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언니 대신 살아남으며 얻은 삶 - 유원 [도서/문학]

“살아줘서 고맙다” ?
글 입력 2023.06.3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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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집에 불이 나자, 동생을 이불로 감아 밖으로 던졌다.

 

11층에서 이불에 쌓인 아기가 떨어졌다. 떨어지는 아기를 받은 한 남성은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됐다. 언니는 화재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동생은 살았다.

 

이때, 동생은 오롯이 감사한 마음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이 진심으로 가닿을 수 있는가?

 

동생인 ‘유원’은 자신에게 언니를 투영해 보는 사람들을 마주하며 언니의 몫까지 잘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진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생명은 자신이 원해서 얻게 된 것이 아니다.

 

똑똑한 판단으로 동생을 살린 숭고한 의인으로 기려지는 언니는 모두에게 긍정적인 모습으로 기려진다. 모두의 사랑을 받던, 그리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던 언니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잘 살아내야 한다는 죄책감과 압박감에 유원은 괴로워한다.


‘11층 아기 걔’로 바라보는 시선에 질려 도망친 학교 아지트에서 유원은 ‘수현‘을 만난다. 수현은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고 사회 활동도 열심히 하는 쾌활한 성격으로, 유원은 그가 자신의 소문에 대해 아는 체하지 않아 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유원은 수현과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매번 유원의 집에 아무렇지 않게 드나드는 남성이 있다. 그는 자신의 부탁을 결코 거절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고 스스럼 없이 돈을 빌리기도 한다. 유원의 구원자이자 그를 옥죄는 존재이다. 그리고 수현은 그의 딸이었다. 수현은 그가 원래부터 뻔뻔한 사람이었다며 미워한다.

 

부채감과 고마움, 그리고 증오로 얽힌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유년 시절 막연한 트라우마로 말미암아 높은 곳에 서길 두려워하던 유원은 수현과 그의 동생 ‘정현’이 선물한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통해 하늘을 난다.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경험을 하며 유원은 자신만의 답을 찾는다.


적극적으로 원한 적 없던 삶과 강제적으로 지게 된 부채감을 고마움으로 묻어 딛고 일어서는 유원의 성장 이야기를 함께하길 바란다.


 

[정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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