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새롭고도 낯선 아름다움에 관하여 - 앙상블블랭크 '작곡가는 살아있다' [공연]

음악의 새로운 정의
글 입력 2023.05.08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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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란 무엇일까? 클래식 음악이란 무엇일까?

 

평상시에도 장르 가리지 않고 다양한 노래를 듣는 내게 음악은 꽤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조금 쓸쓸한 날에도 대중교통으로 오고 가는 사이사이 음악을 자주 듣는다. 내 삶의 순간 사이사이의 어떤 여백을 음악으로 채우고 이어붙인다. 음악이 주는 아름다움, 음악만이 전달할 수 있는 어떠한 에너지와 감상에 언제나 매료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앙상블블랭크의 ‘작곡가는 살아있다’는 신선하고 새로운 공연이었다.

 

앙상블블랭크는 ‘새로운 아름다움’, ‘익숙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찾고 소개하는 예술단체로, 음악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과도 협업을 하며 새롭고 신선한 미학적 관점들을 대중들이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살아있는 작곡가들의 새로운 작품을 공모하고 연주함으로 젊은 작곡가들의 활동 기회를 확대하고, 더 나아가 세계적 음악의 추세와 미학의 다양성을 소개한다는 목표를 가진 단체이다.


이번 ‘작곡가는 살아있다’ 공연에선 어느 공연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살아있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PROGRAM


1. Rebecca Saunders - Fury I for Double Bass Solo (2005) (b.1967)

2. Anton Webern - Langsamer Satz (1905) (1883-1945)

3. Tristan Murail - La Barque Mystique (1993) (b.1947)

4. 이응진 - Geste I (2022) (b.1997)

* 2022 앙상블블랭크 작곡공모 당선, 세계초연

5. Christophe Bertrand - Satka (2008) (1981-2010)

6. Christoph Renhart  - Échos éloquents (2016) (b.1987)

* 2022 앙상블블랭크 작곡공모 당선, 국내초연

7. Johann Sebastian Bach - Selections from Musical Offering, BWV 1079 (1747) (b.1685-1750)


클래식 음악이란 일반적으로 모차르트, 베토벤 등과 같은 이미 현존하지 않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하는 예술 장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현재에도 클래식 음악은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시대적 흐름과 새로운 음악사조를 반영한 다수의 창작품들로 계속 이어져 있다. 클래식은, 음악은, 작곡가는 ‘살아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되는 7개의 음악들이 그러하다. 신선하고 낯선 선율과 강렬한 연주 속엔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고, 또 생생하게 살아있는 작곡가들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현대 클래식 음악을 접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정말 새롭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변주되고 분화하는 음들은 어쩐지 조마조마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평탄하고 전형적인, 다소 지루하고 단조로울 수도 있는 기존의 클래식 음악과는 전혀 다른 낯설고도 독창적인 행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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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곡 중엔 2022 앙상블블랭크 작곡공모 당선작으로 세계 초연된 곡도 2곡도 포함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곡은 5번째로 연주되었던 Satka(2008)라는 곡이었다.

 

[2008년 7월 11일 프랑스 엑상 프로방스 축제에서 세계초연된 작품인다. ‘Satka’는 문자 그대로 ‘6인 그룹’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용어이다. 실제로 이 작품은 플루트, 클라리넷, 바이올린, 첼로, 타악기 및 피아노를 위해 완성되었다. 침묵을 추가하거나 제거하여 음악적 제스처를 모으거나 거리를 두는 것으로 음악적 매스에 “탄력성”을 주고 있다. Satka는 거의 12분 동안 속도가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뛰어난 기교의 작품이다. “단 4개의 매우 짧은 중단은 매우 폭력적이고 긴장되어 음표의 흐름을 멈춘다. 이 기교는 무대에서 관객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 크리스토프 베르트랑] Christophe Bertrand - Satka (2008) (1981-2010)


마치 끝없는 미로 속으로 추락하는 듯, 무한한 크리스탈 병 속으로 공이 떨어지는 듯한 생소하고도 독특한 감상이 느껴졌던 작품이다. 무한하고 낯선 어느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


공연 이후로 ‘과연 음악은 무엇인가?’에 대한 내 시야와 대답이 넓어진 것을 느꼈다.

 

새롭고 신선한 현대 클래식 음악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박주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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