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호른의 다양한 매력, 김홍박 호른 리사이틀 '컬러스(Colors)'

글 입력 2021.06.2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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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날이 더워지고 있다. 매일같이 느껴지는 여름다운 습기와 뜨거운 뙤약볕이 매일같이 느껴지는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매년 이 시기가 다가오면 드는 생각이 있다. '곧 공연 비수기가 다가오겠구나' 하는 생각이다. 한여름에는 연주자들도, 공연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쉬어가는 타이밍이 필요한 법이다. 그래서 7월 말에서 8월 초를 보면 공연을 쉬는 기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예술의전당의 경우 8월 초에 음악당 일정이 비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여름 휴가를 위해 짧게 지나가는 공연 비수기 직전, 7월에 기대해봄직한 리사이틀 무대 하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바로 호르니스트 김홍박의 리사이틀이다. '컬러스(Colors)'라는 부제를 단 이번 무대에는 피아니스트 김재원도 함께 한다. 거의 매년 한 번씩은 리사이틀 또는 실내악 무대에서 피아니스트 김재원을 보고 있는데, 그가 보여주는 앙상블은 항상 누구와 함께 있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곤 했다. 그래서 리사이틀로는 처음 만나는 호르니스트 김홍박과 함께 설 피아니스트가 김재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 앙상블을 기대해보게 된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1년 6개월만에 겨우 고국 땅을 밟은 호르니스트 김홍박에게 이번 리사이틀 무대는 굉장히 각별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오케스트라 연주가 취소되고 온라인 연주로 대체되는 등 대면 공연에 대한 갈증이 컸을 그에게, 오랜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대면 공연을 연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일 것이기 때문이다.


 



PROGRAM


펠릭스 드레제케 /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로만체, 작품32

Felix Draeseke / Romanze for Horn and Piano Op.32


폴커 다비드 키르히너 / 세 개의 시

Volker David Kirchner / Tre Poemi


잔느 비녜리 /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작품7

Jane Vignery / Sonata for Horn and Piano Op.7


Intermission

 

외젠 보자 / 정상에서

Eugene Bozza / Sur les Cimes

프란츠 슈트라우스 / 고별

Franz Strauss / Les Adieux


파울 힌데미트 /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바장조

Paul Hindemith / Sonata for Horn and Piano in F Major

 




호르니스트 김홍박은 지난 2018년에 있었던 리사이틀에서는 '로맨틱 호른'이라는 부제를 달고 낭만시기의 음악들로 레퍼토리를 구성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컬러스'라는 부제처럼, 다양한 레퍼토리들로 무대를 구성했다. 여기서 인상적인 것은 비단 호른이 표현할 수 있는 정서적인 측면의 여러 면모를 보여줄 뿐만이 아니라 음악 형식 자체의 다양함과 다채로운 테크닉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차원의 다양성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1부의 첫 곡으로 호르니스트 김홍박이 선곡한 펠릭스 드레제케의 '로만체'는 호른의 웅장하면서도 따뜻한 음색이 묻어나는 낭만시기의 음악이다. 연주시간은 5분 후반대에서 6분 초반 내외로 짤막하지만 호른과 피아노가 어우러져 보이는 아름다운 선율이 매력적이다. 이어지는 1부의 두 번째 작품은 키르히너의 '세 개의 시'. 1번 La Mento, 2번 Danza 그리고 3번 La Gondola funebre로 구성되어 있는 작품으로, 호른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교와 다양한 효과들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직전의 낭만음악과 직접적으로 대비되는 현대음악의 면모를 만끽할 수 있는 이 순간은 호르니스트 김홍박의 비르투오소적인 면모를 가감없이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1부의 마지막 곡으로 호르니스트 김홍박은 잔느 비녜리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준비했다. 호른의 명 레퍼토리로 손꼽히는 작품 중 하나다. 작품의 형식에서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1~3악장의 소나타 형식에서 1악장은 주제를 제시하는 부분인 만큼 대부분 긴 편이고 그에 비하면 2악장은 좀 짧았다가 3악장이 2악장보다는 긴 길이감을 갖는 게 보편적이다. 그런데 비녜리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1악장과 2악장이 비슷한 길이감을 갖는 것에 비해 3악장은 유달리 짧다. 그런 형식의 특이한 면을 생각하며 1악장의 유려함과 2악장의 드라마, 마지막 3악장의 화려함을 만끽하다보면 순식간에 작품이 끝나버리는 마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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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첫 곡은 외겐 보자의 '정상에서'로 예정되어 있다. 강렬한 피아노 타건으로 시작한 뒤에 이어지는 웅장한 호른 선율이 인상적인 이 작품은 호른의 테크닉을 넘어 호른의 풍부한 표현력이 강조되는 작품이다. 호르니스트 김홍박이 보여줄 해석이 어떨지, 공연 당일 전까지 미리 작품을 들으며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싶어진다. 길이감은 비교적 짧으면서 호른의 기교에 더해 음색과 따뜻함까지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1부의 첫 곡과 구성적으로 상응하는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2부의 두 번째 작품은 슈트라우스의 '고별'이다. 1부에서 있었던 비녜리의 소나타와 마찬가지로 유명한 호른 레퍼토리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은 드라마틱한 피아노의 서주로 시작한다. 호른은 다소 조용하고 읊조리는 듯한 톤으로 서글픈 선율을 노래하며 피아노와 어우러진다. 고별이라는 작품명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마치 추억을 회상하는 듯 희망과 긍정이 가득한 선율이 단조 분위기를 뚫고 나오기도 한다. 밝은 분위기로 전환되게 만들었던 그 장조의 선율은 끝내, 아름다운 고별을 조용히 고하고 끝을 맺는다.


이번 리사이틀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호르니스트 김홍박은 파울 힌데미트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바장조'를 선곡했다. 3악장으로 구성된 힌데미트의 호른 소나타는 역시나 아주 오묘한 선율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현대음악이면서도 고전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1악장 Mäßig bewegt을 들어보면 호른의 선율은 오묘하지만 일관되게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한데 피아노는 마치 토카타를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2악장 Ruhig bewegt은 1악장보다 느려진 분위기에서, 오묘한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여 조용하고 읊조리듯이 끝난다. 마지막 3악장 Lebhaft은 1, 2악장과는 다르게 활기차게 피아노와 호른의 선율이 교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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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니스트 김홍박은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국립음대에서 석사 및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친 후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십대에 이미 국내 최고 콩쿠르인 동아음악콩쿠르를 비롯한 유수의 대회를 석권한 그는 국제호릅협회에서 주최하는 필립 피카스 어워드, 이탈리아 FEDERICO II DI SEVIA, 도쿄에서 열린 일본 관악 콩쿠르 등 국제 무대에서도 수상하며 뛰어난 그의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빌라 무지카, 구스타프 말러 아카데미 등에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세계 거장들과 유럽 각지에서 연주 기회를 갖기도 했다.


국내외 다양한 협연 무대 및 페스티벌에 초청받으며 활동을 이어온 호르니스트 김홍박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시향의 호른 부수석으로 활동하였고 이후 런던심포니, 예테보리 심포니, 로열 스톡홀름 필하모닉, 요미우리 니폰심포니, 말레이시아 필하모닉 등 세게 유수 오케스트라의 객원수석을 역임하였다. 그리고 2015년,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호른 수석으로 선임되어 현재까지도 솔리스트 활동을 병행하며 세계 무대에서 활발한 연주를 보여주고 있다.


피아니스트 김재원은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수학하였다. 동아음악콩쿠르 1위를 비롯하여 다수의 콩쿠르에서 두각을 드러낸 그는 다수의 독주 무대와 더불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아르떼심포니 등과 협연하였다. 특히 김재원은 실내악에 탁월한 센스를 발휘하는 피아니스트로, 매해 최소 100회 이상의 실내악 연주 활동을 보이는 연주자이기도 하다. 그는 젊은 클래식 아티스트들과 함께 연주단체 'Club M'을 창단하여 리더이자 피아니스트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오랜만에 국내에 선보이는 호르니스트 김홍박의 리사이틀, 이전 리사이틀과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프로그램 구성, 그리고 뛰어난 두 연주자의 만남. 그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 7월 17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드러날 다채로운 호른의 색채감이 어떨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21년 7월 17일 (토)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김홍박 호른 리사이틀: 컬러스(Colors)


R석 40,000원 / S석 30,000원

약 100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목프로덕션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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