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카츠야 카모의 아방가르드한 헤드피스 세계 [패션]

깃털, 종이, 꽃, 나비: 우아함과 광기의 완벽한 균형
글 입력 2023.11.2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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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타일링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아티스트가 있다. 바로 헤어스타일링의 아름다움을 재정의한 헤어피스를 제작한 아티스트 카츠야 카모(Katsuya Kamo)이다.

 

2020년 3월, 5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카츠야 카모는 헤드피스의 영역을 확장한 천재이자 런웨이의 격을 올리며 패션계의 러브콜을 받은 아티스트이다. 생전 그를 단순히 일본에서 활동했던 헤어스타일리스트로 정의하기에는 그가 패션계에 남긴 찬란한 업적을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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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카츠야 카모는 패션계에서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의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과 준 다카하시(Jun Takahashi)의 언더커버(Undercover)의 런웨이를 위한 헤드피스를 제작한 아티스트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이름이 익숙하지 않아도 해당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런웨이 영상을 통해 그의 독보적인 헤드피스들을 봤을 것이다. 그는 앞의 2개의 브랜드와 주로 협업을 진행했지만 샤넬(Chanel)과 하이더 아커만(Haider Ackermann) 등 명품 브랜드와도 환상적인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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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이고 기발한 카츠야 카모의 헤드피스는 일반적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그는 깃털, 종이, 꽃, 머리카락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헤어스타일링, 세공, 디자인 등 다양한 작업 분야까지 활용하며 런웨이의 순간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하나의 유기적인 작품을 제작한다.

 

매우 섬세한 디자인부터 과감하고 대담한 구조적인 디자인까지, 그가 창조한 작품들은 모두 걸작이다.

 

 

 

디자이너를 꿈꿨던 소년 카츠야 카모


 

카츠야 카모는 2차 세계대전 후인 1965년 후쿠오카의 시골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부터 패션, 그림, 헤어스타일링에 관심을 표하며 자연스럽게 의류 디자이너를 꿈꿨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그가 살던 지역은 의류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키우기에 인프라가 열악했다. 그의 창의성을 발휘할 작업 기회를 얻기 힘든 환경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당시 패션 업계와 관련된 가장 가까운 사람이 미용실의 미용사였기 때문에 무작정 미용실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10대 초반부터 미용실에서 일하며 자신의 청춘을 바쳤고 결국 일본의 유명 헤어스타일리스트이자 영향력 있는 에이전시인 Mod's Hair의 대표인 테츠야 타무라(Tetsuya Tamura)의 보조로 일을 하게 되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훗날 커리어의 근간이 되는 헤어스타일링에 대한 기술뿐만 아니라 철학과 사고방식까지 정립했다.

 

 

 

언더커버, 꼼데가르송과의 인연


 

한 때 그는 파리에서 커리어를 이어갔었다. 하지만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떠나고 싶었을 정도로 적응하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1996년 도쿄로 돌아왔지만 파리의 적응하지 못한 점은 결국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만나게 한다.

 

그는 일본으로 돌아온 후 도쿄 기반의 브랜드 언더커버와 꼼데가르송의 디자이너 준야 와타나베와 협업을 진행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는 곧 지속적인 협업 관계로 이어지며 패션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준야 와타나베는 전적으로 카츠야 카모가 헤드피스 디자이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지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전폭적인 지지는 카츠야 카모의 상징적인 기발하면서도 엉뚱한 헤드피스들을 탄생하도록 만들었다.

 

 

준야 와타나베와의 협업 중 가장 상징적인 런웨이

 

 

형태, 색, 재료 등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하며 독특하고 흉내 낼 수 없는 접근 방식과 극단적인 실험 정신, 그리고 공상을 현실로 구현해 내는 놀라운 기술 덕분에 그는 펜디(Fendi), 샤넬(Chanel) , 하이더 아커만(Haider Ackermann),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Maison Martin Margiela) 패션쇼의 헤어 스타일과 헤드피스를 담당하며 화려하게 커리어를 장식했다.

 

 

 

개인전: 100 Headpie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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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패션 브랜드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수많은 걸작들. 이와 같은 걸작들을 한데 모은 기념비적인 카츠야 카모 개인전이 2013년 개최되었었다. 바로 도쿄 라포레 박물관에서 개최된 '100개의 헤드피스(100 Headpieces)’ 전시다.

 

놀라웠던 점은 카모는 해당 전시를 위해 100개의 헤드피스 대부분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헤드피스 특성상 런웨이가 진행되는 15분에 초점을 맞추고 제작하기 때문에 초기부터 내구성에 대한 부분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래 보관하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전시회 이후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 때 반드시 깔끔하게 보관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모든 작품을 하나하나 다시 만들어야 하는 고된 작업이었지만 성공적으로 전시를 마치며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우아함과 광기의 완벽한 균형


 

하이더 아커만은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카츠야 카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사이에는 어떤 대화도, 어떤 말도 필요 없었습니다. 우리는 우아함과 광기의 완벽하고 균형 잡힌 세계, 그의 예술적 감성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관찰하며 서로 조화롭고 조용하게 작업을 했습니다. 그는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협업 메이트였습니다."

 

카츠야 카모는 펑크 정신과 함께 섬세한 감각과 상상력으로 단 15분만 지속되는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아름다움을 극적으로 표현한 아티스트다. 어찌 보면 그의 작품은 런웨이에서만 존재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패션계에 남긴 업적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가 한 올 한 올 엮어낸 걸작들은 후배 아티스트들에게 귀중한 영감의 요소가 될 것이며 진정한 예술에는 한계가 없음을 일깨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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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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