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미술관 옆 맛집 - 일민미술관 [음식]

(구)일민미술관 인턴의 추천 코스
글 입력 2024.04.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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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근처를 지나가다 대형 전시 포스터에 눈길을 빼앗겨 본 적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일민미술관을 방문해 본 적도 있으신가요?


일민미술관에 대한 제 첫 기억은, 상경 후 처음으로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아가던 와중입니다. 대학 진학과 함께 서울에 온 저는,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문화 예술을 즐기기 위해 서울의 미술관들을 '도장깨기'하며 스무살을 보냈습니다. 유명한 국공립 미술관/박물관만을 찾아다니며 서울 곳곳을 탐험하곤 했는데, 일민미술관의 존재도 모를 시절에 우연히 미술관을 발견했습니다.  

 

광화문 역 출구가 너무 많았던 탓에 교보문고로 바로 연결되는 4번 출구가 아닌 5번 출구로 나갔습니다. 출구 바로 앞 고풍스런 건물을 마주하곤 예쁜 생김새와 외벽의 현수막에 감탄하고 지나쳤던 게 기억납니다. 그리고 몇 년이 흘러 본격적으로 미술을 공부하고, 난해하기만 했던 현대미술에 흥미가 생기면서 처음으로 일민미술관을 방문했습니다. 

 

서울 한복판의 접근성 좋고 눈에도 잘 띄는 미술관이었음에도, 관심이 방문으로 이뤄지기까지는 왜 그렇게나 오래 걸렸을까요. 이전 전시들을 놓친 아쉬움을 여러분은 느끼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민미술관 방문 코스를 소개합니다. 전시가 주 목적이 아닐 지라도, 첫 방문 이후엔 미술관의 매력에 빠져 다음 전시를 기대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1 광화문 직장인들의 줄서는 맛집: 라멘 시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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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저의 광화문 최애 맛집이자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라멘을 파는 식당입니다. 점심시간만 되면 근처의 수많은 직장인들이 새마을금고가 있는 복합상가로 몰려옵니다. 연식 있어 보이는 건물 지하엔 노포 감성의 백반집들이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광화문 속 일본이 펼쳐집니다.  

 

전부 다찌석으로 이루어져 1인 혹은 소규모 방문에 적합하고, 입구 앞 옷걸이와 식탁 아래 가방걸이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곳입니다. 가게에 들어서면 오픈 주방에서 라멘을 제조하는 셰프들이 있고, 주방 안쪽 제면실도 보입니다. 매일 직접 뽑아 감칠맛 날 면발을 상상하다보면 금세 메뉴가 나오니, 과연 점심시간 핫플레이스로 유명한 이유가 납득되는 곳입니다. 

 

라멘 종류는 소유라멘, 시오라멘 단 두 가지. 각 종류에 고기 토핑이 더 들어간 스페셜 메뉴도 있습니다. 먹는 도중이라도 간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자 입맛에 맞게 커스텀이 가능합니다. 사이드 메뉴로는 차슈덮밥이 있고, 자리마다 갓절임이 반찬으로 있는데 이것들이 또 별미입니다. 단골인 저는 시오라멘 싱겁게, 계란 추가를 옵션으로 주문하는 편입니다. 나눠먹을 친구가 있거나 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날엔 차슈덮밥도 꼭 추가. 


 

 

#2 클래식한 핸드드립 카페: 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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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나오면 같은 층 한 구석에 작은 카페 '벌새'가 있습니다. 커피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핸드드립커피 맛집이라고 합니다. 저는 커피를 마시지 않기 때문에 커피 맛에 대해 자랑할 순 없지만 이곳의 인테리어와 분위기, 그리고 LP 플레잉으로 이 카페를 추천합니다. 

 

높게 난 작은 창으로 도로가 살짝 보이는 반지층 공간엔 커피를 내리는 곳을 둘러싼 바 테이블에 좌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큼의 공간만 남은 유리창 옆에도 작은 간이 테이블과 의자를 두었습니다. 한 켠엔 고풍스런 LP 플레이어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로 클래식, 재즈 음악을 취급하는데 LP장 한가득 메운 LP판 가운데 사장님 커플이 직접 고른 곡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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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한 오피스 빌딩 가운데 대체 어디서 나타난 힙스터들인지, 카페를 방문할 때마다 개성 강한 소님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테이크아웃하는 양복 무리와 혼자 앉아 뭔가를 끄적이는 반삭의 남성. 이런 오묘한 조화가 공간의 매력을 더욱 끌어 올립니다. 

 

저처럼 커피를 즐기지 않더라도 걱정마세요. 고급스런 바나나 쉐이크 같은 논커피 메뉴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미술관으로 향하기 전, 이곳의 분위기를 한껏 즐기는 것만으로도 감성이 충전되고 영감이 샘솟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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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장 트랜디한 동시대미술관: 일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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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간 일민미술관은 《히스테리아: 동시대 리얼리즘 회화》, 《I Like To Watch》 등 새롭고 신선한 관점의 전시를 통해 '현실'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를 이어왔습니다. 이번엔 한 발짝 더 나아가 '영원'을 논합니다. 동시대 미술계에서 최근 새롭게 조명되는 개념인 '영원주의(Foreverism)'를 중심으로 과거의 문화가 현재에 출몰하는 현상에 주목합니다. 

 

《포에버리즘: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2024.04.12 - 06.23)는 12팀의 동시대 미술작가의 작품으로부터 영원주의의 징후를 발견하고 현대 사회의 대중문화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다양한 시각 문화 예술을 바탕으로 탐색합니다. 전시는 4월 12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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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겨울이 온 것 마냥 기승을 부린 꽃샘추위가 가고 드디어 봄이 옵니다. 

 

유난히 추웠던 11월부터 12월까지. 잠시나마 머문 미술관, 짧게나마 속속들이 돌아본 동네이지만 그때 그 공간의 생동감과 열정은 뜨거웠기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열심히 살기 위한 동기 부여를 받고 싶다면 광화문으로 가라는 사람들의 말이 꽤 일리가 있었습니다. 

 

일민미술관을 둘러싼 광화문 일대는 언제나 바쁘게 움직이고 한편으론 또 천천히 흘러갑니다. 이번 봄은 맛있는 식사와 흥미로운 전시로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요? 

 

초여름의 맑은 날이 가장 잘 어울리는 광화문으로의 미술 산책을 제안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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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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