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도 별장에 모네 수련 그림 걸어두고 싶다 [미술/전시]

글 입력 2023.11.13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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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저곳 여행을 다니며 생긴 나만의 루틴이 있다. 그 도시의 미술관에 방문하는 것이다.

 

미술관 컬렉션을 보면 해당 도시가 예술을 다루는 태도와 방향성을 알 수 있다고 믿는다. 이번 교토 여행에서는 아사히 맥주 미술관으로 유명한 <아사히 맥주 오야마자키 산장 미술관>에 다녀왔다.

 

아사히 맥주 오야마자키 산장 미술관은 교토에서 JR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1932년도에 완공된 이 산장은 간사이 지방의 사업가 가가 쇼타로의 별장이었다. 그의 작고 후 별장은 철거 예정이었으나, 아사히 맥주에서 사들여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여기에는 가가와 아사히 초대 회장 야마모토 타메사부로의 생전 친분이 깊은 인연으로 작용했다.

 

유명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증축한 지중관의 존재로 미술관은 더욱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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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서 미술관까지 운영하는 셔틀버스에서 내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올 것만 같은 터널을 지나면 별장 부지가 나타난다. 별장의 나이만큼 긴 세월을 지나온 키 큰 나무들이 우거져 있고 그사이에 고즈넉한 빨간 지붕의 본관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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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촬영은 제한적으로만 허용되어서 담지 못했지만,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섬세한 수공예품 컬렉션이 조화로웠다. 안도 타다오가 지은 지중관은 특유의 담백하고 간결한 아름다움이 돋보였다.

 

작품에 온전히 집중하게 하는 매력이 있는 건물이었다. 미니멀한 노출 콘크리트의 계단을 내려오면 지하에 위치한 전시관에서 모네의 수련 그림들을 만나볼 수 있다.

 

노출 콘크리트의 외관은 고풍스러운 본관과 어색한 듯하면서도 잘 어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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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미술관을 돌아본 후에는 본관 2층에 위치한 카페에서 방문했다.

 

테라스 밖으로 드넓게 펼쳐진 들판을 바라보며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를 들으며 커피를 마시면 이 아름다운 별장의 주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미술관 소장품에서 모티프를 얻어 만든 예쁜 디저트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 미술관의 본관 건물은 영국의 튜더 양식(15세기 말~17세기 초의 건축 양식)을 구현한 일본의 유형 문화재이기도 하다. 또한 미술관 소장품의 주를 이루는 아사히 초대 회장의 컬렉션은 일본의 수공예품들로, 그가 수공예품의 미를 알리는 민예 운동에 힘을 실었다는 증거라도 볼 수 있다.

 

예술의 힘과 가치를 알아보고 아낌없이 투자한 아사히 그룹의 멋진 신념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최아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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