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기한 대한민국씨 [사람]

글 입력 2021.07.06 09:3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나의 이익을 꾀하는 마음


 

2021년 여름, 곧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축축한 오후 7시, 나와 동생은 포장 주문을 한 치킨을 가지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밖을 나서자 물을 머금은 무거운 공기가 금방 우리의 주변을 둘러쌌다. 동생은 괜히 긴 팔을 입고 나왔다며 옷소매를 최대한 올렸다. 옷소매를 올려도 더위가 가지 않았던지 동생은 덥다며 투덜거렸다.

 

치킨집을 가기 위해서는 횡단보도를 한번 건너야 한다. 횡단보도의 앞에 서기까지 약 30m가 남았을 때, 동생은 “언니, 건너자!”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너 죽는다며 제지를 했다. 동생은 안 죽는다며 건너려 했다. 무단횡단으로 죽는 거, 나만 아니면 돼.


2007년 여름, KBS에서 새로운 주말 예능을 방영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아는 1박 2일이다. 1박 2일의 인기는 엄청났다. 국민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복불복 게임이다. 버라이어티 정신을 모토로 잠자리, 입수, 식사를 복불복으로 정한다.

 

복불복 게임을 하던 중 승리를 했을 때 외치던 문장이 있다. “나만 아니면 돼~”. 1박 2일의 공식 인사였던 “버라이어티 정신, 1박 2일”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멘트로 유행하기도 했다. 예능 속 재미를 극대화하는 말이지만, 전적으로 자신만 생각하는 인간의 심리를 잘 표현하는 문장이다. 야외 취침, 나만 아니면 돼.

 


700.jpg

(출처: KBS Entertain 깔깔티비)

 

 

나만 아니면 돼. 이 문장을 한 단어로 정리한다면 이기심이다. 이기심에는 두 가지 정의가 있으며 같은 의미에 다른 하나가 존재한다. 포털사이트에서 정의하는 이기심이란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꾀하는 마음이다. (출처 : 네이버 어학 사전)

 

우리는 인간이기에 나의 이익을 우선으로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몇 가지 예를 살피자면 우리는 공부를 한다. 공부의 목적은 더 좋은 회사 또는 더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한 수단이다. 개인의 윤택한 삶을 위한 이익 추구이다.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있는 분식집. 분식집에 들러 떡볶이와 튀김을 구매한다. 우리는 맛있는 떡볶이를 얻었고, 분식집 주인은 대가로 돈을 벌었다. 엄마가 아이에게 어린 동생이 옷 입는 것을 도와주면 젤리를 주겠다고 한다. 그럼 대부분의 아이는 젤리를 위해 하기 싫어도 동생을 도와줄 것이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일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즉, 본래 이기심은 인간의 생존에 있어 필수 요인이다.

 

 


나의 이익만 꾀하는 마음



현대에 와서 이기심의 의미가 변했다. 변한 의미는 남에게 피해를 주며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꾀하는 마음이다. 그렇다 정의에 피해가 추가된다. 이 이기심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변질한 이기심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시작이 되었다.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이익을 넘어서 과한 욕심 때문이다. 자신이 1만 원을 벌 능력을 갖추고 있고 생활하기에 충분하지만 2만 원, 3만 원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능력보다 넘치는 것을 원하기에 부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되었다.

 


700 매일경제.jpg

(출처 : 매일경제)

 

 

2019년 겨울, 코로나 19로 온 세상은 혼란으로 가득했다. 코로나 19가 등장한 지 일 년 반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서 장애물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코로나 19를 이겨내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전 세계적인 문제인 만큼 선진국에서는 백신 개발 단계를 지나 현재는 접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 1차 접종은 29.7%, 전국 완전 접종은 10.2%이다. (2021.07.03 기준) 또한 7월 1일을 기준으로 거리 두기 단계를 서울, 경기, 인천은 2단계이며, 제외한 곳들은 1단계로 낮춰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 19의 시작으로 지금까지 몇 번의 위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범적인 방역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의 방역은 K-방역이라 불리며 세계 방역의 기준이 되었다.

 

그런데도 80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친구, 연인과의 사적인 만남으로 시작해 해외여행을 나가지 못하기에 국내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자신의 답답함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그 외의 사람들의 휴대폰은 재난 문자로 알림이 쌓여간다.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우리는 코로나 방역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방역은 정부에서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밖을 나갈 때는 마스크를 올바른 착용법으로 쓰며, 씻지 않은 손으로 눈과 호흡기를 만지지 않고, 자주 손 씻기와 손 소독제로 위생에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이런 권고 사항은 수도 없이 들었을 것이다.

 

이 생활이 우리 모두가 불편하다. 자유롭지 못해 답답하고, 당연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어려워져 생활 속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모두가 불편함을 겪고 있지만, 마치 자신만 불편을 느끼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변질한 이기심이다.


사람의 자유로움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이익을 넘어서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다. 그저 자신과 타인을 생각할 줄 모르는 어리석음일 뿐이다. 길어지고 있는 코로나 19 상황으로 심각성이 무뎌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 19와 언제까지 함께 살아갈 수는 없기에 여전히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변질한 이기심을 버리고 본래 이기심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나의 이익을 챙기는 일이 곧 타인을, 우리 공동체를 챙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황혜민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