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클래식과 재즈의 만남 [음악/클래식]

글 입력 2023.07.1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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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재즈의 만남

Maurice Ravel – Violin Sonata No. 2 in G Major M. 77 중 2악장

 

 

 

 

 

라벨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은 라벨과 그의 바이올리니스트 친구, 헬렌느 주르당 모랑주와의 우정이 녹아있는 곡이다. 둘 다 재즈를 좋아했으며, 이 곡 또한 재즈적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있다.

 

주르당 모랑주는 소나타의 상담사 역할을 했으며, 라벨에게 핑거링과 보잉에 대한 조언을 주기도 했다. 곡이 완성될 무렵, 주르당 모랑주는 류머티즘 질환으로 바이올린을 그만두어야 했다. 그리하여 초연은 바이올리니스트 조르주 에네스코와 라벨 본인의 피아노 연주로 대체되었다.

 

이 곡과 세트로 자주 연주되는 Sonata for Violin and Cello Duo M. 73 또한 그녀에게 헌정된 곡이다.

 

 

Helene.jpg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힘들어했던 라벨은 소나타 2번의 작곡을 몇 개월 동안 중단하기도 했다. 라벨은 이 시기에 유명 작품인 ‘치간느’와 ‘헝가리 랩소디’, ‘전람회의 그림’의 편곡도 작업중이였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온전히 소나타에만 집중할 수 없었으며, 완성은 총 5년(1923-1927)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은 불협화음의 연속이다. 곧 멈추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곡은 망설임 없이 유려하게 흘러간다. 서로 정반대인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만나, 퍼즐 조각을 함께 맞춰나가듯, 조화로운 대화를 주고받는다. 라벨은 두 개 이상의 조성이 사용되는 '복조성'을 상황에 맞게 희미, 혹은 드러나도록 조절해 가며 사용하였다.


라벨의 중기 작품인 이 곡은 바이올린 소나타 제2번이지만, 넘버링을 붙이지 않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소나타 1번은 라벨이 죽은 한참 후에야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그의 다른 곡들처럼 기교적인 테크닉이 많이 요구된다.

 

 

 

2악장 Blues. Moderato


 

피치카토 - 스케르초 형식인 2악장은 바이올린의 피치카토로 시작된다. 피치카토는 곡 전반적으로 자주 등장하며, 거칠게 줄을 뜯어야 한다. 짚기조차 어려운 4화음을 빠른 템포로, 그리고 악센트와 f(포르테)를 살려서 연주해야 한다. 이 악장은 반복적인 리듬이 특징이다. 곡의 재즈풍 분위기와는 다르게, 리듬만큼은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지켜야 한다. 연속적인 피치카토는 기타(또는 밴조)의 코드를 치는 소리와 비슷하다.


재즈 악기 모방 - 2악장 블루스에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다양한 악기들을 흉내 낸다. 피아노에서만 연주되는 8마디 모티브는 재즈에서 사용하는 콘트라베이스를 연상케 한다. (8:36)

 

8마디.jpg

 

또, 곡에서 중심 멜로디인 54부터 58마디는 클라리넷이 생각난다.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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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악기는 돌아가며 미국에서 발달한 밴조라는 재즈 악기의 음색을 모방하기도 한다.


독특한 기법 - 이 곡은 F(포르테)와 p(피아노)의 차이를 극단적으로 살려야 한다. 특히 크레셴도를 점층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나타 2번은 현대곡인 만큼 다양한 기법들 많이 사용된다. 대표적으로, 금속성 소리를 내기 위해 브릿지 가까이에서 활을 쓰는 ‘폰티첼로’ 기법이 쓰인다(11:55). 글리산도와 피치카토가 동시에 사용되기도 하며(돼지 꼬리 모양의 끊어진 줄이 떠오르는 소리, 11:15),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돌아가며 곡의 대표 멜로디를 연창하기도 한다(13:24).

 

 

Edit.jpg

 

곡의 마지막 음은 블루스 느낌이 물씬 나는 글리산도와, 게으르고 풍부한 vibrato로 끝난다. (13:45)



[한재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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