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부캐열전, '문상훈' 그는 누구인가? [드라마/예능]

글 입력 2022.10.2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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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캐열전]


 

요즘 TV프로그램이나 SNS상에서는 나의 본 모습이 아닌 서브의 가상의 인물을 창조하는, 일명 '부캐'가 대유행을 하고 있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은 트로트 가수인 '유산슬'로, 발라드 그룹 기획자인 '유야호'로 바뀌며 보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튜브 "피식대학"에서 코미디언들은 4050 산악회 회원이 되기도 했다가 2000년대 초 동대문에서 노는 20대가 되기도 하며 열연을 펼치고 있으며 그 속에서 대중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 웃음을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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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BC 놀면뭐하니 홈페이지

 


'부캐'는 부캐릭터의 준말로 본캐릭터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내어 활동하는 것을 말하며 원래는 인터넷 상에서 사용되던 이 말이 점점 일상 생활에도 사용되고 있다. 부캐는 일명 페스로나와도 같다. 상황에 따라 바뀌는 인간의 여러 가면을 보여주는 장치적 역할을 하면서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던 다양한 정체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부캐의 선순환이라고나 할까? 한정적인 역할에 머물 수 있던 직업군들의 역할이 다양해짐에 따라 인간의 성격, 행동, 말투도 그 역할에 맞춰 더 다양해진다. 부캐를 연기하는 본체는 자신의 감정을 여러 방식으로 표출할 수 있을 것이며, 대중들은 부캐를 통해서 한 인물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더 넓게, 더 크게 보게 된다.

 

 

 

[문쌤, 문이병, 강하, 복학생,... 그리고 문상훈]


 

나에게 있어 '문상훈'이라는 인물이 그러하다.

 

얼마전 유퀴즈(이하 유퀴즈 온더 블락)의 문상훈 편을 보며 많고 많은 대중 속 한 명인 나는 그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눈과 마음에 가득히 담았다. 그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현재 "빠더너스"라는 유튜브 채널을 활발히 운영 중인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코미디언,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문상훈은 한국지리 일타강사 문쌤, 세상에 대해 무지한 문이병, 그룹 나인인원의 멤버 강하, 복학생까지 다양한 부캐를 가지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핫한 드라마였던 'D.P'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능숙한 연기를 보이며 시청자들의 눈에 자리매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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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튜브 '빠더너스'

 

 

내가 그를 처음 알게 된 건 유병재, 유규선과 함께 한 유튜브 콘텐츠 '문학의 밤'이었다. 군대에서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문상훈은 '개그'를 직업으로 삼고자 마음 먹었고 직접 콘텐츠를 짜서 코미디언 유병재에게 연락을 했다고 말한다. 그 후 세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SNS 매체를 통해 웃음을 주기 시작했다. 내 기억으로는 지금에 비해 SNS를 통한 개그 프로그램이 현저히 적었고, 그래서 그들의 개그가 나에게 더 신선하게 다가왔던 거 같다.


지금의 문상훈을 있게 해준 수많은 부캐들은 마음 속 공감에서 부터 왔다고 말한다. 공감대에서 시작한 아이디어를 실제화 시켜 대중들은 '저런 사람이 진짜 있을 거 같다'고 생각하게 된다. 나 또한 문상훈의 부캐 중 하나인 한국지리 강사 문쌤을 실존 인물이라고 몇 주간 믿었었기에...


나는 크리에이터 문상훈이 흔히 말하는 '인싸'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개그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을 향한 나의 편견이었음을 그를 통해서 깨달았다. 시집을 좋아하는 그는 마음 깊숙한 곳을 찌르는 재능이 있었다. 이러한 그의 글솜씨는 지난 '유퀴즈 - 문상훈편'에서 더욱 빛이 났는데, 문상훈이 직접 쓴 편지를 받은 두 MC는 그의 필력에 감탄하고 감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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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퀴즈 인스타그램

 

 

문상훈의 감수성은 그의 유튜브에서 더욱 엿볼 수 있다. 특히나 '빠더너스 -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라는 코너를 보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일명 '오당기 시즌 1'은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동안 어떤 마음 가짐으로 그 음식을 먹을 것인지에 대해 말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저 음식을 먹을 마음 가짐으로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좀 더 문학적이고, 감성적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당기 시즌 2' 는 게스트를 초청하여 함께 음식을 기다리며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소통을 통해 보다 풍부한 이야기가 오가며 게스트의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어 그들의 가치관을 알 수 있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는 대화 덕분에 나 또한 혼자서 깊은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문상훈은 조금은 서툰 자신을 사랑하며 완전 보다는 불완전에 의미를 두고 있다. 개그를 할 때는 독보적인 캐릭터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면서도 본체는 진지하고 서정적인 그를 보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양한 부캐 속에서 본캐를 굳건하게 지키며 앞으로 향해 가는 그의 가능성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할 것이라 예상한다.


끝으로 시를 하나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 시 또한 문상훈의 추천 시 중 하나이다.)

 

 

발작 / 황지우


삶이 쓸쓸한 여행이라고 생각될 때 

터미널에 나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다

짐 들고 이 별에 내린 자여

그대를 환영하며

이곳에서 쓴맛 단맛 다 보고

다시 떠날 때

오직 이 별에서만 초록빛과 사랑이 있음을

알고 간다면

이번 생에 감사할 일 아닌가

초록빛과 사랑 ; 이거 

우주 기적 아녀

 


[안영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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