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리보 젤리를 좋아하게 된 것이.

내 기억이 맞다면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먹으려던 스낵류를 찾다찾다 발견한 것이 우연찮게 하리보 젤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게 정확한 기억이 맞다면 말이다. 하리보 젤리 첫 입문은 골드베렌이었다. 조그만 곰돌이 모양의 젤리로 다른 하리보 젤리를 모르는 사람은 많아도 이 자그마한 곰돌이 젤리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사실상 '하리보=골드베렌'인 셈이다.

골드베렌을 맛본 후 편의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하리보 젤리들을 모두 섭렵한 나는 여러 맛을 한번에 먹어볼 수 있는 스타믹스를 선호하게 되었고, 급기야 1kg 스타믹스를 4통이나 사는 미친짓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심심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먹고 주변 사람에게도 하리보 홍보대사를 자처해 하나 둘 나눠주다보니 그 많던 스타믹스도 어느새 4통 중 1통만 남았다. 아마 남은 한 통도 금방 먹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날 젤리의 세계로 이끈 하리보의 골드베렌이 100살이 되었다니? 그렇게 동안의 골드베렌이 무려 100살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100살이 된 골드베렌을 기념하기 위한 전시회가 인사동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나는 전시회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그렇게 냉큼 찾아간 하리보 전시장. 입장하기 전 전시장 입구에서 골드바렌 사우어 젤리를 받을 수 있다. 아쉽게도 전시장 내에서 먹을 수는 없다. 잘 챙겨서 전시가 끝나고 입에 탈탈 털어놓도록 하자.(저런 조그만 사이즈의 하리보는 한번에 먹는 게 국룰이다)

아마 하리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번 전시에서 많은 사진을 건졌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곳저곳 마련된 포토존은 하리보 러버들에겐 최적의 장소다. 여러곳을 돌아다니며 하리보 젤리와 함께 알록달록한 사진을 건져보도록 하자.

이번 전시에서는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깔아 다양한 서브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어플로 나만의 하리보 젤리를 만들어볼 수도, 전시장 이곳저곳에 깔린 발자국을 AR카메라로 찍어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하리보를 만날 수도 있다.

추가로, 7번 섹션인 '메가파티 스테이션'에서 앱을 활용해 미니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나만의 하리보를 소환해 몰려드는 젤리밥을 먹으면서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인데, 필자는 단 한번의 도전으로 1등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할 수 있었다. 무려 3,300점.

여러분이 메가파티 스테이션에 가보면 알겠지만, 활동할 수 있는 필드가 굉장히 넓다. 이렇게 넓은 곳을 부유하며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1등을 달성하다니! 아무래도 필자의 컨트롤 솜씨가 꽤 훌륭했던 것 같다.(상대는 필자보다 족히 10년 이상은 어려보이는 어린 아이 단 한 명 뿐이었지만 어쨌거나 1등은 1등이니까)

미니 게임에서 우승하게 되면 하리보 스토어에서 특별한 상품을 받아갈 수 있다! 모두들 열심히 플레이해서 1등을 노려보자.

이번 100주년 하리보 골드베렌 전에서는 국내 아티스트와 하리보의 콜라보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귀여운 골드베렌이 그려진 예술작품에서 진득한 젤리향이 나는 걸 느낀 건 필자 뿐이었을까.

정말 탐이 나는 작품들이 많았지만... 진정한 하리보 팬이라면 눈의 즐거움을 위해 입의 즐거움은 잠시 포기할 수도 있는 법. 걱정말자. 이번만 참고 넘기면 바로 하리보 스토어가 나온다. 참아볼 결심이 필요한 때다.

하리보 스토어에서는 하리보 젤리는 기본, 골드바렌이 그려진 각종 굿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정말 다양한 상품들이 많았지만 필자는 그 중에서도 하리보 틴 케이스에 눈이 갔다. 골드베렌이 그려진 틴 케이스라니! 이런 틴 케이스를 언제 구할 수 있을까! 이렇게 귀엽고 매력적인 굿즈가 또 있으랴. 틴 케이스 디자인도 여러가지!

하나 살까 싶었지만 가격을 보고 바로 내려놨다. 아무래도 난 하리보를 그렇게까지는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하리보 스토어는 전시에 입장하지 않아도 방문할 수 있으니 혹시 인사동을 지날 일이 있다면 이곳에 들러 다른 곳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하리보 굿즈들을 구매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