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달과 미궁: 한국 작가 그룹전

글 입력 2024.04.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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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미궁 포스터_Edit.jpg

 

 

상상력의 궁전이자 미궁인 달(月, Moon)

현대미술로 만나는 달의 이미지

 

 

SH갤러리에서 4월 11일부터 5월 4일까지 미술평론가 김노암 감독하에 한국 작가 그룹전 <달과 미궁>을 개최한다. 권기수, 류재춘, 최영욱 세 작가가 ‘달과 미궁’이라는 동양적인 주제로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2015년 일본 동경에서 개관한 후 주로 일본 컨템포러리 작가들을 주로 소개해 오던 SH갤러리가 한국에서 서울 스페이스를 개관한 후 처음으로 국내 작가를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시에 앞서 첫날인 4월 11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김노암 미술평론가가 참여하는 <달과 미궁> 리셉션이 열릴 예정이다.


달(月, Moon)은 상상력의 궁전이다. 들어가는 입구는 분명하지만, 일단 그 매혹적인 세계로 입장한 후에 궁전의 출구를 찾는다는 건 불가능하기에 ‘미궁(Labyrinth)’과도 비슷하다. 또한, 달은 ‘여성성’을 상징하며 여신(女神)의 형태로도 나타난다. 해가 생명의 창조자로서 지상에 생령의 에너지를 공급한다면, 달은 문화와 예술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창조자로 이해된다. 동서를 막론하고 달은 합리적, 과학적인 인식 이전에 존재하는 인간의 상상력과 신화적 인식의 원천이자 상징이다.

 

 

권기수 Trialogue in the reflected red forest-Moon 2024 90.9 x 116.7 cm acrylic on canvas_edit.png

권기수, Trialogue in the reflected red forest-Moon, 2024, 90.9 x 116.7 cm, acrylic on canvas

 

 

권기수는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작가로, 현대미술에서 한국화의 새로운 관점과 형식을 선보여왔다. 2008년, 2010년 구글 초대전의 한국 대표 작가로 뉴욕에서 초대전을 연 이후, 풀브라이트 후원으로 미국에 체류하며 작품활동을 했다.


권기수는 밀레니엄을 전후로 다양한 미디어의 발전과 변화에 조응하여 한국화의 새로운 방법론을 실험, 제시하였다. 그의 회화를 대표하는 동구리 이미지는 생의 형상, 카르마를 떠올리게 하며 생사(生死)의 순환성을 은유한다. 우리는 과거와 현재, 전통과 창의, 동서의 문화적 차이를 연결하고 융합하는 새로운 유형의 이미지를 권기수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다.

 

 

류재춘 Blue Moon 2024 130 x 480 cm 한지에 수묵채색_edit.png

류재춘, Blue Moon, 2024, 130 x 480 cm, 한지에 수묵채색

 

 

류재춘은 오랫동안 한국화의 미학과 전통을 현대화하기 위해 노력한 작가다. 그는 미디어아트의 다양한 형식을 현대 한국화의 새로운 형식으로 과감하게 수용했다. 코엑스와 더현대,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최대 IT, 가전 박람회의 삼성전자 부스에 작품을 연출한 적 있는 그는 현대예술로서 한국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새롭게 해석하는 실천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류재춘 작업의 시그니처는 자연의 여러 사물 가운데 달(月, the moon)을 클로즈업한 시리즈이다. 달, 계곡, 숲, 폭포, 작가가 명명한 바위꽃 등 달빛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형상은 수묵(水墨)과 디지털 이미지의 융합적 이미지로 진화하며 한국화를 현대미술의 창조적 원천으로서 재해석한다. 작가는 달의 서사와 상징을 배경으로 현대 회화와 전통 회화의 다리를 놓으며 한국화 미학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 시작점이 어디인지 성찰하고자 한다.

 

 

최영욱 Karma 2023 12 -25 2023 162 x 146 cm mixed media_edit.png

최영욱 Karma 2023 12 -25 2023 162 x 146 cm mixed media

 

 

최영욱은 조선시대 대표 도자기인 달항아리를 주요 소재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다. 그의 회화는 과거 한국의 미적 전통과 연결되지만, 동시에 20세기 서구예술의 전통 속에 발전해온 현대예술 속 회화의 이미지 변화와도 연결되어 있다. 그가 만들어내는 달항아리 이미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영감과 통찰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몇 년간 그는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하얀 집을 짓고 그 안에서 달항아리와 만나는, 회화와 설치가 융합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3년 서울과 런던에서 선보였던 이 프로젝트는 뉴욕과 도쿄, 남극 등 세계 곳곳에서도 추진할 예정이다. 프로젝트에는 지구생태환경의 종말적 위기를 마주해 현대예술이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는지 깊은 고민을 담고 있다.


권기수, 류재춘, 최영욱 세 작가에게 달은 영원히 매력적인 주제이자 미스테리한 대상이다. 관객은 달을 모티브로 하는 이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현대미술에서 달이 어떻게 인식되고 표현되는지 감상할 수 있다. 무수히 구성하고 표현해온 달의 이미지, 달의 사유는 작가와 관객 모두에게 신비를 체험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할 것이다.

 

 

[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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