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세상의 중심에서 소통을 외치다

삼척의 청년기획자, 원채연님을 만났다
글 입력 2022.03.0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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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휙휙 넘기는 중이었다.

 

원래는 스토리를 잘 안보던 내가 그때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다 세심하게 보고 있더란다. 평소라면 중간에 뒤로 가기를 눌러서 게시물만 봤을 텐데 말이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의 스토리를 보고 있던 찰나, 내 눈을 사로잡는 하나의 문장을 보게 되었다.

 

'독서 모임 참여자를 모집합니다'

 

내가 독서 모임을 한 지가 언제였더라, 코로나 이후로 갑자기 뚝 끊겨버렸으니 거의 2년 전이었던가. 독서 모임을 하고는 싶었는데, 비대면은 뭔가 현실감이 안나서 참여할 마음이 잘 가지 않던 터였다. 그렇게 미루고 미룬 독서 모임인데, 지금 내가 스토리로 본 내용이 맞다면 대면으로 활동하는 독서 모임이 분명했다. 오랜만에 독서 모임에 나가볼까? 하고 장소를 찾으려던 순간, 아쉽게도 저 멀리 떨어진 삼척에서 진행되는 모임이었다.

 

이 모임의 주최자가 누구신고 하니, 코로나가 막 퍼지기 시작할 즈음, 기상 인증과 독서 인증을 통해 내가 지치지 않고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원채연님이셨다. 내가 강원도에 살았더라면 채연님과 함께 독서 모임을 했을 텐데, 너무 먼 곳이라 많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항상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주시는 채연님과 근황 얘기도 하고 그동안 쌓아둔 이야기들도 할 겸 인터뷰를 요청드려 2시간의 만남을 가졌다.

 

 

 

일상 속의 즐거움을 위한 독서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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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청년 센터 (사진 제공 : 인터뷰이, 이하 모든 사진 동일)

 

 

Q.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네 안녕하세요, 저는 우리 지역 문제와 청년 문제에 관심이 많은 20대 중반 청년 원채연입니다! 지금 저는 강원도 삼척에 살고 있고, 최근에는 지역 내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독서 모임을 하나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Q1-1. 독서 모임을 만드신 지는 얼마 안 된 것으로 아는데요.

 

A. 네. 한 달 쯤 됐습니다.

 

Q1-2. 독서 모임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저는 우리 지역이 소통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 제가 사는 지역은 소통과 멀어져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같은 주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런 소통의 매개체로 적당한 것이 책이어서 지금의 독서 모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모임을 통해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또 관계를 맺으면서 보다 풍요로운 일상을 누리길 바랐어요. 그렇게 된다면 젊은 사람들이 굳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이곳에서 문화생활을 누리면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Q1-3. 지금 독서모임은 몇 명이서 하고 있나요?

 

A. 지금 현재는 5명으로 운영 중인데요, 홍보를 많이 해서 사람들을 더 모으고 싶지만 요즘 코로나 상황 때문에 홍보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아요. 게다가 모여도 인원 수 제한이 있다보니 방역 방침에 위반이 될 것 같아서 일단은 지금 규모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Q1-4. 그럼 만약 가능하다면 몇 명까지 모으고 싶으세요?

 

A. 저는 한번에 모이는 그룹 자체의 인원을 늘리는 것보다는 그룹을 여러개 만들어서 서로 독립적으로 활동하게끔 이끌고 싶어요. 지금 하고 있는 독서 모임은 모임 참여자들끼리 의논을 통해 다음 책을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그룹이 여러개 된다면 자신이 원하는 주제별로 사람들이 모이지 않을까 싶네요. 소설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이고, 과학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이고, 예술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이고, 이런 식으로요.

 

그래서 그 규모가 계속 커져서 우리 지역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꾸준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Q1-5. 그게 어떻게 보면 독서 모임의 궁극적인 목표와도 연관이 될 수 있겠군요.

 

A. 네 그렇죠. 아무래도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서로 간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것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그런 소통 자체가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문제를 수면위로 올리고, 우리가 쉽게 무관심해질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의견을 내거나 비판할 수 있게 해주거든요.

 

그런 식으로 계속 고민을 해보고 더 나은 것이 어딘가, 그 방향점을 모색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지역 사회 문제의 해결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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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청년 센터 내부

 

 

Q2-1. 지금까지는 독서 모임이 2회 진행되었는데, 첫 번째 모임 때는 어떤 책으로 하셨나요?

 

A.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라는 책으로 진행했습니다.

 

Q2-2. 어려운 책을 선택하셨군요.

 

A. 네. 다들 책을 읽고 정리를 잘 해주셨지만 상당히 어렵게 받아들이셔서 고전을 주제로 독서 모임을 하는 것은 좀 생각을 많이 해봐야겠더라고요. 이야기가 잘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요.

 

Q2-3. 채연님은 <꿈의 해석> 어떻게 보셨어요.

 

A. 책이 너무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던 게 저는 거의 매일마다 꿈을 꾸거든요. 쪽잠을 자도 꿈을 꿔요. 전 그래서 꿈에 대한 기억들이 많고 그것들에 대한 해석도 평소에 많이 했던 입장이어서 <꿈의 해석>을 읽으면서 흥미를 많이 느꼈어요. 결국은 제 꿈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기도 했고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어요. 프로이트가 주장하는 게 인간의 본능적인 에너지가 '리비도'라는 성적 에너지에서 나온다는데, 이것이 꿈을 통해서 발현된다고 하더라고요.

 

Q2-4. 프로이트는 리비도를 활용해서 모든 꿈을 풀어내려고 했다는 말씀이시죠?

 

A. 네. 근본적인 에너지가 리비도이고 우리의 무의식은 이 성적 욕망인 리비도를 해소시키려고 한다고 해요. 다만 우리의 도덕윤리관을 담당하는 초자아의 검열을 피해 왜곡되어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서, 의식으로는 꿈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외에도 우리의 본능인 성적 에너지를 예술이나 다른 창조적인 활동으로 승화시킴으로써 해소할 수 있다, 라고도 이야기를 했어요. 이런 부분도 정말 흥미로웠어요.

 

사실 꿈이라는 것이 되게 모호하고 몽환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잖아요. 예술이랑 많이 연관되어 있기도 하고.

 

Q2-5. 꿈의 해석을 다른 팀원들은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A. 책 내용이 어렵다보니 다른 분들께서는 '이런 책이 있구나'하고 이해하는 정도로 받아들이신 것 같아요. 프로이트가 이런 내용을 이야기 했구나, 꿈을 이런 방식으로도 해석할 수 있구나 하는 정도로.

 

Q2-6. 책이 조금 난해하니까 팀원분들도 이걸 어떻게 말로 이야기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했을 것 같아요. 이게 또 책 내용을 이해하는 것과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말을 하는 것은 조금 다르잖아요. 이런 면이 사람들을 어렵게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A. 네 맞아요. 그 당시에 다들 '이걸 가지고 어떻게 이야기 하지?'하는 분위기였어요. 제가 억지로 끌고 와서 그 자리가 유지된 것도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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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청년 센터


 

Q3-1. 두 번째 만남 때는 어떤 책을 하셨어요?

 

A. 4차 산업혁명이 지금 시대의 중요한 화두잖아요? 그래서 인공지능에 대한 책을 읽었고요, 책 제목은 <기계는 어떻게 생각하고 학습하는가>입니다.

 

트렌드를 다룬 책들보다는 훨씬 깊이가 있었던 책이고 공학적인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들도 분명 존재 했습니다. 그래서 모임이 있는 날에는 읽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해서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었는데요, 예를 들면 미래의 일자리라던가 자율 주행차, 알파고 같은 단골 질문부터 시작해서 윤리적인 부분이나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는 계층들에 대한 방안, 그들에게 어떻게 주체성을 기르게 할 것인지 같은 교육적인 부분들도 많이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지역 관련된 이야기도 나왔었는데요, 지방은 코딩 프로그램과 소프트웨어 관련해서 굉장히 취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여기에 대한 대비도 아직은 많이 부족한 상태예요. 사실 지역 사람들이 그 안에서 인재를 키울 수 있어야 발전이 일어나고 내부적으로 생태계도 구축할 수 있을 텐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그런 모습들이 잘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소프트웨어 관련해서도 다양하게 교육이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Q3-2. 오, 그럼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그런 모임도 만드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A. 저는 충분히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라는 게 꼭 여러 가지 언어를 집중적으로 해서 진짜 프로그램을 짜고 개발하고, 이런 형태를 흔히들 생각하는데 넓게 보면 영상 작업이나 콘텐츠 제작 툴을 다루는 부분들도 포함되거든요. 이런 것들을 다 포함하면 제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배울 의지도 있고요.

 

Q3-3. 이번 인공지능 책과 관련해서 독서 모임 중에 나왔던 흥미로운 얘기 같은 게 있을까요?

 

A. 저 같은 경우에는 앞으로 찾아올 인공지능이 자본주의의 어떤 피해를 조금이나마 방지 해줬으면 좋겠다는 주장을 펼쳤어요. 생산적인 일이나 반복적인 일에는 인공지능이 투입되어 해결을 했으면 좋겠고, 사람은 그렇게 늘어난 시간을 활용해서 문화를 향유하거나 독서를 해서 주체적인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지금 유튜브나 SNS 알고리즘만 봐도 사람들이 현실이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 속으로 빠져드는 폐해가 생기고 있잖아요. 본인 스스로는 그게 문제라고 생각을 하지 않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사회적으로 봤을 때 이건 지역 사회를 황폐화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것들에 대한 의존이 높아지면 본인 스스로 자기 삶을 사는 것에 있어서 언젠가 후회를 하는 순간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 사회는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얘기들을 주로 했습니다. 

 

Q3-4. 전 작년 초에 학교 프로젝트로 인공지능과 관련된 발표를 준비하면서 그에 관한 자료를 많이 찾아봤는데, 그렇게 찾은 자료 중에서 인상적인 내용이 하나 있었어요.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발달할 수록 사람들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라는 내용이요. 그래서 저는 인공지능이 완전히 발달한 시대에는 과연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고,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체온을 느끼는 일을 어떻게 해소해나가야 할까, 하는 고민도 많이 들더라고요.

 

A. 동의해요. 부디 사람들이 그 체온을 지속적으로 유지했으면 좋겠어요. 적어도 여기서 더 멀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거든요. 이런 얘기가 나올때마다 영화 <매트릭스>를 꺼내지 않을 수 없는데, 제가 봤을 때 이 자본주의와 대기업들은 인간의 오감을 더 생생히 느낄 수밖에 없는 콘텐츠들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현대 사회를 발전시킬 것이고 결국 우리는 로봇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텐데, 그렇게 되면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저는 판단하거든요.

 

이 로봇이 누구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인간의 자생력을 없애기 때문에 그건 조금 방지를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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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척시 전경

 

 

Q4-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독서 모임을 두 번 진행하셨는데, 독서 모임에 오는 사람들이 이것만큼은 얻어 갔으면 좋겠다, 싶은 게 있을까요?

 

A. 저는 다른 것보다 일상 속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계기가 독서 모임이면 좋을 것 같아요.

 

독서 모임은 기본적으로 책을 읽고 온 후에 이야기를 나눠야 하니까 혼자 있을 때 책을 읽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 과정 속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고, 모임에 참여할 때는 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들하고 나눠서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낯선 의견, 나의 틀에서 벗어난 이야기들도 듣고 그렇게 해서 생각의 지평을 좀 넓혔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혼자 생각하다보면 고인다고 해야할까, 자아 도취에 이를 수 있고 혹은 세상에 대한 겁이 엄청 많아질 수 있잖아요. 그런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옳은 방향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로부터 꿈과 열정을 찾아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음으로써 자기만의 생각을 갖고 살아가다 보면, 일상 속에서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소중한 가치들을 찾는 순간이 분명 올 것이라 생각해요. 그건 다른 사람이 표현해 줄 수 없는 나만의 가치인 것이고, 그런 것들이 많이 쌓이면 쌓일수록 내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고요. 그렇게 만들어진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Q4-2. 고민을 많이 하시고 독서모임을 연 만큼, 독서 모임 이후에는 뿌듯한 감정을 많이 느끼실 것 같아요.

 

A. 네. 정말 많이 느낍니다. 뿌듯한 감정도 많이 들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모임을 어느 정도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 저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분들이 참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노력이라든지, 여러가지 챌린지를 통해 보상을 받아갈 수 있는 이벤트 같은 것도 계속 진행을 하려고 해요.

 

완독을 하고 독후감을 쓰면 문화 상품권을 드린다든지, 그런 식으로 해서 남들의 동기를 더 끌어올리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돈독하게 만들고 여러 아이디어도 떠올리게 하는 지금 이 모임이 저한테는 너무나도 소중해요.

 

Q4-3 지금 삼척 청년센터에서는 독서 모임 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겸하고 계신 건가요?

 

A. 현재는 독서 모임만 진행을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진행할 모임들이 저에겐 굉장히 많아요. 예를 들면 쓰줍이라고 하죠. 쓰레기를 줍는 건데, 운동 겸 산책 겸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조성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고요, 발렌타인 데이나 특별한 날에 소소하게 자리를 마련해서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만들고 싶어요.

 

또 전 하루 일상을 사진 3장으로 표현하고 그렇게 모은 사진들에 글을 남긴 후, 한 달을 채워서 눈에 보이는 기념품을 만들어 주는 활동도 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하면 내가 이번 한 달을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잖아요. 

 

전 이외에도 하고 싶은 일들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회의 땅으로 나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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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시 전경 

 

 

Q5-1. 채연님이 계신 곳은 지금 삼척이시잖아요. 삼척에 오래 머물기로 결정한 이유 같은 게 있을까요.

 

A. 제가 다른 도시들을 많이 돌아다녀봤는데요, 아무래도 고향이 계속 그립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이 고향이라는 것은 제 모든 것이 시작된 근본이자 제가 삶에서 누려왔던 소중한 추억들이 가득한 곳이에요. 또 결과적으로는 지금 여기에서의 삶이 매우 만족스럽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답을 여기 삼척에 드리고 싶었고, 그 방안으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나 찾다보니까 지금 이런 일들까지 도달하게 된 거예요.

 

Q5-2. 채연님이 꼽는 삼척의 매력 포인트는 어떤 게 있을까요.

 

A. 참... 어려운 질문인데... 태백 산맥이 있고요?(웃음) 동해 바다가 있고요, 밤 하늘의 별이 아주 뚜렷하게 잘 보입니다.

 

Q5-3. 사실 그것만 있어도 충분하죠! 요즘 밤하늘에 별 볼 수 없는 곳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리고 산과 바다를 동시에 낀 곳이 또 어디에 있겠어요.(웃음)

 

A. 그래도 다른 방식으로 이 지역의 장점을 이야기하자면, 사람들이 떠나가는 지방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기회가 되는 땅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어요.

 

아까 여러가지 가치에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사실 그 가치가 이 지역 사회에서 외면 받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순간 이 지역은 오히려 기회의 땅이 될 거라 생각해요. 지금 이 지역에 사람들이 누릴 만한 문화 콘텐츠가 없다는 것은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입장에서는 엄청 큰 기회라고 생각이 들어요.

 

도시에 가면 정말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지낼 수 있겠지만 그건 소비자의 입장에서 선택권이 많다는 것이고요, 정말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거나, 예를 들어 예술가와 같은 창작자로서의 삶을 영위하고 싶다면 이런 지방 같은 곳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시에서 이런 문화 발전에 대한 예산을 많이 잡아두고 이것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을 해주려 하고 있기 때문에 이만한 곳이 또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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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바다

 

 

Q6-1. 이런 것이 어떻게 보면 지방 소멸 문제와도 연관이 될 것 같아요. 청년들의 탈지방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이런 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A. 일단 지금의 삼척시는 관광 쪽으로 유명합니다. 관광 도시 타이틀을 걸고 있는데, 그래서 삼척시는 관광 분야에 예산을 많이 투입하고 있어요. 관광지도 엄청 많이 지어놨고요. 이게 실제로 성공적인 경우가 많아서 매번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들은 전부 시설 기반의 관광지거든요. 이런 관광지는 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한 번 갈까 말까 한 정도예요. 갔던 곳을 또 가지는 않잖아요. 이미 다 알고 있어서 웬만해서는 다시 안 가는 일회성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계속 문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는 관광지를 짓는 데 들어가는 예산이 이제는 주민들을 위해 사용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가 많이 반영되어 우리 지역 문화를 발전시켰으면 좋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 속에서 사람들 간의 연대나 돈독한 관계 같은 것도 부가적으로 따라오겠죠. 

 

그리고 그런 제도적인 측면 말고 다른 쪽에서 살펴본다면,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도 갖춰져야 한다고 봅니다. 주변의 시선 때문에 개인이 억눌리고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을 따라가게 되고 하는 것들은 모두 지방을 낮은 계층으로 바라보게 만들거든요. 그런 시선과 흐름이 너무나 견고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방을 떠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제는 지방-도시 같은 이분법적 비교가 아니라 각자의 색을 나타낼 때가 되었다, 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만의 정체성을 갖고 그것을 발전시켜 나가자, 이런 흐름으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Q6-2. 그럼 지금 삼척시 내에서 문화 콘텐츠 부족은 인지를 하고 있다는 얘긴데, 이에 대한 지원책은 아직 미비한가 보죠?

 

A. 네. 아무래도 최근에서야 조사가 이뤄졌고, 올해 청년 정책이 도입이 돼서 지금은 준비를 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대부분 이제 준비를 시작한 것이 보여서 그게 좀 아쉬워요.

 

또 지방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발굴되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야 새로운 도전이 일어나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 문제들을 자꾸만 지자체 스스로 해결을 하려고 하더라고요. 제가 봤을 때는 청년의 문제는 청년들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같은 이치로 시민들의 문제는 시민들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자체는 자꾸 시민들의 의견과 동떨어진 본인들의 입장만 유지를 하니까 그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 것 같아요. 그게 너무 아쉬워요.

 

Q6-3. 여전히 지자체라는 특징이 그런 것 같아요. 여태까지 어떻게 보면 권력 중심적인 움직임이 많았잖아요.

 

A. 그렇죠. 일종의 권위주의라고 생각합니다. 

 

Q6-4. 그럼 지금 삼척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방에 사는 주민들과 적극적인 소통이 이뤄져야 하고, 거기의 중심엔 가능하다면 청년이 위치했으면 하는 것이 채연님의 바람인거죠?

 

A. 네 맞습니다. 저희 지역의 미래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준 만큼 지역의 미래가 암담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조금이나마 잡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Q6-5. 나중에 삼척시에서 지자체 주민들과의 소통의 장을 연다고 하면 채연님은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향이 있으신거죠?

 

A. 물론이죠. 그런 활동들이 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청년들 뿐만 아니라 시민의 의견 자체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거든요. 

 

 

Q7-1. 이런 걸 보면 문화 콘텐츠의 힘이라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를 조금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A. 서로 이야기를 하게 만들어주잖아요.

 

Q7-2. 채연님이 생각하시는 문화 예술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 예술이 어디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A. 기본적으로 예술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무언가라고 생각해요.

 

쉽게 말하면 그렇게 표현되긴 한데, 그냥 즐거움을 주는 것으로 저는 만족하지 않고요, 그 이상의 무언가여야 한다, 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작품을 예술로 받아들인다면 단순히 이것을 소비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그 뒤에 남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내적인 성장이 있어야 하고,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예술이란 것은 나를 밀어주는 추진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예술의 방향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소통을 이끌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술이란 게 자기의 충족이라기보다 타인으로 향할 수 있는 길이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일상 속에서도 작품이라고 여길 수 있는 것이 작게 보면 대화고 관계라고 보거든요. 위에서 얘기한 것을 토대로 말씀드리면, 권위주의 같은 경우는 일방적이기 때문에 소통이 아니고 명령이죠. 그것은 예술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예술이 나아갈 방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

 

채연님의 마지막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내게 많이 익숙하고 틈 날때마다 종종 써왔던 하나의 문장이 떠올랐다. '문화는 소통이다'. 우리 아트인사이트의 슬로건이자, 문화 예술이 추구해야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단 하나의 메시지. 그래, 결국 우리에겐 소통이 필요한 것 아닐까?

 

그리고 뒤이어 내가 처음 이 문장을 봤을 때를 떠올려봤다. 그때의 난 이 짧디짧은 하나의 문장에 마음을 빼앗겨 뭐에 홀린듯이 아트인사이트에 지원을 했었다.

 

"그래, 문화 예술은 소통이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위해서 문화 예술이 존재하는 거라고! 난 오랜 시간동안 이런 소통의 방법을 찾고 있었어!"

 

우리 사회는 현재 '불통의 시대'라고 달리 표현되기도 한다. 과거의 불통이 정말 '불가능'하다는 의미에서 불통이었다면, 현재의 불통은 '무시'의 의미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소통의 창구는 다양화되어 어떤 방법으로든 통할 수 있지만, 그것이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소통'이 필요한 시대에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할까? 그러한 질문의 정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독서 모임에서부터 소통의 방법을 고민해 온 채연님의 모습을 보며, 내가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해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 답은 문화 예술이다. 물론 나는 문화 예술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거나, 문화적 감수성이 풍부하여 사람의 마음을 홀리는 예술을 만들어내진 못한다. 나는 나를 잘 안다. 그건 오랜 시간 나를 성찰하며 보고 느낀 명확한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고 해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쓸모없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글을 쓰는 능력이 있다. 내가 가진 것 중 그나마 잘하는 것, 내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 그것은 곧 글이고 난 나의 글이 가진 힘을 믿는다. 난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계속 글을 쓸 것이고, 글을 쓰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날 세상으로 꺼내준 연결과 유대의 힘을 믿고 그런 연대의 힘을 이야기하는 글을 계속 써내려갈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나의 예술관이다. 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진 장점 한 가지를 소통을 위해 쓴다면 말이다. 나에겐 그것이 글이었을 뿐이다.

 

나의 이런 다짐을 다시금 불태워준 채연님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기회가 된다면 꼭 삼척에 가서 채연님을 직접 만나뵙고 싶다. 그때를 고대하며 긴 인터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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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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