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슬기로운 의사생활2' 속 다양한 사람들. [드라마/예능]

글 입력 2021.09.2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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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슬기로운 의사생활2’가 종영했다. 동시에 나와 이 드라마와의 연애도 끝이 났다.


이 드라마는 병원 안에서의 에피소드를 통해 시청자에게 강한 울림과 메시지를 전했다. 위로, 감동, 재미가 있는 힐링 드라마였다.


시즌1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하지 않았지만, 시즌2는 본방시간이 다가오면 서둘러 실시간 라이브를 재생했다. 목요일이 오면 설레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 드라마와의 연애는 다른 드라마에 비해 기간이 짧았지만, 진하고 강했다. 매회 스토리 속에 녹아있는 다른 주제들, 깨달음과 울림을 주는 메시지, 톡톡 터지는 신선함과 위트,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위로와 응원이 있었다. 이 드라마는 매력이 참 많은데 그 중 제일 큰 매력은 극 중 인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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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매력의 소유자. 채송화.



키와 체구가 작고 얼굴은 동안이라 송화를 전공의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켜주고 싶고 챙겨주고 싶은 겉모습과 달리 혼자 씩씩하고 야무지게 모든 일을 잘 해낸다. 후배들에게 부드럽고 따뜻하게 대하다가도 따끔하게 충고를 해야 할 때는 카리스마 있다. 외유내강 그녀의 반전매력에 여러 사람들이 반했다.


송화의 반전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사람은 겉모습과 달리 강하고, 완벽한 사람이구나’ 라는 확신을 가질 때쯤 틈을 보여준다. 음식 앞에서 와르르 무너지는 그녀의 인내심, 박자 음정 다 무시하고 해맑게 부르는 모습까지. 여기에 따뜻하고 깊은 마음과 배려, 어른으로 잘 성장한 모습에 율제병원 사람들뿐 아니라 시청자까지 그녀를 존경하고 좋아했다.


이 드라마 속 인물들은 모두 단점이 있는데, 송화는 단점을 찾을 수 없는 캐릭터다.

 

 

 

송화와 다른 느낌의 반전매력. 이익준.



익준은 누구보다 정이 많고 밝다. 유쾌하고, 유머러스하다. 어디서든 주변 분위기를 밝고 화사하게 만든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슬픔과 불안을 위로하고 응원한다.


장난기가 많은 인물이라 가벼워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이것이 익준의 반전매력이다. 사랑이라는 감정과 환자, 보호자 앞에서는 진중하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고 환자와 보호자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잘 들어준다.


익준의 ‘핵인싸’ 모습은 현실적으로 보면 사람에 따라 단점으로 느껴질 수 있어서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알고 보면 따뜻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김준완.



차갑고 까칠하다.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유형이다. 준완의 후배들은 그를 무서워한다. 하지만 준완이 부드러워질 때가 있다. 바로 가까운 사람 앞에서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다정하고 달콤하다.


차가운 바람이 쌩쌩 부는 그가 흉부외과 의사라니. 처음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준완은 그 누구보다 뜨거운 심장을 가졌다.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그는 뜨거운 애정을 보여준다.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심장을 담당하는 만큼 꼼꼼함, 신중함, 빠른 판단력과 실행력을 갖춘 캐릭터다. 친절과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환자와 보호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질문에 친절하고 자세하게 대답해준다.


차가운 이미지와 달리 정이 많고 외로움도 잘 탄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귀여운 구석이 참 많다.


하지만 버럭 화를 내고, 성질을 부리는 모습은 무섭다. 준완의 찬바람에 상대방이 오해나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준완의 단점이다.

 

 

 

모두의 마음을 녹이는 안정원.



정원은 부모님과 연인은 물론이고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다정다감하다. 말투도 부드럽고 예쁜 말을 잘 한다. 항상 사람들을 배려하며 본인이 손해 보는 일을 자처해서 하는 편이다.

 

그러나 정원도 사람인지라 가끔 삐지고 툴툴댈 때가 있다. 이 점이 정원의 귀여운 매력이다. 이 매력은 99즈와 함께 있을 때 잘 나타난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들도 정원을 잘 따른다.


후배들에게 충고를 못 할 것 같지만 필요할 때는 한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다.


정원의 단점은 모두에게 달콤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고 챙기다보면 본인을 돌보기 힘들 것이며, 그 모습을 가족이나 연인이 보면 속상할 것 같다.

 

 

 

순한 곰, 성장하고 있는 겁쟁이. 양석형.



쉬는 날마다 엄마와 함께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엄마를 찾는 마마보이다. 투박하고 순한 성격이라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인물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면 막거나 밀어내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의 말은 잘 들어주지만 리액션은 없다. 감정표현과 자신의 이야기를 잘 안 한다.

 

익준이 ‘핵인싸’라면, 석형은 ‘자발적 아싸’다. 많은 사람들 속에 있는 것을 두려워하고, 통화보다는 메신저를 선호한다. 사람은 물론이고 갈등을 피하고 도망 다니기 바쁘다. 행동과 생각이 느리다. 그러나 피하지 않고, 행동과 생각이 빨라질 때는 ‘의사 양석형’일 때다.


시청자는 석형을 보며 ‘답답하다, 고구마다.’ 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와 율제병원 사람들은 그를 좋아한다. 푸근하고 따뜻한 심성과 자신의 문제를 잘 알고 있고 나아지려고 애쓰는 그의 모습에 마음이 움직인 게 아닐까 싶다.


99즈 말고도 내가 좋아했던 인물들은 참 많았다. 가끔 배려 없는 행동이나 실수를 하지만 반성도 잘해서 미워할 수 없는 민하, 보듬어주고 싶은 겨울, 진짜 어른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배우게 되는 정원의 엄마 로사까지 모두 매력 있고, 마음이 가는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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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이 드라마 속 인물들에게 정이 갔던 이유는 현실 인물 같아서다. 드라마 속에서만 존재하는 허구의 인물이 아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직업과 외모만 바꾸고 등장한 것 같았다.


보통 드라마 주인공(선한 역)은 단점이 거의 없고 멋있고 예쁘고 매력적이기만 하는데 이 드라마 주인공은 달랐다. 단점이 있고, 서툴고 실수하고 성장했다. 그래서 인간적으로 느껴졌고 친근했다. 나와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공감과 반성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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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드라마가 끝나면 그 속의 인물들이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슴 속에 품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허구의 인물이 아닌 우리들이고 이미 내 주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슬기로운 의사생활2’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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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득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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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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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쟁이
    • 항상 잘 읽고있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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