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봄바람이 살랑이는 [음악]

봄과 어울리는 playlist
글 입력 2023.04.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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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더위가 찾아왔다가, 비가 내려 서늘하다가. 알다가도 모를 날씨에 감기가 들었다 나아질 때 즈음, 완연한 봄이 도래하고 있다.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나날들이지만, 살갗에 느껴지는 공기가 한결 따스해진 것쯤은 느낄 수 있다.

 

풀과 나무들에 활기가 가득 차고, 이제 봄이 왔다는 듯 제각각의 향을 뽐내는 꽃들은 봄을 한층 더 화사하게 빛낸다. 따뜻해진 날씨에는 괜히 더 간지러운 노래가 듣고 싶은 법. 이 글에서 소개할, 싱그럽지만 진부하지 않은 노래들로 플레이리스트를 풍성하게 채워보는 게 어떨까?

 

  

 

너로 물들어 (prod. 공기남) - 1ho & 0back & Daowl 


 


 

 

이 노래는 인디 레이블 에어뮤직의 1ho, 0back,  Daowl이 함께한 곡으로, 사랑에 빠진 한 사람의 들뜬 기분을 담았다고 한다. 2022년 2월 중순에 발표된 이 노래는 레이블 대표 '공기남'이 직접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려왔던 내 이상형 당신이죠

매번 다르게 느껴져요 신비로워

계속 함께 하고픈 사람 너뿐인 걸

요즘 난 너로 물들어가

 

 

불어오는 봄바람을 노래로 표현한다면 딱 이 노래가 아닐까. 하늘빛 물감을 잔뜩 버무린 달콤한 바람이 떠오른다. 미디엄 템포의 이 노래는 마음을 급하게도, 느리게도 하지 않는다. 후렴구 애드리브가 인상적이면서도 중독성이 강해 따라 부르기도 어렵지 않다.

 

햇빛 좋은 봄날, 벤치에 앉아 사랑하는 사람과 이어폰 한 쪽 나눠 듣고 싶은 노래다. 세 사람의 목소리가 봄 그 자체라, 이미 져버려 아쉬운 벚꽃이 생각나는 곡이다. 한 사람에게 물들어 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온 마음과 신경이 그 사람에게 쏠려 어떤 일을 하든 떠오른다는 의미이려나.

 

 

 

LikeMeLoveMe - Wynn(윈)


  


   

 

You catch me all day

I can't take my eyes off you

유난히 좋은 날엔

괜히 너도 내가 보고 싶지

You like me love me

이거 둘 중에 하나 해줘요

 

    

나른한 오후, 창틈 너머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을 표현한다면 이 노래일 것이다.

 

사실 케이팝 덕후인 필자는 듣는 음악을 계속해서 듣는 편이라 마음에 쏙 드는 곡을 찾기 쉽지 않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 음악을 필자의 스마트폰으로 연결하여 트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 가뭄에 단비처럼 이 곡이 찾아왔다. 무심한 듯 다정한 가수 Wynn(윈)의 음색과 조금은 장난스러운 가사, 통통 튀는 드럼 비트가 귀에 콕 박혔다.

 

앨범 정보를 보면, 당당하고 싶지만 당당한 '척' 할 수밖에 없는 짝사랑에 빠진 사람의 모습을 재밌게 표현한 곡이라고 나와 있다. 가사를 보면 장난스러우면서도 진심이 가득 묻어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날 좋아해 주던가 아님 사랑해 줘' 등의 직설적인 표현이 그저 귀엽게만 느껴지는 이유가 이 때문일 것이다.

 

 

    

Ready to love - 세븐틴 (SEVENTEEN)


 


   

 

처음 느낀 심장의 속도가

이리 빠른 줄 몰랐어 

 

세상의 반대로 Run away

내 손을 잡아

계속 Run away

이제 날 믿어

 

 

이번에 소개할 노래는 즐겨 듣는 아티스트, 세븐틴의 'Ready to love'이다. 이 곡이 수록된 미니 8집 'Your Choice''는 사랑의 감정을 깨닫게 해준 너에게 나의 마음을 용기 있게 고백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고 한다. '나'의 마음보다 '너'의 마음을 더 중요시하는 성숙한 어른의 사랑을 담고 있어 가사 자체가 너무 예쁜 곡이라고 느껴졌다.

 

이 곡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벅차오르는 사랑 노래'. 친구 사이라고 생각했던 관계에 균열이 생기는 느낌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가 있구나 싶었다. 개인적으로 '세상의 반대로 run away 내 손을 잡아 계속 run away 이젠 날 믿어' 라는 가사가 멜로디, 멤버들의 목소리와 너무도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라 가장 기다려지는 파트가 되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끝없는 길을 달리는 느낌이랄까.

 

뮤직비디오 또한 곡의 분위기를 잘 담고 있어 좋았다. 전체적인 색감과 멤버들의 의상, 멤버들의 표정 연기가 어우러져 완성도 있게 느껴졌다. 특히 마지막 후렴구에서 멤버들이 다 같이 비를 맞으며 안무를 소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어떤 역경이 있어도 너에게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미로 다가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시청했던 부분이었다.

 

 

 

Polaroid Love - ENHYPEN 


 


 

 

듣자마자 학창 시절의 기억을 조작하는 노래. 누군가와 함께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던 기억들이 스멀스멀 생겨나는 기분이다. '사랑은 촌스러운 감정'이라고 치부했던 소년들이 도리어 그 감정에 빠져 어찌할 수 없는 심정을 잘 표현했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이 아니라는 사실이 놀랄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곡이다.

   

 

널 향한 내 맘을 여기

보정 없이 새기는 거야

점점 또렷해져 가지

이 맘을 세상 단 한 장 뿐이야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봤다면 알겠지만, 사진이 인화되어 나오고 제 형태가 갖춰질 때까지 시간이 조금 걸린다. 이 가사는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특성을 녹여내 조금 더 생생한 공감각을 이끌어낸다. 보정도 없고, 흔한 필터조차 없는 이 사진처럼 소년들의 감정도 날 것 그대로라는 걸 보여준다.

 

서툴고 낯선, 본인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짝사랑'이라는 떨리고도 아픈 감정을 엔하이픈의 목소리로 풀어낸 노래. 약간 쌀쌀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듣는다면 훨씬 더 좋을 것 같은 곡이다.

 

 

 

Youth - 기현 


 


 

 

그룹 '몬스타엑스'의 메인보컬 기현의 첫 번째 미니앨범의 동명의 타이틀곡, Youth. 자전적 이야기에서 출발한 이번 앨범에서 그는 어렸던 자신에게 지금의 내가 해주고픈 이야기를 담아냈다. 유독 가사가 눈에 띄고 와닿아 작곡가를 찾아보니 필자가 애정 하는 '김이나' 작사가가 곡에 참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시원시원한 기현의 목소리와 얼터너티브 락 장르가 어우러져 활기차면서도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노래가 주는 에너지는 드넓은 들판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 달려나가는 청춘의 모습과 닮아있다.

   

 

오늘 나의 마음보다도

몇 년 뒤를 떠올리면서

나는 자주 불안해했어

그 땐 모든 게 다 그랬어

 


요즘 들어 미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은 탓일까 몸도 말을 잘 듣지 않아 속상한 와중이었다. 그러던 중 이 곡을 만났다. 너무도 지금의 심정과 비슷한 가사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언젠가 홀가분한 심정으로 이 노래를 부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분 42초의 러닝타임을 가진 이 곡은 다소 짧은 느낌이 있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

   

 

난 요즘엔 하늘이 아름다워

잘 알던 서울이 새삼스러워

비가오면 그대로 다 맞고 싶어

애쓰지 않더라도 행복하고 싶어

사랑한단 말을 더 쉽게 하고 싶어

 

 

에너제틱 하면서도 아련하고 그리운 봄을 느끼고 싶다면 이 곡에 몸을 맡기고 한강에서 라이딩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필자가 엄선한 다섯 곡의 봄 노래, 어떠셨는지 모르겠다. 노래를 들으며 이 글을 읽고 공감하신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신다면 그저 뿌듯할 것 같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번 봄, 어깨를 누르는 중압감을 툭 털어내고 싶다면 이 곡들과 함께해보자.

 

조금이라도 미소를 지으며 기분 좋은 순간을 맞이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김민지_컬쳐리스트.jpg

 

 

[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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