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영혼 한조각 먹고가세요

글 입력 2021.05.2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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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뭉뚱그려 표현해본다면 통통 튀는 사람, 솔직한 사람, 조금은 차가운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몇 개의 단어로는 완벽하게 나를 소개할 수 없다. 뜬금없이 노래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나는 스텔라장의 빌런이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누군가에게는 악인 사람이 누군가에겐 선이 된다는 이야기. 사람들은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고 나 또한 그렇다.

 

날 설명하기가 어려운 건 그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설명하는 ‘나’는 단편적인 나라서. 온전히 설명해 주고 싶은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래도 세상에 ‘나’라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한 번쯤은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나를 가장 잘 소개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준다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 내 몇 개의 글들과 내가 찍은 사진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 정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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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들은 나를 작게 쪼갠 부분들이다. 내 살점들. 영혼의 파편들. 위의 글을 천천히 한번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조금은 이 글을 쓰는 사람이 세상을 어떤 눈으로 보는지 혹은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비쳤기를 바란다.

 

아마 시를 읽다 보면 ‘너’, ‘당신’, ‘사랑’이라는 주제가 잘 보일 것이다. 나는 세상의 대부분을 사랑으로 귀결시키는 사람이다. 최초의 결핍을 찾아 나서는 여행길에 오른 순례자 정도로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어쩌면 나는 죽을 때까지도 내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고 죽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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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꽤나 미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특히 순간의 정적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사랑한다. 그래서 찰나를 찍는 걸 즐긴다. 위 사진들은 평소에 찍는 것들이다. 가끔은 풍경을 찍기도 하지만 일상과 동떨어진 기분을 주는 것들을 주로 찍는다.

 

나는 언젠가 ‘내 감성은 마치 솜털 같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모든 공감각적 자극들에 나는 크게 반응한다. 그 감성은 얌전히 있다가도 이렇게 문득문득 강렬히 반응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나는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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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네 가지 영화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들이다. 왼쪽 두 개는 직접 포스터를 모아본 것이다. 니키타와 레옹은 같은 감독인데 한때 그의 영화에 푹 빠졌던 적이 있다. 둘 다 주인공이 과묵한 킬러이면서 인간적 감수성이 결여된 것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사랑에 빠지는 그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사랑이 나온다.

 

제트에서는 속도감 있는 연출을, 월플라워에서는 청춘 스토리를 좋아한다. 이 영화들로 날 소개하는 이유는 내 안에 그 특징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모두 본 사람이라면 이해해 주지 않을까 싶었다.

 

*

 

자기소개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이유는 사실 재밌게 써보고 싶었던 마음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마감날까지 한 글자도 쓰지 못했다. 이것 또한 나를 소개하는 것 중 하나인 것 같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치중하다 보니 가끔은 이렇게 실패한 완벽주의자가 되기도 한다.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해서 나에 대해 글을 쓰면 레포트 4장은 거뜬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쓰고 보니 두 장을 채우기가 버거웠다. 나에 대해 멋지게 소개하고 싶은 일종의 부담감과 말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무엇을 골라 말해야 될지 혼란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내가 나열하는 걸 잘 못하는 사람이라 이렇게 인상만 남기는 자기소개글을 쓴 걸 수도 있다. 화가로 치자면 인상파 화가 정도일테다.

 

자기소개 글에 자기소개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나열하고 있는 상황이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쩌면 이 모든 글과 묘사하는 행위들이 결국은 나라는 사람을 말해주고 있는 건 아닐까? 멋들어지게 설명한 글보다 지금 이렇게 마구 쏟아내는 글들에서 오히려 진짜 박소희라는 사람이 나오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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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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