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이상한 보통 사람들, 리짓군즈 입덕 가이드 ① [음악]

2016년에서 2018년까지 리짓군즈의 음악적 여정을 살펴보자
글 입력 2022.01.3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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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 힙합 어워즈 (이하 KHA)의 후보가 확정되었다. 후보 등록 때 내가 추천했던 아티스트는 올해의 프로듀서 부문에 한 명만이 등록됐다. 조금 아쉬웠다. 특히, 제이호의 는 올해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앨범이었는데 마음이 좋지 않았고, 그래서 직접  리짓군즈의 음악적 여정에 관해 쓴다.

 

 

 

1. 2016년 리짓군즈의 “CAMP”



▲ 컴필레이션 앨범, "Camp"의 인트로, ‘하나둘셋’

 

 

Camp는 제목 그대로 리짓군즈 식구들이 캠프를 가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당시 리짓군즈에서 랩을 하는 멤버는 제이호, 뱃사공, 블랭 뿐이었고, 셋은 술 게임을 하기 전 자기소개를 하듯 ‘하나둘 셋 넷 둘둘 셋 넷’이 만들어 내는 리듬 위에서 차례대로 한 소절씩 뱉는다.

 

지난 12월 13일 아트인사이트에도 관련된 글이 올라왔다. 김가을 에디터의 ‘내리고 있는 비도 다 이유가 있겠지’가 그것이다. 김가을 에디터는 “Camp"의 수록곡인 ‘외롭지만 괜찮아’를 소개하며, 다른 멤버인 뱃사공의 ‘특유의 기타 사운드’와 ‘귀에 감기는 래핑’이 좋다고 언급했다. 그것에 대해 몇 가지 첨언하고자 한다.

 

정확히 어떤 곡을 염두에 두셨는지 알 수는 없으나, 서로 교류가 많은 리짓군즈의 특성상 ‘특유의 기타 사운드’는 소속 프로듀서인 어센틱이 만들어낸 것일 확률이 높다. 통기타 소리를 즐겨 쓰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의 힙합 전문 평론지 리드머에서는  특유의 느긋하고 칠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숨은 공신으로 그의 비트를 뽑기도 했다. 참고로 ‘탕아’의 비트는 같은 크루에 소속된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가 만들었다. 그 코쿤이 맞다.

 

붐뱁인지 아닌지 헷갈린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붐뱁과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붐뱁이란 이름 자체가 드럼 소리에서 따온 것인 만큼 드럼이 강조되는 음악이지만, 뱃사공은 붐뱁의 리듬을 기반으로 랩을 하지만 드럼이 숨겨져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향성은 네오 붐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뱃사공이란 래퍼를 단순히 ‘붐뱁하는 사람’이라고만 부르기는 아쉽다. 다른 것들도 잘하기 때문이고, 실제로 2020년 12월 발매한 앨범 “777”에서는 그것을 증명해 냈기 때문이다.

 

덧말) 앨범 “Camp"는 지난 기사 “우린 서로가 서로의 날 선 가시가 되어”에서 소개한 오사마리 크루와 접점이 많다. 당시, 앨범이 발매된 당시 오사마리 크루도 컴필레이션 앨범인 “City of OSA"를 릴리즈했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두 크루는 ‘군사마리 가을운동회’라는 이름으로 합동 공연을 펼쳤다.

 

 

▲ 리짓군즈가 합동 공연 ”군사마리“에서 컴필레이션 앨범 ”Camp"의 수록곡 ‘green fish'를 공연하는 중이다.

 

 

 

2. 2017년 리짓군즈의 ”Junk Drunk Love"


 

그리고 2017년 앨범 ”Junk Drunk Love"가 발매된다. 앨범 “junk drunk love”는 리짓군즈 크루의 단출한 일상과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의 희망을 오롯이 담아낸다. “예술가”라는 타이틀은 늘 쉽지 않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금전적인 문제가 있다.

 

 

▲ 컴필레이션 앨범, “Junk Drunk Love"의 타이틀, ‘Junk Drunk Love'의 뮤직비디오

 

 

음악을 만들진 않지만, 시를 쓴다. 함께 글 쓰는 친구들과 이 주제에 관해 이야기한 적 있다. 그는 글로 돈을 벌어 먹고살 수 있는 사람들은 적고 그게 내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말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우리가 쓰는 글의 최초 독자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건 우리가 쓰지 않으면 세상에 나올 수 없으니. 열심히 울고 다시 일어나 열심히 쓰면 그만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다른 직업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어떤 면에서는 예술은 취미로 하라는 어른들의 말씀과 비슷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결이 조금 다르다. 기성세대의 말은 돈이 되지 않는 예술보다는 돈이 되는 직업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지만, 우리의 말은 직업은 예술 활동을 위한 것일 뿐이지 그것이 주가 되진 않는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덧말) 뮤직비디오에는 햄버거집 사장 아저씨가 나온다. 주황색 폭탄 머리 가발을 쓴 그는 과장된 표정과 몸짓 연기로 뮤직비디오의 감초 노릇을 톡톡하게 한다. 따라서, 전문 연기자나 개그맨으로 오해할 수 있겠으나, 그는 리짓군즈 소속의 프로듀서 아이딜이다.

 

이들이 열심히 노동한 이유는 열심히 놀기 위해서다. 그리고 6번 트랙 'Surf shop'은 그것에 대한 이야기다.

 

 

▲ 컴필레이션 앨범, ”Junk Drunk Love"의 수록곡, 'Surf shop'

 

 

'Surf shop'은 그 자체로도 늦여름 저녁, 퇴근하고 맥주 한 캔 하며 듣기 딱 좋다. 그러나, 뮤직비디오와 함께하면 더욱 좋다.

 

리짓군즈는 함께 강원도 양양으로 피서를 하러 가서 벌어지는 일들을 필름으로 담았다. 낮에는 드라이브와 서핑을 즐기고, 밤에는 술판을 벌이며 위닝 일레븐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푸드 트럭에서 핫도그를 만들어 팔기도 하는데, 모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리짓군즈 소속의 아이딜과 제이호 그리고 재달은 힙합 플레이야에서 뱃사공과 블랭이 진행하는 ‘내일의 숙취’에서 언더그라운드 음악가들이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때 생기는 고충에 관해 이야기한다. 리짓군즈는 뮤직비디오를 찍어야 했으나 예산이 넉넉지 않았고, 빌릴 곳이 마땅하지 않아 고민하고 있었을 때, 친한 래퍼 넉살의 도움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 “내일의 숙취” 리짓군즈 편

 

 

매회가 즐겁고 술 냄새나는 ‘내일의 숙취’지만, 이 회차는 진짜 식구들이 나오는 회차인 만큼 평소보다 더 시끄럽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난다. 명절이지만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가족들을 방문하지 못해 사람 냄새가 그립다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앨범 "Junk Drunk Love"는 전작 ”Camp"와 비교했을 때 모든 면에서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단과 리스너들은 리짓군즈가 ‘이상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란 크루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프로듀서들의 참여로 앨범을 다채롭게 했으며, 래퍼들 또한 무리하지 않으며 자신의 색을 잘 표현했다는 점을 입을 모아 칭찬했다.

 

 

 

3. 2018년 뱃사공, “탕아”


 

그리고 2018년 리짓군즈는 뱃사공의 앨범 “탕아”로 확정 슛을 날린다. 앨범 속에서 뱃사공은 힙합 씬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로서 뱃사공과 평범한 인간으로서 김진우를 동시에 조명한다. 전자를 대표하는 트랙으로는 '로데오'가 있다.

 

 

▲ 앨범 "탕아"의 수록곡, '로데오'

 

 

뮤직비디오에서 뱃사공은 몽골의 초원에서 말을 몰며 빈티지한 마초 간지를 뽐낸다. 슈퍼카를 비추며 부와 명예를 과시하려는 다른 래퍼들을 떠올려 보면 정 반대되는 행보다. 가사 또한 그에 발맞춘다. “내 스타일 복제 못 해 절대”나 “외제차 본네트 위에서 립딴 네 뮤비는 지겨워 멋없어”와 같은 가사들은 뱃사공의 캐릭터를 더욱 공고히 한다. 성질을 따지고 보면, 2번 트랙의 ‘탕아’와 5번 트랙의 ‘뱃맨’의 연장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수록곡들에서는 그 속에 숨겨진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1번 트랙의 경우 편지 쓸 때 듣기 좋은 곡들을 소개한 ‘’에서도 추천한 바 있다. 그것은 뱃사공 특유의 대책 없이 긍정적인 바이브를 잘 보여준다. 또한, 키드밀리가 피쳐링한 트랙인 ‘콜백’에서는 멀어지는 인간관계 속 느끼는 아쉬움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돈이 없어도’에서는 가난하고 남들과는 다른 삶이지만 자신의 옆에서 함께 해주는 이들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4.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의미 있는 앨범들을 살펴봤다. 오래되고 개성 넘치는 크루이다 보니, 작업물이 많았고 빼먹은 사항들이 많다. 예를 들어서, 2016년에 발매된 제이호의 르망이나, 2017년에 발매된 재달의 ‘Adventure'가 그러하다. 이번 편에서는 컴필레이션 앨범을 주로 봤다면, 다음 편에서는 2020년과 2021년에 발매된 개인 앨범들을 주로 살펴볼 예정인데, 가능하다면, 그때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신동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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