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빛과 색으로 채우는 꿈과 자연 - The Color Spot

어두웠던 밤, 나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글 입력 2022.05.1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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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입구역에서 나와 가로수를 따라 잠시 걷다 보면 건물 지하 2층에 위치한 와이즈파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오늘은 이곳에서 열리는 'The Color Spot: 꿈속의 자연' 전시를 관람하였다.


올해 9월 30일까지 열리는 'The Color Spot: 꿈속의 자연' 전시에서는 총 11명의 작가가 자연의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와 꿈속의 환상을 표현하는 미디어아트 작품 15가지를 선보인다.


국내를 대표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토니 림, 문준용, 성립을 비롯하여 민트썸머, 프랭크, 포노멀, 아레아레아, 그리니에브리데이, 이민지, 유수지, 엄지, 전시 그룹 미디어아트랩이 참여했다.

 

 

 

꿈, 자연, 환상. 그리고 빛과 색


 

15가지 작품의 작가는 저마다 달랐지만 작품의 공통점은 전시의 제목에서 느껴지듯 꿈, 자연, 환상을 키워드로써 작품의 주제로 삼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를 일러스트와 미디어 아트의 방식으로 빛과 색을 활용해 표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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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 <나의 숲>(작가 성립), 오른편 <유영>(작가 프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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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작가 민트썸머)

 

 

가령 <꽃의 시간>(작가 그리니에브리데이, 이민지) 작품에서는 따뜻한 파스텔 톤 색감의 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일러스트로 구현해냈고, <하루의 시작>(작가 미디어아트랩) 작품에서는 하늘이 담고 있는 하루 동안의 변화 모습을 이미지로 구현해냈다.

 

<선잠>(작가 미디어아트랩) 작품에서는 미니멀한 빛 선 조형을 활용하여 왠지 모르게 딱딱하고 숨 막히는 프레임에 갇힌 듯한 불편한 꿈의 느낌을 선명히 담아냈다.

 

또한 <나의 그림자>(작가 문준용) 작품에서는 관객이 직접 손전등으로 건물 조형물을 비추었을 때 벽에 맺힌 그림자가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구현해 내어 인터랙티브성까지 고루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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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 <나의 그림자>(작가 문준용), 오른편 <하루의 시작>(작가 미디어아트랩)

 

 

이처럼 이번 'The Color Spot: 꿈속의 자연' 전시는 꿈, 자연, 환상. 그리고 빛과 색이라는 소재를 각기 다르게 해석하는 작가진들의 다채로운 상상력과 예술적 색채를 듬뿍 담아내고 있었다. 꿈, 자연, 환상이라는 단어는 매우 주관적이고 모호하기에 그만큼 해석의 여지가 풍부한 것이다.

 

필자는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전시 작품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관람했더니, 꿈과 자연을 상상하는 '누군가'의 심연 속을 잠시 동안이나마 거니는 듯한 몽롱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전시장의 비교적 어두운 조명에, 저마다 다르게 돋보이는 작품의 빛과 색. 그리고 공간 전체를 아우르듯이 깔리는 깊고 낮은 엠비언스 음향도 큰 몫을 했다.

 

작품마다 달린 한 줄에서 두 줄 정도 길이의 작품 설명 또한 마치 작가의 오랜 일기장 한 단락을 훔쳐보는 듯했다.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이고 진솔함이 오롯이 녹아들어있었기 때문에 작품에 있어서 말이나 글로 풀어 설명하기 애매한 부분까지도 왠지 다 알 것만 같았다.

 

전체적으로 고요하고도 평온한 전시 공간은 빠르고 바쁜 일상이 이어지는 홍대 거리와는 매우 대조됐다. 복잡한 홍대 거리 한복판에서 계단 몇 개만 내려오면 이처럼 몰입력이 대단한 환상적인 작품을 담은 공간이 펼쳐진다는 것이 잘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놀라웠다.

 

 

 

어두웠던 밤, 나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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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자가 한숨 돌릴 틈도 없는 숨 가쁜 일상에 치여 살았기에 작품 하나하나가 더욱더 마음에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간밤의 꿈을 꾸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며 사는 삶. 그런 삶을 살고 있는 필자에게 '꿈'이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 아주 오랜만에, 아니 어쩌면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된 것 같다. 

 

바삐 살던 일상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오늘은 홍대 도심 한복판에서 꿈속의 자연으로 향하는 신비로운 산책을 한 번쯤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크게 해석이 어려운 작품이 없어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고, 작품 수 또한 15개라 약 1시간에서 2시간이면 관람 시간으로 충분하다. 

 

동화 속처럼 아름답고도 환상적이게 출렁이는 빛깔과 함께, 때론 당신의 심연 깊은 곳을 건드리고 자극하는 일러스트와 미디어 아트 작품들이 가득한 'The Color Spot: 꿈속의 자연'. 이 전시가 당신에게 일상의 '쉼'과 '위로'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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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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