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가 사랑한 4월의 그날 - 페스티벌 지금

글 입력 2023.04.2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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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지나가면 우리에게는 달콤한 선물이 주어진다. 언제 그렇게 춥고 시렸냐는 듯,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와 어깨를 감싸 안는다. 알록달록한 이 세계의 꽃들과 풀잎들은 기다렸다듯이 기지개를 켠다.


지난 4월 16일, 국내 최초 타임슬립 페스티벌 <페스티벌, 지금>에 다녀왔다. 서울 마포구의 난지 한강공원 ‘젊음의 광장’에서 열린 이 페스티벌은 ‘지금 학교’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났다. 페스티벌에 입장하는 순간, 참여자들은 시간여행을 하는 듯이 '지금 학교'의 학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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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지금>을 위해 전국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찾아왔다. 어린아이부터 청소년과 청년, 중장년까지. 세대를 넘나드는 학생들은 각자만의 고유한 추억을 한가득 안고 ‘지금 학교’에 입학했다.


‘지금 학교’에서는 학창시절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 교복 대여존부터 시작해 게임존, 체험존, 추억의 포토존, F&B존 등 다채로운 공간이 함께 마련됐다. 페스티벌 전체의 공간을 학교라는 콘셉트에 맞추어 ‘교무실’, ‘의무실’, ‘동아리방’, ‘숲 속 교실 식당’ 등으로 수식한 센스도 돋보였다.

 

또한 학생들 중에는 실제로 교복을 입고 페스티벌을 즐기는 이들이 다수 있었다. "학생 주임입니다"라며 활기차게 등장하는 MC 데프콘과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모습이 정겹게 어우러지는 풍경이었다.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인 무대 공연에 자리한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취향과 세대를 넘나드는 명실상부 록밴드 데이브레이크는 16일 페스티벌의 첫 공연을 맡았다. 데이브레이크의 대표곡인 ‘좋다’를 애호하는 사람으로, 이 노래를 듣고 함께 따라 부를 때 무척 감동적이었다. 10년 전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그날을 떠올릴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언제나 대중의 곁에서 깊은 울림과 행복을 주는 데이브레이크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어서 ‘아티스탁 게임’의 우승자인 키코의 무대가 이어졌다. 파워풀한 가창력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키코는 15분을 빈틈없이 멋지게 채웠다. 이렇게 능력 있는 가수를 이제야 알았다니, 새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래퍼 이영지가 무대에 올라 명실상부한 실력을 보여주었다. 끊임없이 관객들과 현장에서 소통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페스티벌에서도 관객들과 가까이 마주하며 호흡을 나눴다. ‘낮 밤’과 ‘Not sorry’ 등을 부르며 한바탕 떼창을 불러일으켰다. 특유의 센스와 말재주로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는 솜씨가 역시나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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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황치열은 이번 페스티벌에서 관객들과 가장 가까이 소통했다. ‘매일 듣는 노래’처럼 진지한 발라드를 열창한 것에 더하여 ‘붉은 노을’을 무려 연속 3번이나 불렀다.

 

사실 황치열이 '붉은 노을'을 3번 다 부른 것이 아니라, 펜스 앞까지 찾아가 거의 모든 구역의 관객들에게 팬서비스를 하며 함께 노래를 불렀다. 관객에게 마이크를 주며 노래를 부르게 하는 가수. 페스티벌계 쌍방향 소통의 전설로 남지 않을까 생각했다.


코요태는 20년 넘게 대중들과 함께한 경력을 발휘하며 누구보다 든든하게 무대에 자리했다. 돌발상황으로 무대 구조물에 이상이 생기고, 공연 중 유일하게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관객들 앞에서 최선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비가 세차게 내릴수록 더더욱 커지는 목소리와 함성 덕분에 현장의 관객들 마저도 끈끈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어두워진 저녁에 로꼬가 등장한 후, 분위기는 한층 더 뜨거워졌다. ‘지나쳐’와 ‘시차’ 등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곡들을 부르며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뛰고 또 소리쳤다. 시간 관계상 MC 데프콘과의 인터뷰가 생략되었지만, 로꼬는 개성 있는 진행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계속해서 집중시켰다.


마지막으로 포레스텔라가 등장하면서, 팬들의 공식응원봉이 하나둘씩 켜지고 이내 아름다운 장관을 이뤘다. 장장 1시간이 넘는 공연으로 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준 포레스텔라는 난지 한강공원의 어두운 밤을 환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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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페스티벌은 여러모로 잊을 수가 없는 축제였다. 무엇보다 봄의 강렬한 생명력을 온몸으로 느낀 날이었기 때문이다.

 

낮에는 햇빛이 쨍쨍해서 두 손으로 이마를 가려도 역부족이었으나, 늦은 오후에는 추적추적 차가운 봄비가 내리곤 했다. 양산과 우산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무언가가 꼭 필요했던 날이었다. 하늘 위로 넓게 만들어진 무지개를 보며 자연의 경이로움도 함께 느꼈다.


‘지금’ 이 순간의 추억을 온전히 남기기 위해, 비가 내려 옷과 바지가 젖어도 개의치 않았다. 그보다는 환경적 제약에도 굴하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목청껏 노래 부르는 아티스트를 보며 함께 손뼉 치고 뛸 뿐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페스티벌은 나의 어머니와 함께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모녀가 함께 익숙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웃고, 정답게 이야기하며 돗자리에 앉아 봄날의 소풍을 즐길 수 있었다. 페스티벌이 끝나고 나서도 어머니는 래퍼 이영지의 매력에 푹 빠져 매일 'Not sorry'와 '낮밤'을 듣고 계시고, 나는 로꼬의 명곡들을 다시금 찾아 열심히 듣는 중이다.

 

변함없이, 언제나 사랑의 근원이 되는 어머니와 함께 <페스티벌, 지금> 덕분에 '지금'의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시간이었다.


 

[신지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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