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마주하는 순간의 기록, 프랑코 폰타나: 컬러 인 라이프

다채로운 일상의 풍경
글 입력 2022.11.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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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프랑코 폰타나: 컬러 인 라이브>는 1960년대 초반, 흑백 사진의 관습을 벗어날 무렵부터 컬러 필름을 받아들이며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선구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견고히 이어온 '프랑코 폰타나'의 작품 122점을 선보인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다음과 같다.

 

# 프랑코 폰타나의 한국 최초 회고전: 첫 개인전은 1965년 토리노에서 열렸다. 이후로는 일본, 프랑스, 독일, 스위스, 미국, 스페인 등 세계 각국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400회 이상의 개인전 및 그룹전에 출품하였다.

 

# 프랑코 폰타나의 시선에서 담긴 특별한 구도와 프레임 속 놀라움 풍경: 자연, 도심, 인물, 도로를 비롯한 여러 피사체를 아우르는 일상의 모든 풍경을 즐길 수 있다.

 

# 각 섹션과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컬러 인 라이프': 공간과 작품이 보여주는 색의 대비와 색의 조화

 

 

 

랜드 스케이프 [LAND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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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O FONTANA© BASILICATA 1985 QWT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담은 '랜드 스케이프'는 보는 이로 하여금 현실이 아닌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상상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색의 조화라든지,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랑코 폰타나는 이처럼 신비로운 분위기의 장면들을 일상에서의 경험으로 설명한다. 드넓게 펼쳐진 땅과 바다의 특정 부분을 포착한 그의 시선 끝에는 어떤 선을 경계로, 하나의 장면을 포착하는 걸까? 어느 사물이나 건물 등의 정적인 물체가 아닌,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한순간에 포착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의 눈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을 더욱 특별하게 바라보는 힘이 존재하는 것 같다. 더욱이 작품마다 제작 기간이 모두 다른 것은 담아내고 싶은 순간에 기다림이 더해지기 때문인데, 이를 대변하듯 특정 작품에 따라서는 원하는 색과 빛의 순간을 위해서 더 많은 시도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반 스케이프 [URBAN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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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O FONTANA© Houston 1985 BPSS

 

 

도시의 풍경과 함께 어우러진 사물의 모습은 자연과는 또 다른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앞선 자연의 풍경은 빛에 따라서, 또는 계절에 따라서는 그 모습이 달라진다. 그에 반해서 도시의 풍경은 양옆과 앞뒤로 세워진 건물 사이로, 겹친 사물들의 위치와 형태에 따라서 전혀 보지 못했던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한다.

 

그리고 이는 카메라 앵글을 확대함으로써 더욱 개성 있는 장면을 연출한다. 특히, 공간감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톡톡 튀는 벽의 컬러와 더욱 다채로운 작품은 '어반 스케이프'에서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이다.

 

추가로 도시의 이름과 어우러진 각 공간의 분위기를 탐색하며, 여행하고 싶은 도시 또는 하나의 프레임에 간직하고 싶은 각 도시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좋은 감상이 될 수 있다.

 

 

 

휴먼 스케이프 [HUMAN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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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O FONTANA© LOS ANGELES 1990 VER

 

 

프랑코 폰타나의 생각과 해석이 깃든 다양한 장소와 사물, 그리고 이번 섹션의 주제이기도 사람들은 어떻게 한 프레임에서 조화로움을 보여줄까?

 

사진에서 빛과 그림자는 작가의 개성을 나타내는 아주 중요한 징표가 되고, 누군가의 시선을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더불어서 피사체에 따라 달라지는 빛과 그림자의 효과, 실루엣은 사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더해준다. 이 점을 유의해서 '휴먼 스케이프'를 감상한다면 프랑코 폰타나의 시선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한 예로, 도심의 거리를 걷는 사람들과 바다나 스키장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직관적인 해석의 여지가 충분히 제공된다. 반면에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특정 행동에 대한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거나, 때때로 관찰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을 전달하는 이른바 숨겨진 의도와 같은 피사체의 그림자는 의미를 달리 볼 수 있다.

 

 

 

아스팔토 [ASFAL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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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O FONTANA© LOS ANGELES 1990

 

 

전시의 마지막 이야기는 아스팔트의 이탈리아식 발음 '아스팔토'로 이어진다.

 

이 공간에서는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색의 페인트로 칠해진, 선과 도형으로 구성된 기호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사진 속 기호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공적인 의미를 지닐 수도 있지만, 어떤 것은 누군가의 개인적인 기록일 수 있다는 상상에 빠지게 한다.

 

그것도 아니면 도로 기호와 미적 감각이 더해진 그 무엇일 수도 있겠다. 우리에게 주어진 단서는 바로 마주하고 있는 사진일 뿐이다.

 

 

"내게 사진은 하나의 핑계일 뿐이다. 풍경이든 사람이든 상관없이 스스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우리 자신의 일부이다."

 

- 프랑코 폰타나

 

 

인터뷰 영상의 질문에 대한 한가지 답은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였다. 스스로 누구인지 알아야 하며, 그 여정에서 예술은 우리의 눈을 뜨게 한다는 말을 함께 전했다.

 

또 다른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개인이 항상 카메라를 소지하고, 언제든지 찍히고 찍을 수 있는 '사진의 시대'에서 전문성과 예술성의 경계에 대해서 언급했다. 전문가와 예술가라는 두 삶을 동시에 실현하는 방향으로 앞서 말한 정체성과 그 해석에 대한 고민은 많은 이들에게도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주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영상의 끝부분에서 "사진은 현실이 아니라 기록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어쩐지 시대는 계속 바뀌는 거 같은데, 무언가 꾸준히 기록하며 자신을 끊임없이 가꿔나가는 많은 사람이 전해주는 삶의 이야기는 변하지 않은 것만 같다.

 

한 장면을 담아내고 표현하는 데 있어서 일상을 기록하는 삶을 오랫동안 실천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했던 프랑코 폰타나. 

 

<프랑코 폰타나: 컬러 인 라이프>와 함께 여러분의 일상도 더욱 다채로운 삶의 기록으로 남았으면 한다. 비로소 나와 마주하는 순간은 언제나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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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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