들의 똑똑한 전략에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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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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