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와인을 통해 인생을 음미하다 - 인생 와인 [도서]

글 입력 2022.01.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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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살 때면 종종 내 손에 쥔 와인이 만들어지기까지 거쳐왔을 여러 손길을 생각해본다. 포도 수확을 시작으로 하여 숙성하고 정제하고 병입하는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와인병에 담기기 까지. 와인을 보며 괜스레 와인이 간직한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와인 이야기를 담은 책 ‘인생 와인’이 있다. ‘인생 와인’은 좀 흥미롭다. 단순히 와인에 대한 이야기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와인과 돈을 연관시킨 챕터로 소개되고 그 속에서 인생의 철학을 말한다. 잘나가는 기업 CEO에서 한순간 무너져내리는 인생의 쓰라린 실패들을 경험한 저자는 방황할 시기에 와인을 만났고 다시 새로운 삶의 시작을 꿈꿨다. 와인 사업 중인 저자는 와인을 통해 발견한 삶의 진리를 이번에는 독자에게 ‘인생 와인’을 통해 전한다.

 

‘와인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를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운영하는 와이너리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중략)…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와인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그런 이야기 속에 일상생활과 내가 하는 일에 필요한 다양한 교훈과 스킬을 배우는 학습의 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6-27p

 


앞서 와인과 돈의 조합으로 풀어낸 책이라 말한 것과 같이 다섯 개의 챕터는 이와 연관됐다. 챕터를 나열해보면 돈을 벌고 싶을 때 마시는 와인, 돈을 벌 때 마시는 와인, 돈이 궁할 때 마시는 와인, 돈을 벌고나서 마시는 와인, 돈이 되는 와인이 있다. 각 챕터 내 하나의 병으로 소개되는 와인 이야기들로 마치 한장을 넘길 때마다 와인을 하나씩 열어 음미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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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책에 소개된 수많은 와인의 이야기 중 필자의 마음에 꽂힌 세 가지 와인을 적어보려 한다. 
 
 
 
와인 하나. 악마의 디테일을 발휘해 결실을 이뤄낸, 비비 그라츠 ‘테스테마타 로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속담이 있다. 책의 저자는 이 속담을 포도 재배와 와인 제조와 무척 연관 깊다고 설명한다. 일 자체가 고도의 디테일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디테일이라는 단어의 유래가 탈레아에서 나왔으며, 주로 와인용 포도나무를 재배할 때 접붙이기용 가지를 잘라내는 행위를 뜻하는 말로 쓰였다는 것에서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충분히 설명하는 와인, 비비 그라츠 ‘테스테마타 로쏘’가 있다.

‘테스테마타 로쏘’를 만든 비비그라츠 가족은 성공적인 와인 사업을 이뤄냈다. 그들은 어떻게 성공할 수있었을까. 이는 그들의 철저한 관찰력과 좋은 의미로 미쳤다고 할 정도의 집요함에서 나왔다. 어느 정도인가 묻는다면, 와인 이름을 이탈리아어로 ‘테스테마타’는 ‘미친 머리’라고 붙일 정도로 그들은 와인에온 정성을 다했다.
 
‘일절의 타협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는 모토와 사업 초반부터 적합한 토질 상태를 확인하고 와인을 만들기 위한 토착 품종을 연구하고 와인의 라벨까지도 직접 제작하는 디테일까지. 성공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필자는 자신이 맡은 일에 있어 독하게 수행하는 이들을 보며 동기부여를 얻고 특히 롤모델로 삼고자 한다. 그 기저 심리에는 필자 또한 이러한 사람으로 성장하여 또 다른 이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서다. 그렇기에, 이들의 좋은 사업 마인드는 충분한 자극제가 됐다. 무엇 하나라도 쉽사리 넘어가지 않고 최상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그들이 쏟았던 과정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악마의 디테일로 결실을 이뤄낸 이들을 보며 한 번 더 마음을 다잡았다.
 
 

와인 둘. 실패의 쓰라림을 달콤함으로 승화시킨, 닥터 루젠 ‘리슬링 아인스바인’

 
이 부분에서는 아인스바인의 탄생 이야기와 에른스트 루젠이 와인 사업에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야기의 주인공 루젠은 아버지로부터 빚더미와 적자인 와이너리를 물려받아 이후 놀라운 성과를 보이며 흑자로 전환하고 독일을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한 곳으로 성장시켰다.

그가 성공한 원인은 '남다른 관점'에서 나왔다. 실패를 결과로 향해가는 성공 과정의 일부라 여겼고 최악의 상황에서도 실패라 판단하기보다는 아무것도 없으니 새롭게 시작할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문뜩 필자가 경험한 씁쓸했던 실패의 순간이 떠올랐다. 루젠과 다르게 필자는 실패를 실패로써 받아들여 버렸다. 기대가 컸던 탓에 그에 따른 실망과 좌절감 또한 배로 다가온 것이다. 실패하더라도 나중을 위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기로 다짐했건만 막상 일이 닥치고 나니 쉽사리 인정하기가어려워 며칠 동안 맘을 다잡지 못했다. 몇 번이고 상황을 되새기는 지독한 습관이 다시 찾아와 헤맸지만정말 감사하게도 이런 나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주었던 이들이 있어 조금씩 나아질 수 있었다.

이러한 일을 겪고 난 후 실패 하나로 쉽사리 나약해지는 자신을 보며 단단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읽으며 자책하기 보다는 관점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또 다시 좌절할 순간이 올지라도, 닥터 루젠 아이스바인을 떠올리며 미래의 성공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나는 길 잃을 확률하나를 지워가는 과정일 뿐이다.’라고 생각하기로 말이다.

 
 
와인 셋. 기다림을 통해 비로소 맛보는, 몬카로 ‘네로네’

 

잠시 문제를 내보려 한다. 다음에 적은 세 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일본의 수제 자전거 제작사’, ‘미슐랭 맛집, ‘몬카로의 네로네 와인’


이는, 바로 ‘기다림을 통해 얻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수제 자전거 제작사는 고객의 신체 조건과평소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살펴 맞춤으로 제작해 최소 6주에서 최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며, 미슐랭맛집은 사람들이 긴 웨이팅을 감수하고라도 맛 좋은 음식을 맛보기 위해 찾아오며, 몬카로의 네로네 와인 또한 최상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써서 더 임팩트 있는 성과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세는 네로네 와인을 만든 리카르도 코타렐라의 철학에 묻어있다. 그는 ‘와인은 자연과 사람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주는 것’이라 말한다. 그가 운영하는 와인 사업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꽤 오랜 시간을 들여 제조과정을 거치고 최소 15개월 이상의 충분한 숙성과 병입 이후 최소 1년 이상 숙성과정을 거쳐 비로소 출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몬카로가 와인을 설명한 자료나 홍보물에서는10년 정도 더 숙성시킬 것을 추천한다고 한다. 실제로 오랜 시간을 두고 먹었을 때가 더 맛있다고 하니 ‘인내가 녹아있는 시간의 맛’이라는 표현이 적합한 와인이라 생각했다.

한편, ‘네로네 와인’ 이야기를 읽으며 필자는 ‘기다림’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기다림을 충분히 느끼며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지 않은 순간이 많았던 것 같다. 목표를 위해 재빨리나아가려는 조급함이 컸기 때문이다. 와인이 제작되는 과정을 보며 만일 기다림의 시간이 없었다면 사람들이 말하는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었을까 생각해봤다. 분명, 아닐 것이다. 이야기를 통해 원하는목표의 방향만 정확하다면 성공은 충분한 기다림을 통한 내공의 시간에서 발휘되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
 
‘인생 와인’을 읽은 후 책을 덮으니 ‘와인과 인생은 다르지 않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을 단숨에 설명하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가장 큰 이유는 와인을 통해 바라본 인생의 통찰을 담은 책이라 누구든지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와인 애호가는 아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와인들을 접했고, 와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만족했다. 이번에는 당신 차례다. 저자가 소개하는 와인을 따라가며 자신만의 와인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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