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요정들이 보는 세상 - 로렌 차일드: 요정처럼 생각하기

우리는 모두 요정이었고, 요정이기에
글 입력 2023.11.30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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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책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에 많은 동화책들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때의 영향인지 어렸을 적 보던 동화책을 마주할 때마다 반가운 마음이 든다. 로렌 차일드 작가의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역시 그런 책 중 한 권이다.

 

이런 이유로 <로렌 차일드; 요정처럼 생각하기> 전시 홍보물을 보며 익숙한 그림체에 관심이 갔고, 요정처럼 생각하기라는 제목에 호기심이 생겼다. 어렸을 적 보았던 동화를 마주하고 싶은 마음에 전시회에 가게 되었다.

 

로렌 차일드 작가의 <요정처럼 생각하기>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로렌 차일드와 상상 친구들’, ‘고얀이와 강아지’, ‘책 속의 책’, ‘명작의 재탄생’, ‘요정처럼 생각하기’의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되었으며 원화 작품 92점과 동화 속 세계를 재현한 전시 공간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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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차분했던 미술관에서도 전시가 열리는 7전시실은 입구부터 화려한 색감과 캐릭터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시관에 들어가면 바로 전시를 만든 작가를 소개하듯, 작가의 그림책 표지들이 모여 있다. 한국어본만 읽어봤던 나였기에 원본과의 표지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다.

 

표지들엔 같은 그림체로 그려진 다른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이렇듯 전시는 개성이 뚜렷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작가의 고유한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 모인 전시관은 입구를 기점으로 화려한 작가의 상상 세계를 보여준다.

 

 

 

요정처럼 생각하기


 

요정처럼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전시를 감상하기 전 전시 홍보물을 봤을 때부터 들던 의문이다. 요정은 아름답고 신비로우면서도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존재이다.

 

동화 작가가 생각하는 요정은 어떤 존재이고, 이들처럼 생각하라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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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 차일드는 작가만의 그림체를 비롯해 콜라주 기법, 다채로운 색감 및 여러 질감의 패턴을 활용한 표현 방식으로 유명하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것들에 작가의 손길을 더해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아이들의 세계를 상상하고,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활용해 자신만의 색으로 재현한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들은 그녀가 생각한 요정이 무엇이고, 이들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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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흥미를 느끼는 7살 무렵의 아이들은 자아와 가치관, 취향이 형성된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정돈되지 않은 솔직함과 엉뚱함, 상상력으로 가득한 이들의 세계에선 평범한 것이 하나도 없다. 모두가 새롭고 특별하며 일반적인 것에 따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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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작품들 또한 집, 이웃, 동물 등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 특별함을 부여해 실제와 상상을 연결한다. 특히 같은 종류의 대상에도 같은 패턴이나 색감을 넣지 않음으로 ‘모두 다르게’ 보는 아이들의 시선을 담은 것이 인상적이다.

 

작가의 동화 속 모든 것들은 각자의 개성과 특색이 살아있다. 책 한 권, 나무 한 그루라도 전부 다르게 생겼다. 각기 다른 생김새를 가졌지만 같은 종류라는 이유로 획일화해서 보려는 일반적인 시선과는 확연히 다르다.

 

같거나 비슷하다는 이유로 다른 것들을 똑같다고 판단하고, 단조롭게 보려고 했던 나의 세상과는 다르기에 작품 속 작은 요소 하나도 놓치지 않고 오랫동안 감상하게 되는 재미가 있다.

 

이렇듯 전시 속 세상은 모두가 아이들, 즉 요정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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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처럼 세상을 보니, 그냥 지나칠 것들이 하나 없는 세상이 되었다. 하나하나 눈에 담고, 생각하며 요정의 신비로운 세상을 향유하게 된다. 이것이 작가가 말하는 요정처럼 생각하기는 아닐까?

 

요정들의 세상은 ‘왜’로 가득하다. 완두콩이 왜 완두콩이어야 하는지, 왜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 하는지, 왜 학교에 가야 하는지 등 ‘왜’가 붙지 않는 것이 없다. 그저 ‘왜’ 하나를 붙였을 뿐이지만, 작은 그림 하나를 감상하는데도 긴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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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으로 가득 찬 나의 세상에 ‘왜’로 가득 찬 요정들의 세상은 흥미롭다.

 

어느 순간부터 놓쳐온 것들이 많음을 인지하였고, 신비로운 세상을 다양한 시점으로 해석해 볼 수 있었다. 사소한 것 하나 없는 세상. 사실 우리가 살아왔던 세상이 아닌가? 맞아, 우리도 요정이었다!

 

이렇게 작가는 요정들의 세상을 통해 요정들을 불러낸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요즘, 소중한 나와 나의 사람들에게 ‘왜’로 가득한 신비로운 요정들의 세상을 선물해 보기를 추천한다.  우리 모두 요정이었고, 요정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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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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