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생에 정해진 메뉴얼은 없다 - 회사 버리고 어쩌다 빵집 알바생

느려도 괜찮으니 내 속도에 맞춰 살아가자
글 입력 2022.04.2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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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오기 전, 주변 사람이 나한테 하는 말은 극과 극이었다.

 

"지금이 괴로워도 대학만 가면 다 해결되니까 조금만 더 참아"

"지금 너무 괴롭고 세상이 다 끝난 것 같지만, 대학 가면 그 때 또 고민이 생겨."


위로로 건네는 말들에 어떤 의견이 맞냐 틀리냐는 판단할 수 없지만, 10대의 가장 큰 목표이자 이벤트였던 대학 입시가 끝나고 20대가 된 나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왔던 말은 후자였다.

 

10대 때는 가고 싶은 대학을 가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목표였고, 그걸 달성하자 대학 졸업하면 취업은. 직무는. 직장은.

 

20대 후반은. 30대는. 40대는... 마치 사람의 인생이 퀘스트를 깨는 것 마냥 주위의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게 살고 있는 것처럼 '나이대에 맞는'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계속 달려가는 것이 조금은 버겁게 느껴졌다.

 

특히 빠르고 신속한 것을 좋아하는 한국 사회의 특성상 남들보다 다른 속도로 인생을 꾸려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학에 가지 않으면 이상한 건가? 20대 초중반에 졸업을 하고 바로 직장에 다니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일까? 설령 그렇게 구한 직장에 다니다가 그만두면 남들보다 뒤처지는걸까?

 

좀 뒤처지면 안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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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작가 개띠랑 작가는 소개에도 나와 있듯이 '개같은 사회를 경험한 후', 회사를 버리고 빵집 알바생이 되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후 꿈을 쫓아 무대 영상 디자인 회사에 입사를 했지만, 쉬는 날 없이 일에 쫓기기도 하고 직장에 함께 다니는 동료들의 정치질에 여러모로 흔들리기도 하며 괴로워했다.

 

끝까지 버티며 지탱한 마음이 더이상 견디지 못할 정도로 무거워졌고 이러다가 죽을 것 같다는 생각과 지친 자신의 모습이 지겨워져 결국 퇴사를 하고 말 그대로, 어쩌다 빵집 알바생으로 동네 빵집에서 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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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 케이크 포장을 주문한 손님은 내가 포장 박스를 들자마자 카드를 건넸고 '빠른' 계산을 원했다. 나는 한 손에는 상자, 다른 손에는 카드를 든 채 멈춰버렸다. 내 '빠른' 속도에 오류가 생긴 것이다. 그 손님은 자신의 '빠른' 속도에 따라주지 않는 나를 답답해했고 "포장도 계산도 느리네..."라고 했다.

 

각자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는 이 세상. 남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려 조급하다 보니 이렇게 오류가 생길 수밖에. 나의 규정 속도에 맞춰 페이스를 잃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 본문 p.129]


책의 제목을 보고 정말 어쩌다 빵집 알바생을 하게 됐는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는데, 숨가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한 번씩은 생각해볼만한 경험담이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많이 담겨있어서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인생 속 모든 일은 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며 성공할 수도, 만족할 수도 없다. 잠시 쉬어갈 틈 하나 없이 쫓기는 삶에서도 정말 잠시라도 쉬어봐도 되지 않을까.

 

정말 우연히, 말 그대로 '어쩌다' 다른 곳을 가보고 다른 것을 해봐도 괜찮다는 사실을 서로에게 알려주며 위로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예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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