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의 언어가 나의 현실 세계다. [문화 전반]

언어의 한계는 현실의 한계다.
글 입력 2023.07.20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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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바라보는 현실 세계는 언어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워프와 사피어의 언어학적 가설이다.

 

우리는 언어로 말하고, 언어로 생각을 정리하고, 아는 단어들로 현실을 해석한다. 내 언어의 범위와 깊이는 자아의 것이 된다. 넓어지고 깊어질수록 현실 세계에서 보고 배우며 느끼는 것이 많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와 활자 아티클을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독서는 몰입하고, 깊이 생각하는 힘도 길러준다.


모델 홍진경이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에서 그녀는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책을 왜 봐야 한다고 생각하냐면 삶이 매 순간 선택이야. 글을 많이 읽으면 선택을 잘하게 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택을 하게 해요. 그건 분명해요. 사유를 깊게 하고 좋은 선택을 하는 거."

 

글을 읽는다는 것은 나의 호흡에 맞추어 언어를 인지하고, 이해하고, 흡수하는 일이다. 아주 적극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녀가 이런 말을 한 이유에 백 번 공감한다.


그러나 요즘 인터넷에서 조금만 글이 길어져도 달리는 댓글이 있다. ‘세줄 요약 좀’이다. 더 나아가 ‘한 줄 요약 좀’ 역시 심심찮게 보인다. 비약적으로 들리겠지만 이것의 시작은 스마트폰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정말 많은 것을 한다. 기사부터 시작해 동영상 플랫폼을 통한 쇼츠영상과, SNS에 편집된 사진과 영상을 보는 등 모든 정보를 휙휙 넘기는 행동을 하루 종일 한다. 우리 뇌는 이런 짧은 오락거리들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

 

위험한 것은 영상을 시청할 때 수동적이라는 점이다. 디지털기기를 통해 접하는 영상이나 짧은 텍스트들은 화면전환이 빨라 깊은 사고를 방해한다. 이것에 익숙해지면 주입되는 정보의 양은 많은데 사유하지 않아 걸러지지 않고 다시 배출되는 양 또한 많다. 시간을 죽이며 머리도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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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홍택의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구텐베르크의 발명으로 대중화된 깊이 읽기의 관행은 점차 사라지고, 독서는 소수 엘리트만의 영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노스웨스턴대학교 교수 그룹은 우리의 독서 습관에 있어 대중적인 독서의 시대가 우리 지적 역사에 있어 짧은 예외였음을 암시한다고 썼다. 대중적인 독서는 예전의 사회적 기반, 즉 독서 계층이라 부를 수 있는 소수의 것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글을 읽고 사유하는 사람들이 소수이던 때로 회귀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멀리 나가보지 않아도 글 읽는 것을 이어 나가지 않으면 나의 삶도 이어 나가기 어렵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은 당신에게 더 넓은 세계가 적힌 언어들이 앞으로도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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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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