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왜 법정물인가? [문화 전반]

2022년 드라마 콘텐츠의 흐름
글 입력 2022.12.2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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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해 드라마계는 그 어떤 해보다도 ‘정의’로웠다.

 

해마다 드라마 콘텐츠는 장르적 유행을 지니는데, 올해의 키워드는 ‘정의’ 였다. 올해 흥행한 드라마를 나열해보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소년심판>, <왜 오수재인가>, <법대로 사랑하라>, <천원짜리 변호사>,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검사’ ‘변호사’를 소재로 한 법정물 드라마가 줄줄이 방영됐다.

 

해당 드라마들은 사회 전반에 걸친 부조리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본래 이처럼 사회의 문제를 보여주는 콘텐츠는 많았으나, 올해 드라마들은 이에 대해 ‘법’으로써 정의를 찾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2021년에 <빈센조>가 흥행했듯이 법정물 드라마는 본래도 존재했다. 하지만 왜 올해는 유독 법정물 드라마가 줄줄이 방영됐을까? 이에 대하여 두가지 원인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권선징악이다. 2020년 <경이로운 소문>에선 히어로들이 악당을 혼쭐냈고, <이태원 클라쓰>에선 정직함과 대담함을 가진 주인공이 가게 경쟁 끝에 권선징악에 성공한다. <미스터 선샤인>은 역사 속의 악에 맞선다. 이처럼 악의 무리는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처벌을 받았으나(특히 히어로물에서 초능력으로)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제 4의 벽이다.

 

제 4의 벽이란 연극에서 무대와 관객석 사이에 존재하는 가상의 벽을 말한다. 이 벽의 의미는 관객과 무대 사이에 ‘거리감’이 존재하여, 관객이 보고 있는 것은 오로지 하나의 연극이며 현실과 ‘다름’를 의미한다.

 

앞서 말한 드라마들 또한 마찬가지다. 현실에 <경이로운 소문>같은 초능력들은 없다. 또한 <이태원 클라쓰>처럼 개인사업자가 거대기업을 이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처럼 현실에선 불가능하지만 권선징악의 통쾌함을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올해 대중은 제 4의 벽을 깨버린, 현실에서도 실현 가능한 ‘법’으로 처벌하는 것에 반응한 것이다. 또한 대중은 더 이상 단순한 범죄자, 악당이 아닌 일상에서 경험한 불평등, 혐오, 증오, 차별, 배제에 대한 심판과 처벌을 바라고 있기에, 드라마의 서사 또한 이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또 다른 원인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다. 해당 드라마는 올해 가장 화제가 된 드라마 중 하나로, 사회적 약자인 ‘우영우’가 사회의 부조리를 해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가 지금까지 봐왔던 드라마와 달리, 일상에 실재해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다룬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된 소재는 사회적 문제다. 이것을 따뜻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자, 대중이 반응했다. 이러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화제성은 법정물 장르를 유행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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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의 시대가 되면서 콘텐츠의 접근성이 매우 높아졌다. 우리는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몇 번의 터치로 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접근성의 변화가 제 4의 벽을 허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는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봤다. 지인들과 날을 잡아 약속을 하고, 큰 맘 먹고 준비를 한 뒤, 하나의 이벤트처럼 영화를 보러 갔다. 그렇기에 영화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화려하고, 판타지적이고, 스펙타클한 액션을 펼쳤었다.

 

하지만 이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어떤 하루의 이벤트가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 점점 깊게 녹아들고 있기에 제 4의 벽 또한 허물어지고, 대중은 우리 일상의, 현실의 이야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김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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