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강(強) 대 강(強) 여성들 - 사이렌: 불의 섬 [드라마/예능]

"센 놈이랑 붙자. 그게 멋있지."
글 입력 2023.06.1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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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없었던 여성 예능이 나타났다.

 

그간 미디어에서 재현되던 수동적이고 온순한 여성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되려 여성으로서는 ‘부정적인’ 특성을 지닌 여성들의 모습이 보인다. 승부욕이 넘치고, 이기고자 하는 욕망을 감추지 않으며, 치열하게 몸과 머리를 써서 상대의 기지를 빼앗고자 한다.

 

다른 팀과는 격렬히 부딪히면서도 팀원들과 동맹 팀과는 끈끈하게 뭉친다.

 

 

사이렌.jpg

 

 

넷플릭스 예능 <사이렌: 불의 섬>은 각자의 직업과 명예를 걸고 나온 여성들의 자존심 대결이다. 경찰, 경호, 군인, 소방, 스턴트, 운동선수 6개의 직업군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아레나전과 기지전을 치른다.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갯벌 미션과 우물 파기, 불 피우기 등의 과업 앞에서 그 누구도 불평하거나 힘들다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를 격려하고, 여러 방안을 강구해 어려움을 극복하며 미션에 성공한다.

 

“센 놈이랑 붙자. 그게 멋있지.”

 

그동안 여성 경찰과 여성 군인은 ‘여경’, ‘여군’으로 이름 붙여져 ‘약하다’는 편견에 가로막혔다. 여성 소방관과 경호, 스턴트, 운동선수 모두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현장에서 전문적인 직업인이기 이전에 ‘여성’으로 식별됐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전문성을 폄하 당해 왔던가.

 

자라나는 여성들에게 다양한 본보기가 주어져야 한다. 타인을 배려하는 여성, 계략적인 여성, 목표를 위해 정진하는 여성, 치열하게 싸우는 여성, 강한 여성,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여성, 직업에 긍지를 가지고 임하는 여성 등 그간 미디어에서 찾기 어려웠던 수많은 여성상이 <사이렌>에는 있다.

 

힘이 필요한 직업군이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고, 그들의 직업은 로맨스로 소비되지 않고 전문성과 긍지로 표현된다. 여성의 노골적인 승리욕과 욕망 추구는 미디어에서 거의 그려지지 않았을뿐더러, 긍정적으로 묘사되지도 않았다.

 

어쩌면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여성의 승리욕을 박탈해 온 걸지도 모른다. 배려와 양보를 미덕으로 삼은 여성 캐릭터들을 ‘모범적인’ 여성상으로 미디어에 내보내면서 말이다.

 

패자부활전에 참여한 팀들은 승패에 상관 없이 서로를 격려하고, 어깨를 감싸 안으며 외친다.

 

“대한민국 여성 멋지다!”

 

 

사이렌3.jpg

 

 

<사이렌>을 통해 더 많은 여성이 긍지를 가지고 자신의 한계에 뛰어들 용기를 얻길 바란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정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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