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사랑을 한다는 건

어려운 게 아니야
글 입력 2024.01.2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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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 혹은 무엇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서, 어딘가 아련해지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그리고 그런 상대와 함께 꼭 붙어있고 싶은 것. 때론 너무나도 소중한 그것에게 쉽사리 다가가지 못해 복잡한 마음으로, 뒤에서 쳐다볼 수밖에 없는 것. 이 모든 것을 우린 사랑한다는 말로 표현한다. 나의 마음을 표현하기엔 너무나도 볼 품 없어보이면서도, 너무나도 거대한 말이다. 사랑이라는 건 말이다.


사랑이라는 건 무엇일까. 사랑이라는 건 너무나도 모호하다. 사랑은, 사랑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좋아한다는 걸론 부족하고, 그렇다고 영험한 의미로 다가가기엔 현실적이다. 그래서 사랑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았다.

 

 

사랑 [명사]


1.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2.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3. 남을 이해하고 돕는 마음. 또는 그런 일.

4. 남녀 간에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런 일.

5. 성적인 매력에 이끌리는 마음. 또는 그런 일.

6. 열렬히 좋아하는 대상.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사실, 필자는 더 아리송해졌다.

 

부모님을 향한 효, 친구와의 우정, 연인과의 설렘 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이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라는 것이 어디에다가도 붙일 수 있는 가치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평소 생각한 '사랑'이라는 건 무게가 있는 단어인데, 저 정의로만 이해한다면 몹시도 가벼워질 수 있는 단어이지 않는가.

 

따라서 사랑이라는 것이 더 변덕스러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한다는 건, 뭘까.



표지1_띠지포함.png

 

 

도서 <사랑을 한다는 건>은 필자의 의문을 해소해줄 수 있었을까?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의 추천사로 시작하는 이 책은, '당신이 있는 그대로 존재하길 바라는 마음'이 적혀있었다. 마치, '넌 내 거야'라고 애착 어린 표현으로 상대에게 마음을 전하는 모습을 비판하듯이. '넌 너고, 난 나야. 그리고 넌 나를, 난 너를 사랑해' 라며 사랑을 정의하고 이 책을 들여다보자.


이 책에서는 사랑에 대해 긴 글을 작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엄청 짧다. 그 이유는 이 책이 노랫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작가 황푸하의 동명을 가진 노래 '사랑을 한다는 건'의 가사를 책으로 시각화하였다.

 

원래의 노래를 들으며 함께 책을 다시 읽어보았다.

 

 

 

 

사랑에 대해 과한 무게를 가지고 접근하던 게 머쓱해질 정도로 밝고 경쾌한 음악과 함께 책을 읽으니 비로소 황푸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의 의미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사랑이란 다음과 같다.


1. 그대를 내 길에 데려오지 않아도 괜찮은 것

2. 너만의 공간을 빼앗지 않겠다는 다짐

3. 당신과 함께 싸워나가는 것

4. 우리의 위대한 혁명이 시작되는 것


따라서 이 책의 삽화는 진보적이다. 늙은 아내의 손가방을 대신 들어주고 뒤를 따르는 늙은 남편, 반려견의 공간을 존중하는 반려인, 장애, 나이, 성별을 떠나 함께 손을 다잡고 눈빛을 맞추며 온기를 나누는 사람들, 잠든 연인을 그린 작품 앞에서 손을 다잡은 연인이 각각의 표어를 상징하는 삽화로 나온다.

 

사랑이라는 것은 이성애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드러내는 문장과 삽화라고 생각했다.

 

사랑을 한다는 건_내지_3.png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은 '당신과 함께 싸워나가는 사랑'이었다. 물론 작가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으나, 필자는 이 싸움이라는 것이 세상을 향한 우리의 싸움일 수도 있으나 '우리 간의 싸움'이라고도 해석했다.

 

어떻게 사랑이라는 것이 마냥 밝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 싸움의 과정 속에서도 변치 않는 서로를 귀애하는 마음이 오히려 사랑의 본질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또한 삽화야말로 그것을 정말 잘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어떤 모습이더라도, 단순히 '당신'이기 때문에 함께 하는 이 그림은 정말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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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사랑을 한다는 건>을 읽으면서 필자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던 '사랑'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의문이 풀렸다. 사랑에 대해 무엇인지, 그것을 명확하게 구분해내려고 했던 필자야말로 사랑에 편견을 가지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저 가볍게, 사랑은 행복한 것이라고 노래하는 황푸하의 목소리처럼 사랑은 그저 행복한 것이다.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의 자리를 이해하며 함께 하는 것이 결국 사랑이라는 것, 온기를 나누는 그 자체가 사랑이라는 것을 <사랑을 한다는 건>은 말하고 있다.


우리가 세상을 따스하게 바라보고, 이웃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기울이는 것이 또한 사랑이 될 수 있다. 단순하면서도 쉽게 마음이 따스해진다. 굳이 사랑 그 자체에 대해 집중하려 하지 않아도 사랑하는 행위를 알아가며 행복해지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필자가 얻은 경쾌한 마음처럼 당신에게도 밝은 행복이 찾아오길. 책과 함께 온 삽화 스티커를 만지작 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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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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