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모두 좋은 에디터가 되어야 하는 이유

자기 삶을 편집하는 좋은 에디터가 될 것
글 입력 2023.02.1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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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알 수 없는 불운의 연속이었다. 최근 나는 왜 내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불행을 맞이해야 했다.


난 그 불행들에 그저 잠식 당하는 무력한 존재에 불과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시 무기력에 빠졌다.


그럴수록 ‘내 안의 에디터십’에 더욱 의지해야 했다. 힘들다고 혀 깨물고 죽을 순 없는 노릇 아닌가.


닥친 상황과 외부 조건을 내가 통제할 수 없다면, 이것들을 잘 꿰어 내게 도움이 되는 해석으로 만들 수밖에. 후자가 바로 개인에게 달린 ‘에디터십’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에디터십’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다.


개인에게 있어 ‘좋은 에디팅’이란 ‘스스로를 살리는 편집’일 것이다. 그래서 ‘좋은 에디팅’은 개인을 외부의 불행 혹은 불운에 쉽사리 지지 않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해준다.


이번 기회로 모두가 ‘좋은 에디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좌절하지 않기 위해서, 주어진 정보를 편집하여 나를 살리는 해석을 도출하기 위해서 말이다.

 

 

 

오늘은 우리 안에



있는 ‘에디터십’과 개인에게 있어 ‘좋은 에디팅’이란 무엇이며, ‘좋은 에디터로 나아가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나를 포함하여 모든 이가 자기 삶을 잘 편집하는 좋은 에디터가 되길 바라며 썼다.


   

에디터.jpg

 

 

에디터(editor) : 편집하는 사람


 

 

1. 우리 안의 에디터십



대부분이 에디터십의 가치와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아니, 인식할 뿐만 아니라 매일 에디팅을 '하며' 살아간다.

 

'일상 속의 에디팅'은 역시 여느 에디팅과 같이 크게 3단계로 이뤄진다. 첫 번째, 재료 수집. 두 번째, 재료 간 관계성 파악. 세 번째, 결론 도출.


첫 번째, 재료 수집.


각자의 개인적인 기준(호불호, 쾌불쾌 등)을 바탕으로 기억하고 소거할 정보나 사건을 선택하는 단계다. 쉽게 말해, 우리는 세계를 유영하며 각자 자기의 삶에 남길 재료(사건이나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선별하여 수집하고 있다는 거다.


두 번째, 재료 간 관계성 파악.


개인은 이렇게 수집한 재료를 가지고 그것의 관계성을 대강 헤아려본다. 그 후, 그 관계성을 토대로 재료들을 재구성하여 ‘논리적 서사’를 부여한다.


단순 우연으로 인한 사건의 연속일지라도 '인과 혹은 상호 관계'를 어떻게든 파악해 보려 애쓰는 우리의 모습이 이 단계를 뒷받침한다.


세 번째, 결론 도출.


개별적인 정보를 자신만의 논리로 꿴 개인은 해석을 통해 결론을 도출한다. 이 결론이 곧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으로 자리 잡는다. 앞선 두 단계에서 성실히 시행착오를 겪은 사람일수록, 마지막 단계에서 도출한 결론의 논리는 견고할 테다.


이렇게 개인은 일상 속 에디팅 과정을 통해 나름대로 자기 서사와 자기 확신을 완성한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는 것도, 결정을 내리는 것도 모두 이 에디터십의 결과다.


직업인으로서 에디터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개인적 삶에서 에디팅을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의 삶에 있어 ‘좋은 에디팅’이란 무엇일까.


 

 

2. 좋은 에디팅이란



개인의 삶의 영역에서 '좋은 에디팅'이란 '스스로를 살리는 편집'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알다시피 같은 일을 겪어도 누구는 좌절하여 일어서지 못하고, 누구는 그것을 동력 삼아 다시 일어서곤 한다. 이 차이는 주관적인 해석, 에디팅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인간은 본래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위험을 피하는 편이 생존에 이롭기 때문에 그렇다고.) 이를 부정성 편향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우리는 이놈의 부정성 편향 때문에 부정적인 해석, '나쁜 에디팅'에 빠지기 십상이다.


결국 '좋은 에디팅'을 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


'좋은 에디터가 되기 위한 길'은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기에 쉽지만은 않다. 그리하여 '좋은 에디터'를 위한 과정은 지단한 노력과 부지런함이 요구된다.


 


3. 좋은 에디터로 나아가는 것



그렇다. 좋은 에디터가 되기 위해선 성실해야 한다.


자기가 감응하는 것을 알아채고, 본인의 삶에 들일 의미 있는 재료들을 지속적으로 수집하며, 그 재료를 잘 꿰어 스스로를 살리는 해석을 어떻게 도출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을 애써 거스르면서.


삶에 애착을 가지고, 자기다운 생을 누리기 위해 주변의 것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부지런한 사람의 삶이 좋지 않을 리 만무하다. 이게 내가 ‘좋은 에디터’가 ‘좋은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믿는 이유다.


문득 평안 혹은 행복 따위는 삶을 잘 꾸려보려는 근실한 노력에 돌아오는 선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처음엔 '좋은 에디터'를 논하라니 막막했다. 의기양양하게 기고해 보겠다며 자원한 것이지만, 이제 겨우 에디터 경력이 10개월 차인 내가 좋은 에디터에 대해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글을 쓰던 중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삶을 '잘' 에디팅 하려 노력했기에 난 적어도 개인적 삶의 영역에선 좋은 에디터였다는 사실을. 그리고 자기와 자기를 둘러싼 세계를 근면하고 다정하게 바라볼 수만 있다면 좋은 에디터는 누구나 될 수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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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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