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초현실주의, 바로 그 자체인 화가 - 살바도르 달리전

글 입력 2022.01.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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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는 바로 나 자체다.” 

 

어떤 화가가 이토록 도발적인 발언을 한 것일까? 바로 초현실주의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다.


1904년 스페인 카탈루냐의 소도시 피게레스에서 태어난 그는 독특한 유년기를 보냈다. ‘살바도르 달리’라는 이름은 원래 그가 태어나기 전에 죽은 형의 것이었다. 그의 부모는 달리를 죽은 아이의 환생으로 여기고 같은 이름을 붙인 것이다.


달리는 자기 자신으로서 인정받고자 했다. 그는 죽은 형의 모습과 분리되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강박적으로 온갖 특이하고 기괴한 행동을 하게 된다. 평생 괴짜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그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그가 천재적인 화가였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살바도르 달리 재단과 동대문디자인 플라자, 지엔씨미디어가 함께 개최한 <살바도르 달리전>에서는 달리의 작품세계를 연대기별로 소개하며 그의 예술 여정을 조명한다.

 

 

 

2021 <살바도르 달리 : Imagination & Reality>


 

[꾸미기][크기변환][포스터] 살바도르 달리전 ver.1.jpg

 

 

달리는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세밀하게 그려내는 데 관심이 많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저술한 ‘꿈의 해석’에 나오는 이론들은 초현실주의 개념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는데, 달리 또한 프로이트의 잠재의식 연구에 강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비현실적인 꿈의 장면을 극도로 현실감 있게 묘사했다. 그 당시 영화에서는 흐리거나 혼란스러운 이미지로 꿈의 장면을 처리했는데, 달리는 이러한 기존의 방식을 반드시 깨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림을 그릴 때나 영화를 제작할 때, 꿈을 구체적으로 그려내는 것에 집중했다.


사실 꿈속에서 사람들은 보통 그것이 꿈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현실처럼 받아들이곤 한다. 꿈속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광경은 비현실적일지라도, 우리는 그걸 현실로 인식할 만큼 선명한 이미지를 본다. 달리는 이러한 꿈의 속성을 꿰뚫었고, 그의 작품 또한 꿈과 같은 분위기를 가진다.

 

작품 속 장면의 타당성에 대한 의심이 전혀 들지 않고, 정말 어디엔가 존재하는 세계를 포착해낸 것만 같다.

 

 

 

천재 화가의 끝없는 시도



[꾸미기][크기변환]4. 임신한 여성이 된 나폴레옹의 코, 독특한 폐허에서 멜랑콜리한 분위기 속 그의 그림자를 따라 걷다 Napoleons Nose, Transformed into a Pregnant Woman, Strolling His Shadow with Melancholia amongst Original Ruins, 1945.jpg

<임신한 여성이 된 나폴레옹의 코, 독특한 폐허에서 멜랑콜리한 분위기 속 그의 그림자를 따라 걷다. Napoleon's Nose, Transformed into a Pregnant Woman, Strolling His Shadow with Melancholia amongst Original Ruins>, 1945

ⓒ Salvador Dalí,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SACK, 2021


 

살바도르 달리는 단순히 엉뚱한 상상력을 가진 화가가 아니다. 그는 수학과 과학을 탐구하며 그림에 접근했다.

 

그는 체계적으로 혼란을 창조해야 더욱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해진다고 믿었으며, 다양한 실험에 몰두한 결과로 ‘편집광적 비판 기법’, ‘이중 이미지’ 등의 기법을 제시했다. 또한, 194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 사건에 영향을 받아 ‘핵-신비주의’ 이론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달리는 기법뿐만 아니라 장르에 있어서도 다양한 시도를 했다. 디즈니와 합작 애니메이션을 만드는가 하면, 서스펜스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과도 협업하여 정신분석 스릴러 ‘스펠바운드’ 제작에 참여했다. 그는 책이나 잡지 커버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아 다양한 삽화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꾸미기][크기변환]섹션 08_드림즈 오브 달리_전시전경, 2021 (2).jpg

 

 

<살바도르 달리전>은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으로, 그가 제작한 그림과 영화, 애니메이션, 삽화 시리즈 등의 작품들을 다채로이 선보인다.

 

살바도르 달리 재단과의 공식 협업을 통해 스페인 피게레스 달리 미술관, 미국 플로리다 달리 미술관, 스페인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국립 미술관의 소장품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전시는 10개의 섹션에 걸쳐 달리의 예술 인생을 전체적으로 조명한다. 그중에는 달리의 작품은 아니지만 그의 예술관을 보다 색다르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바로 미국 플로리다의 달리 미술관에서 특별 제작한 영상 작품 <달리의 꿈 Dreams of Dali>이다. 이는 달리의 작품 <밀레의 만종에 대한 고고학적 회상>을 모티브로 제작되었으며, 마치 달리의 꿈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초현실적 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달리는 선택할 수 있다면 하루에 2시간만 활동하고 나머지 22시간은 꿈속에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정신적으로 깊은 상처와 불안정성을 가지고 있던 그가, 꿈과 환각 속에서는 온전히 자유로울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제약도 없는 꿈속에서 그가 무엇을 보고 느꼈을지, 그의 재능과 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엿보고 상상해본다.

 

 

 

송진희 컬쳐리스트.jpg

 

 

[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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