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시간을 되돌려 너를 만날 수 있다면 [영화]

영화 [어바웃타임]에 관한 이야기
글 입력 2023.01.0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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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부끄러움도 많이 타고 조용한 아이이자 어바웃타임의 주인공이다. 팀은 성인이 되던 첫 날 아버지에게 가문의 황당한 비밀을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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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안의 남자들은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단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 코웃음을 치던 팀. 말이 되는 장난을 치라면서도 아버지의 말을 따라 어둡고 조용한 곳에서 돌아가고 싶은 시간을 생각하며 주먹을 꽉 쥐어본다. 그러자 일순간 조용하던 밖에 시끌벅적해지고 자신의 옷도 바뀌어버린다. 바로 어제 있었던 신년 파티 날로 돌아간 것이다.


시간 이동이라는 대단한 능력을 얻게 된 팀은 자신의 첫사랑 샬롯과 이어지기 위해 몇번이고 시간을 되돌린다. 하지만 늘 결과는 실패로 끝나게 되고, 시간 여행으로 사랑을 얻을 수는 없음을 깨닫고 나서 도시로 떠난다.


도시에서 반복되고 외로운 일상을 보내던 팀. 친구의 권유로 암흑 속에서 밥을 먹는 식당을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자신과 이야기가 아주 잘 통하는 사람 '메리'를 만나게 되고, 둘은 밖으로 나와 얼굴을 확인하고 전화번호도 교환하며 달달한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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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온 팀. 그를 반기는 것은 잔뜩 성이 나있는 아버지의 친구 해리였다. 오늘 극 작가인 그가 만든 연극의 첫 공연 날이었는데, 중요한 장면에서 배우가 대사를 까먹어 완전히 망쳐버렸다는 것이 이유였다.

 

팀은 해리를 위해 시간을 되돌려 극을 무사히 마치게 돕는다. 하지만 메리와의 시간은 없어져버린 상황. 전화번호도 인연도 함께 보낸 시간도. 남은 것이 하나도 없지만 팀은 메리를 다시 만나기 위해 몇번이고 시간을 돌려가며 우연을 만들어낸다.

 

과연 팀은 시간여행을 통해 메리와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01. 첫 만남에 푹 빠져버린 사랑


 

사실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순정만화 요소'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흔히 두 주인공이 처음 마주할 때 묘한 기류가 흐르고 마음이 짜르르하면서 첫눈에 반해버리는 순간 말이다.


팀이 메리와 처음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것은 불과 몇시간에 불과하다. 그것도 얼굴도 보지 않고서 말이다. 하지만 팀은 그 짧은 시간 동안 메리에게 푹 빠져버리고, 이후 그녀를 다시 만나기 위해 몇 날 몇 일을 메리가 좋아하는 전시회에서 앉아서 기다린다거나, 모르는 사람의 파티에 찾아간다거나 하는 노력을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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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을 다시 만나고, 그녀가 팀을 유혹할 때. 망설임 없이 뿌리치고 달려나와 메리에게 청혼을 하러가서도 그녀가 피곤하다는 말에 낮까지 기다렸다가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은 정말 인상깊었다. 내가 하는 연애가 아닌데도 마음이 간질 거리는 기분이 느껴져서 즐거웠다.


영화가 진행되는 초반에는 "아니 어떻게 첫만남에 저렇게까지 빠져서 시간과 돈을 버려가면서까지 한 여자를 찾을 수 있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마 많은 사람이 이런 의문을 가질 것 같은데, 조금만 기다리며 영화를 보다보면 충분히 이해될 정도로 메리가 매력있는 캐릭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비가오고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이뤄진 결혼식. 드레스와 머리, 화장까지 엉망이 되는 상황에서도 행복하게 웃어주며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날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쩌면 영화 밖의 우리도 팀에게 감정이 동요되어 메리에게 첫눈에 푹 빠져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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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시간 여행의 부작용


 

즐거웠던 시간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라니. 듣기만 해도 정말 멋있고 탐나는 능력이 아닌가.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바랬던 초능력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어바웃 타임] 속 이 장면을 보게된다면 시간이동 능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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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에게는 킷캣이라는 여동생이 있다. 자유롭고 천진난만한 영혼의 소유자였던 킷캣은 항상 엉뚱하고 발랄한 행동으로 보는 사람까지 자유로워지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팀과 메리 사이에서 태어난 사랑스러운 아이의 첫 생일날 킷캣이 큰 사고를 당하게 된다.

 

후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만나고있는 남자친구가 흔히 말하는 똥차에 쓰레기였던 것이다. 덕분에 킷캣은 술을 달고 살았고, 피폐해진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었으며 사고가 난 날도 격한 감정으로 차를 몰다가 사고가 난 것이었다.

 

이야기를 들은 팀은 킷캣과 남자친구가 처음 만났던, 아주 오래전의 파티로 돌아가 둘이 만나는 것을 막아내는데 성공하고 현실로 돌아온다. 돌아온 현재에서 킷캣은 착하고 좋은 남자친구를 만나 행복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다. 과거로 한 번 갔다가 다시 돌아온 현재에는 팀과 메리 사이에 태어났던 예쁜 딸아이 대신 다른 아이가 존재하고 있었다. 물론 이상함을 느끼는 것은 오직 팀 뿐인 상태로 말이다. 0.1초 단위까지 정확하게 맞춰서 같은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게 그 이유였다.

 

결국 팀은 동생이 사고가 난 날로 다시 돌아가 이전에 있던 모든 일을 없었던 일로 되돌린다. 킷캣을 위해 매일 병원에 살다싶이하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거나 자존감을 챙겨주는 말을 해준 덕분에 킷캣은 금방 기운을 차리고 힘든 시간을 스스로 이겨낸다. 메리와 팀 사이에 생긴 첫 딸아이도 무사히 되찾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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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만 보면 해피엔딩이 분명하지만 나는 이러한 설정이 분명 뒤에 있을 커다란 사건의 암시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미 이 장면에서도 가슴이 시큰거려 눈물을 쏟아낸 나는 제발 더 이상의 슬픈 장면 없이 모두들 행복하길, 내 감이 틀렸길 바랬으나. 항상 슬픈 예감은 틀리지를 않는다.

 

 


03.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포기해야하는 것


 

네 가족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던 팀에게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바로 사랑하는 아버지의 시한부 선고. 병명은 폐렴이었다. 믿을 수 없는 소식에 팀은 언제부터 왜 그런 건지 알아내고 시간을 되돌려 고쳐보자고 외친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주 오래 전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기도 전부터 담배를 폈었기 때문에 그 때로 돌아가려면 사랑하는 팀과 킷캣을 모두 잃게 된다며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무척이나 담담하고 인자한 표정으로 말이다.

 

이후 팀은 과거의 아버지를 보러 몇번이나 더 시간을 거슬러 간다. 그 때 마다 아버지는 무언가 다 알고있다는 듯이 맞이해주며 담담한 표정으로 팀을 그리고 화면 밖에 우리를 쳐다본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삶까지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게 누구라도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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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팀이 셋째 아이를 가지게 되어서 더 이상 과거의 아버지를 보러 올 수 없게 된 후, 부자가 마지막 탁구를 치는 장면은 가슴이 저릿한 아픔을 느낄 수 있으니 꼭, 집중해서 영화를 시청해주었으면 한다.

 

 

 

04. 시간여행을 할 수 없는 우리는


 

아버지는 팀에게 마지막 조언을 남긴다. 하루를 두 번 살되, 한 번은 평범하게 원래 살던대로 살고 두 번째에는 첫 번째 삶을 살 때 보지 못 했던 것들을 보면서 살아가라고, 인생에서 여유를 찾고 사소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아보라고 말이다.

 

팀은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같은 삶을 두 번씩 살며 즐거움과 여유를 찾아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자신만의 깨달음까지 얻어낸다. 팀은 더 이상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다. 과거로 돌아가 무언가를 바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도 않는다. 그저 주어진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살아간다.

 

마치 시간여행을 할 수 없는 평범한 우리들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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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모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를 통해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만회하거나 완벽한 하루를 만들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자, 시간여행을 할 수 없으니 시간여행을 바랄 일이 없도록 말이다. 여유를 가지고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그런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내자.

 

 

[조은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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