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울 레이터의 예술세계를 총망라하는 회고록 - 사울 레이터 100주년 기념 에디션
-
사울 레이터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를 추억하는 공식 회고록이 출간되었다.
뉴욕 “사울 레이터 재단”의 설립자 마깃 어브와 부이사장 마이클 파릴로가 엮은 이 책은 그의 생애부터 예술 활동까지를 다섯 명의 글을 통해 폭넓게 보여준다.
사울 레이터의 유년기는 애덤 해리슨 레비가, 창문 밖 거리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포착한 흑백, 컬러 사진은 마이클 그린버그가, 패션 사진과 회화 작업에 대해서는 각각 루 스토퍼드와 아사 히라마츠가 글을 보탰다. 마지막으로 그의 사적인 시선에 대해서는 마깃 어브가 설명한다.
사울 레이터의 모든 면을 속속들이 살펴 볼 수 있는 회고록이라는 점에서 국내 독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서울 중구 피크닉((piknic) 에서 <사울 레이터: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 전시를 진행했었는데, 아마 이 때 국내에서 사울 레이터의 팬이 많이 생겨났을 것이다.
거리에 보이는 다양한 모습을 놀라울 정도의 서정성으로 포착해 낸 그의 사진은 누구라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필자가 다른 오피니언에서 소개한 바 있는 윌리엄 클라인과 비견될 만 하다.
혹자는 윌리엄 클라인과 사울 레이터를 비교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순간적인 거리의 모습을 직관적으로 포착했다는 점에서 둘의 사진은 닮아 있으며, 패션 사진 작업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두 예술가가 거리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방식에는 차이가 드러나 둘의 사진을 감상하는 것을 더 재미있게 한다.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거리의 모습을 촬영한 윌리엄 클라인, 보다 부드럽고 서정성이 드러나는 시각으로 거리를 바라보았던 사울 레이터, 두 예술가의 삶과 작품세계에 대한 비교는 흥미롭게 다가온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 회고록은 사울 레이터의 사진을 큰 판형에 뛰어난 화질로 프린트했다는 점에서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오리지널 슬라이드를 전시 공간에서 감상하는 것 보다는 부족하겠지만, 방대한 도판의 수와 질은 사울 레이터의 사진을 좋아하는 팬들이 그의 사진을 더 가까이서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도록에 프린트 된 사진을 보는 경험은 스크린을 통해 보는 사진과는 또 다른 인상을 주고 다른 시선에서 작품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
당신이 여전히 사울 레이터의 사진을 그리워 한다면, 이 회고록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박준영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