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Long Live The Cat! - 루이스 웨인展

글 입력 2022.06.22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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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여는 전시라니! 예술의전당이나 갤러리가 아닌 공간에서 전시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관람을 위해 백화점에 들어서면서도 정말 여기가 맞나 재차 핸드폰을 들여다보게 되더라.

 

향기와 가죽 냄새가 뒤섞인 여러 층을 지나, 전시가 열리는 10층에 도착했다. 조그만 공간에 위치한 접수처에서 입장권을 받고 뒤편에 있는 입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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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여러 전시를 가보았지만 전시장 내 구조를 팜플렛에 넣어준 곳은 흔치 않았다. 작은 부분이지만 공간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고마운 부분이었다. 전시장의 구조는 위 사진과 같이 직사각형 모양의 공간에 6개의 방으로 구성되어있다.

 

입구 앞 안내원분이 관람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사진촬영이 가능하다고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웨인전은 내부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사진 찍고 남기는 걸 좋아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벽에 환영 문구와 함께 루이스 웨인의 일대기가 쭉 나열되어있었다. 작은 탄식이 새어나왔다. 여느 유명 화가가 안 그랬건만은, 그도 순탄치 않은 생애를 보냈기 때문이다.

 

얼굴에 있는 선천적 기형, 어린 나이에 마주한 부모님의 죽음, 사랑하는 이의 이른 죽음, 가난, 정신병원으로의 입원 등.

 

화가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그들의 삶에서 예술성과 인생의 운대는 반비례하는 것인지 진심으로 궁금할 정도다.

 

루이스 웨인전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가장 크게 들었던 생각은 이번 전시는 충분히 가볼 만하다는 것이다. 뭐하나 빠짐없이 전체적인 균형을 잘 맞춘 전시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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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디테일이 좋았다.

 

작품 외에도 전시장 곳곳에 위치한 고양이 등신대와 커다랗게 뽑아놓은 그의 고양이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어떤 가벽 위에는 고양이 피규어가 있기도 했다. 잘 보이지 않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쓴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각 방마다 벽지의 색깔을 다르게 하고 그림의 배치가 다채로웠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보러가는 이유 중 하나가 실제 크기의 커다란 그림들을 보기 위함인데, 루이스 웨인의 작품 크기는 대체로 A4 사이즈 이하로 작은 편이었다. 그래서 커다란 원화에서 느껴지는 깊은 인상을 받기는 어려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 특유의 익살스럽고 통통튀는 작품의 분위기를 살려 전시장 곳곳에 다양한 오브제를 배치해놓은 듯 했다. 전체적으로 크기가 작은 작품들을 밋밋하게 배열해놓았다면 관람하는 재미가 반감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적절한 영상 배치도 기억에 남는다.

 

삼면으로 된 스크린 중 정중앙에서는 루이스 웨인의 일생을 정리한 영상이 나왔고, 양쪽에서는 당시 영국의 길거리 모습이 재생되고 있었다. 요즘 전시장에는 꼭 중간에 하나씩 미디어 존이 있는데, 이를 허접한 미디어아트로 채우지 않고 의미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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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시의 중심이 되는 그의 그림도 흥미롭게 관람했다. 삽화가로도 활동한 경력이 있는 만큼 동물, 특히 고양이의 천진난만하고 다양한 표정을 살려 빠르게 그린 그림들이 상당히 많았다.

 

현실처럼 쥐를 가지고 올빼미와 대립하는 고양이부터 당시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본따 게임을 하고, 토론하고, 운동을 하며 골프를 치는 호쾌한 고양이까지 그림의 범위도 넓어 보는 재미가 있었다.

 

마치 흑백 신문의 만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휘파람을 휘휘 불며 조타판을 돌리던 미키마우스 시절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루이스 웨인은 말년에 조현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다. 전시를 관람하며 이 시절에 생긴 오해를 풀 수 있었다. 옛날 TV프로그램에서 루이스의 그림을 조현병에 걸려 괴상하게 변한 그림이라며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사실 이는 태피스트리를 곁에 두고 자란 가정환경 때문이지 병 때문에 괴상하게 변한 것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한 만큼 괜히 내가 억울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는 정신병원에 입원해있을 때 오히려 평화로운 고양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


루이스의 첫 반려묘였던 피터는 어려운 상황에서 한줄기의 빛이 되어주었다.

 

그에게 고양이란 익살스럽게 살아숨쉬는 생명이자 사랑스러운 치유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평생 수많은 그림을 남기며 고양이를 사랑했던 그가 지금이라도 오해없이 행복했으면 한다.

 

그가 사랑했던 고양이를 위하여,

 

LONG LIVE THE 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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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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