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고작 수건 한 장이 115만 원 이라고? [패션]

글 입력 2023.11.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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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춤에 수건을 매고 다니는 실루엣. 집 안에서야 가능했던, 패션이라 불러야 할지도 모호한 그 행태가 이번 발렌시아가의 신상으로 출시되었다. 충격적인 디자인과 그보다 더 충격적인 가격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오늘은 이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한다.

 

발렌시아가는 지난 11월 15일 2024년 봄 시즌의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 5월 영상을 통해 미리 선보였던 ‘Capital B’ 라인의 기성복들이 출시되었는데, 출시 때마다 사람들의 관심 속에 환영받는 발렌시아가였지만 이번에 출시되자마자 사람들의 비난을 직격타로 받은 제품이 있다.

 

 

 

발렌시아가의 2024 Spring



발렌시아가 Capital B.jpg

 

 

발렌시아가의 2024 봄 컬렉션인 ‘Capital B’에서는 익숙한 길거리를 새로운 컬렉션을 보여주기 위한 장소로 선택하였다.

 

길거리라는 컨셉에 맞게 전동 킥보드를 타거나 운전을 하는 등 길을 걷고, 건물을 드나들며 일상적인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중반부터는 비가 내리는 연출을 하며, 빗속에서 스타일리시함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현재 발렌시아가의 디자이너 Demna는 이번 2024 Spring을 통해 자신이 바라보는 길거리의 일상을 보여주었다. 스케이트보드를 타거나 반려견을 산책 시키는 등 친숙한 모습을 쇼에서 등장시켰다. 오버사이즈 자켓, 크롭 후드, 롱패딩 등 우리에게 익숙한 옷들에 Balenciaga와 Demna의 정교하고 우아한 기술을 녹여냄으로써 선보였다.

 

 

 

수건 한장에 115만 원?



발렌시아가 타올 스커트.jpg

 

 

그 중 출시가 되면서 논란이 된 제품 하나가 있는데 바로 위 타올 스커트이다. 옷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우리가 목욕을 하다가 잠시 나온 것 같이 허리춤에 수건을 두른 실루엣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이번 봄 컬렉션 30번 룩에서 선보인 타월 스커트이다. 다행인진 모르겠지만 완전한 수건의 형태는 아니고 허리 라인에 버튼 2개와 내부 버클이 있어 길이 조절이 가능한 벨트를 포함한 수건 형태의 스커트 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세탁이 불가능한 드라이클리닝 제품이다.

 

논란은 제품이 출시되며 같이 떠올랐지만 한 장의 사진이 업로드 되고 난 후 더 많은 논란이 야기되었다. 이케아는 발렌시아가 30번째 룩을 패러디 하며 “Introducing the new VINARN Towel Skirt  A 2024 Spring fashion essential”라는 문구와 함께 인스타에 업로드 하였다. 이에 사람들은 ‘IKEANCIAGA‘라며 박장대소를 하기도 하였고, 발렌시아가의 수건 스커트에 대한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였다.

 


발렌시아가 티셔츠.jpg

 

 

발렌시아가는 그동안 기성복 라인에서도 실험적이고 낯선 실루엣의 제품들을 많이 출시하였다. 양말인지 신발인지 그 경계가 모호한 신발과 셔츠가 같이 매달려 있는 티셔츠 등 “저걸 어떻게 입지?”라고 생각이 들만한 아이템들을 많이 선보였다. 물론 스피드 러너는 사람들의 선택을 받아 한동안 큰 유행 아이템으로 자리 잡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아이템이 이번 타월 스커트와 비슷한 비판을 받지 않았을까 한다.

 

그렇다면 발렌시아가는 이런 말도 안 되는 디자인의 옷을 계속 선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각 브랜드는 고유의 컨셉을 가진다. 유행이 빠르게 변하고 다양한 브랜드들이 많이 생겨나는 만큼 잊혀지는 브랜드도 많은 패션계에서 브랜드가 가진 컨셉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 이 브랜드는 이런 디자인을 출시한다고 각인시킬 수 있다면 그 브랜드는 이미 성공한 브랜드라고 장담할 수 있으니 말이다.

 

 

발렌시아가 심슨.jpg

 

 

대중에게 발렌시아가가 받아들여지는 컨셉은 명품 브랜드이니 우아하고 고급스러움도 있겠지만 샤넬과 디올 등 타 명품 브랜드가 가지지 않은 해학적이고 유머러스함이 브랜드 컨셉 중 하나로 잡혀 있다고 생각한다. 발렌시아가는 한 누리꾼이 AI 기술로 해리포터와 합성한 영상이 외국에서 인기 있는 밈으로 자리 잡고 있고, 심슨과 콜라보를 하는 등의 행보로 이러한 컨셉을 이어 나가고 있다.

 

따라서 발렌시아가가 이런 해괴망측한 디자인을 선보인 이유는 이러한 자신들만의 브랜드 컨셉을 선보이기 위함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우리보고 이 돈주고 수건을 사라고?


 

이 글의 목적은 발렌시아가를 향한 비판을 막기 위함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이를 보고 비판을 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발렌시아가의 잘못이다. 컨셉적인 아이템이라 할지라도 소비자들을 납득할 만한 디자인을 선보였어야 하며, 브랜드의 컨셉과 소비자들의 니즈를 절충하지 못한 것은 발렌시아가 브랜드의 명백한 잘못이니 이에 대한 비판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단순히, 자신의 이름값만을 내세우며 말도 안 되는 디자인을 몇백만 원에 팔아먹으려는 악덕 같은 마음이 아닌, 자사 브랜드 컨셉을 조금 더 완고하게 내세우기 위한 디자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견을 말하고자 글을 기고하였다.

 

발렌시아가도 예컨대 이 디자인이 유행을 하거나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고 출시를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어쩌면 이러한 논란을 통해 사람들의 입방아에 한 번 더 오르내리는 것이 발렌시아가의 계획이지 않았을까 싶다.

 

 

 

윤호림.jpeg

 

 

[윤호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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