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포니의 시간은 여전히 [미술/전시]

<포니의 시간> 전시에 다녀와서
글 입력 2023.08.0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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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어느 대로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외국의 자동차 전시장이 유독 눈에 띄는 이 대로변은, 압구정역과 압구정로데오역 사이에 위치 해있다. 퇴근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도로는 분주하지만 움직이지 못하는 차들로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포니 전시회 전경.jpg

 

 

이곳 대로변의 차들을 유심히 보자니, 오늘날 차는 대부분 둥근 디자인으로 출시되는 듯하다. 예전처럼 각이 진 차량의 디자인은 쉽게 찾기 어렵다.

 

그러던 중 클래식과 레트로가 적절히 섞인, 각진 모양의 차 한 대를 어느 모퉁이를 돌아서 만난다. 과거를 만난 듯한 이루 말할 수 없는 반가움에 고개를 들어 올려다본 이곳.

 

<포니의 시간> 전시회가 열리는 ‘현대 모터 스튜디오’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직원분의 안내를 받고 가장 높은 층으로 이동한다. 여느 다른 전시회들과는 다르게, 가장 높은 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오며 관람하도록 동선이 구성되어 있다.

 

가장 높은 층에서는 전시회의 배경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콘텐츠들로 구성되어 있다. 70~80년대 사람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은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전시회의 시작을 연다. 더불어 그 시대의 경제, 문화 등 생활상을 책, 영상, 음악, 미술 콘텐츠 등으로 가볍게 접할 수 있다.

 

그 뒤로는 본격적으로 현대자동차의 ‘포니’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제작되었는지를 관람할 수 있다.

 

 

포니 전시회 회의록.jpg

 

 

특히 몰입도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전시회에 비치하거나 구현해 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실제 제작 과정에서 기록된 각종 회의록, 도면 작업에 사용된 기계, 실제 차량으로 재구현한 포니의 모델을 전시하는 등, 다방면으로 전시의 입체감을 더한다.

 

그렇게 한 층씩 포니의 탄생과 확산 과정까지를 체험하다 보면 어느덧 1층에 다다른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천천히 되짚어온 시간은 어느새 현재에 멈춰있고, 최근 현대자동차가 주최한 ‘포니와 함께한 시간’ 사진 공모전에 응모한 사람들이 포니와 함께 찍은 사진들이 대형 스크린에 상영되고 있다.

 

그리고 그 아래로는 다양한 포스터, 케이스, 엽서 등 굿즈가 전시되어 있다.

 


포니 전시회 1층 모습.jpg


 

관심 밖이었던 자동차 전시를 본다는 기대. 그렇기에 전시에 흥미가 떨어지리라는 걱정. 마음은 이렇게 반으로 나뉘었다. 하지만 관람 시작과 동시에 그런 걱정은 사라지고 온전히 ‘포니 자동차’에 대한 기대만 남았다.

 

아래로 내려가며 관람하는 동선, 과거부터 현재까지 아우르는 전시회의 구성까지. 전시를 관람하며 살아보지도 않은 추억에 대한 향수를 느끼던 나의 눈처럼, 모든 것이 새로운 반짝임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다.

 

지난 가을, 학술제의 일부로 마친 전시회가 성황리에 끝이 났다. 처음 팀원들과 준비하게 된 전시회였기에 뿌듯함과 함께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언젠가 전시회를 또 할 날이 온다면 내가 열고 싶은 전시의 형태를 떠올려 봤다. 그리고 이 물음에 대한 모든 답을, 이 전시회가 대신한다.

 

관람객에게 이런 반짝임을 선사해야겠다. 포니 엽서와 증정용 도면을 꼭 쥐고선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뭉게구름 위로 이런 생각들을 피워냈다.

   

‘포니의 시간’은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오는 10월 8일까지 진행된다. 감각적인 실내 디자인과 함께 현대차의 출범을 알리는 대표 모델, 포니의 제작 과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박정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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