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장애인 배우가 장애인을 연기하는 세상에서 [문화 전반]

코다부터 우리들의 블루스까지
글 입력 2022.06.0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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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작품들에서 장애인 배우가 직접 장애인 연기를 하는 모습을 많이 접하고 있다.

 

장애인이 직접 장애인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 있는데도, 지금까지 봐온 작품들에서는 대부분 비장애인 배우들이 장애인 연기를 해왔다. 점점 이렇게 바뀌어 가는 문화계의 흐름이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기회가 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뜻깊게 느껴진다.

 

영화 <코다>의 배우 트로이 코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정은혜, 이소별 배우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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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다>는 2022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다. 제목 CODA는 Children Of Deaf Adults의 줄임말로, 농인 부모의 청인 자녀를 뜻한다. 주인공 루비를 제외한 부모님, 오빠는 모두 수어로 소통하는 농인으로, 유일하게 말하고 들을 수 있는 루비는 그들과 세상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아빠 역할을 연기한 농인 배우 트로이 코처가 2022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실제로 엄마, 아빠, 오빠를 연기한 배우들 모두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이라고 한다.

 

 

 

 

트로이 코처가 수어로 전달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소감이다.

 

영상을 보면 트로이 코처의 이름이 불리자 다른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반짝반짝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수어로 박수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시상자로 참석한 윤여정 배우는 트로이 코처의 이름을 수어로 발표하고, 트로이 코처가 수어로 소감을 전하는 동안 옆에서 트로피를 들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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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농인 별이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이소별 배우 또한 실제로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이다. 이소별 배우는 3살 때 홍역으로 고막에 손상을 입고 청력을 잃어 보청기를 끼고 생활한다.

 

우연한 기회로 뮤지컬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점점 떨어지는 청력으로 인해 배우의 꿈을 접을까 고민하다가 이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드라마에서 별이는 수어와 대사를 함께 사용하며 다른 인물들과 소통한다. 평소 농인은 말을 하지 못한다는 오해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소별 배우는 꼭 그렇지 않고 농인마다 다르다며 자신은 수어와 말 모두를 한다고 전했다.

 

이소별 배우는 "영화나 드라마에 가끔 농인 인물이 나오지만 비장애인이 연기하다 보면 잘 몰라서 실수를 많이 한다. 실제 수어를 쓰는 농인 배우가 연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인터뷰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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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다운 증후군을 가진 쌍둥이 언니 영희를 연기하는 정은혜 또한 실제로 다운증후군을 가진 배우다.

 

이소별, 정은혜 배우 모두 노희경 작가가 직접 섭외를 요청했는데, 정은혜 배우와는 1년의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확신이 선 후에 출연 제안을 했다고 한다. 극중 쌍둥이 동생 영옥 역의 한지민 배우와 영옥의 남자친구 정준 역의 김우빈 배우와는 촬영 전 따로 만나며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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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작가를 꿈꾸는 인물로 등장한다. 실제로 정은혜는 캐리커처 작가로 활동 중이다.

 

15화 엔딩에서 그동안 영희가 그려온 그림들을 쭉 보여주는데, 실제로 정은혜가 촬영하면서 직접 그린 그림들이라고 한다. 극중에서 정준이 선물한 새 낙관 또한 정은혜가 실제로 사용하는 낙관이라고 전해졌다.

 

과거 인터뷰에서 정은혜는 학교를 졸업한 후 갈 곳이 없어 집에서만 생활하다가 점점 퇴행하면서 틱, 조현병 등의 증세를 보인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틱과 조현병 증상이 없어지고 비로소 사회 속 존재로 살아가게 되었다고 한다.

 

장애인을 작품 속 중요한 인물로 등장시킨 작품도 그동안 많이 없었을 뿐더러, 특히 한국 작품에서 그 장애인 역할을 실제 장애인이 연기한 것은 이들이 거의 처음인 것 같다. 배우들이 연기한 작품 속 장애인의 모습을 보면서, 사회 속 하나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장애인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반대로 장애인 가족을 둔 비장애인의 입장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세 배우들이 길을 멋지게 열어주었으니, 꼭 영화나 드라마뿐만 아니더라도 장애인들이 사회 속에서 더 다양하고 많은 자리에 설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최지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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