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세계를 공유하기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V.15

1,000여 명의 작가와 1,000여 개의 세계관
글 입력 2023.07.17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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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IFV.15_포스터.png

 

 

15번째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에 다녀왔다.

 

언제는 캐릭터와 스티커 같은 것들에 엄청나게 빠져있었던 때도 있었다. 그래서 다음에는 꼭 가봐야지 했었다가 이번에 좋은 기회로 다녀왔다.

 

박람회에 다녀오면 몇시간을 기다리고 걷느라 몸이 다 녹아내리지만 마음만은 꽤 풍성해지는 기분을 느끼는데, 박람회가 주는 분위기가 정말 그렇다. 어떤 것을 정말로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득 모여서 취향에 대한 지식과 감상을 공유한다. 구매하거나 감상하면서 작가에게 건네는 짧고 강렬한 애정표현이 사랑스럽더라.

 

이번 서일페에도 사랑이 가득했었는데, 동생과 나는 꼭 가고 싶었던 부스에 들러 대기표를 받아둔 다음에 A1부터 빠짐없이 돌아보기로 했다. 다 보고 나오는 데에 거의 3시간이 걸렸다.

 

새로 발견했거나, 이미 알고있었던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V.15의 작가 몇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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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2 KEEMYURII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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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갔던 주류박람회에서도 비슷한 기분을 느꼈었는데, 입장 오분만에 행복해지는 놀라운 경험을 또 했다. 좋아하는 것들이 넘치게 쌓여있어서, 내가 질려버리고 나서야 관람이 끝날 것 같아 묘한 안도감 같은 게 들었다. (사실 별로 질리지도 않았다.)

 

처음 방문한 부스는 동생이 꼭 가고 싶었다던 작가 유리의 부스다. 아마 이번 서일페에서 가장 많은 팬들이 몰렸던 스타작가의 부스였을 것 같다.

 

첫 날 목요일에 거의 입장과 동시에 부스를 방문했는데도 사람이 너무 많이 쌓여서 대기표 줄이 통행을 막을 만큼의 대인기였다. 구매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미 작가의 팬인 것처럼 보였고, 대체로 다량 구매를 했다.

 

뒷 순번 대기표를 받은 사람들은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할까봐 불안해했다. 첨부된 사진 속 부스에서 느껴지겠지만, 그만큼 강력한 매력이 있다. 작가의 가장 강한 무기 중 하나는 트렌디함.

 

 

 

C16 무운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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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무운의 '담아두지 말고 그냥 흘려보내자'라는 그림은 지금 내 노트북 배경화면인데, 마음이 복잡할 때 그림을 보면 진짜로 다 흘려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아했다.

 

무운은 일상에서의 소소한 해프닝이나 한순간의 장면에 작가만의 귀여운 상상력을 더한 그림을 그린다. 삶의 가장 따뜻한 순간을 포착해서, 그림을 마주한 이들이 현실의 고단함이나 아픔과 상처를 잊고 쉬어가기를 바라는 다정한 마음을 담았다.

 

작가의 그림에는 요소가 많아 그림을 자세히 쳐다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영화를 볼 때처럼 정말 저 쪽 세계에 잠시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그게 정말 위로가 된다.

 

 

 

G31 UNCLEAR PAPER 언클리어 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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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클리어 페이퍼의 두 작가는 본인의 캐릭터가 호감을 가지기 어려운 비주류 동물(개구리와 사마귀)이라 걱정이 많았다고 했지만, 나는 아무 정보가 없었음에도 수많은 캐릭터 속에서 첫 눈에 마음을 빼앗겼다. 동생과 같이 입으려고 한정판매의 티셔츠까지 구매했다.

 

나는 보통 색이나 빛에 끌리는 편인데, 그 점이 강하지 않은데도 좋았다. 처음에는 그냥 귀여웠다가, 볼수록 흔하지 않은 미묘한 감성이 담겨있는 게 매력적이다. 언클리어 페이퍼에는 주류에 휩쓸리지 않는 그들만의 방향성이 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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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던 캐릭터와의 만남도 반가웠지만, 새로운 귀여움을 발견하는 것도 즐거웠다.

 

항상 일러스트만 마주해서 잘 몰랐는데, 부스에 그림과 함께 서 있는 작가들을 보니 다들 각자의 캐릭터와 묘하게 닮아있어서 귀엽게 느껴졌다. 말랑말랑 귀여운 시골살이 동물을 그리는 작가와 고스룩 락스타를 그리는 작가의 외향의 차이가 확실해서 재밌다.

 

페어의 전체 부스를 다 보고 나오면서, 내가 가진 세계를 이미지화 해서 공유하고 그 세계를 사랑해주는 이들과 마주하는 건 얼마나 낭만적인 일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신지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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