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교사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존 듀이 ‘경험과 교육’

글 입력 2023.12.31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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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교육’을 집필한 존 듀이는 본인이 진보주의 교육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진보주의 교육이 인간적인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고 인간적인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진보주의 교육은 민주주의와 유사한 성격을 띠고, 진보주의 교육에서 사용하는 이러한 인간적인 방법은 학습자의 경험의 질을 향상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진보주의 교육, 경험중심 교육을 지지하는 이유를 교육 외적 요소인 국가이념과 관련지었다는 점에서 존 듀이의 교육 사상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와 개인이 현재 민주주의 이념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 사회생활의 첫 시작을 이룬다고 볼 수 있는 교육 현장부터가 전통적인, 변화하지 않는, 서로 논의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민주주의 이념과 맞지 않는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모순적이다.


시대의 이념과 학교 안에서의 교육이 다른 체계를 띠고 있다면 현재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조차 학교 안과 밖의 다른 상황에 대해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이 학교라는 틀에서 벗어나 성인기의 사회 공간으로 갔을 때 큰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고 자신이 받아온 교육에 대해 회의를 느낄 수도 있다. 따라서 교육자는 교육 외적인 것과 교육의 관계를 인지해야 하고, 그렇기에 존 듀이가 사회의 이념으로부터 교육 방향의 출발점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이를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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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중심 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은 전통적인 교수에서보다 상당히 커진다. 교사는 현재의 경험이 앞으로 올 경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환경적인 조건들이 현재 아동에게 어떤 식으로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경험이 생기려면 어떤 사람과 그 사람의 환경을 이루고 있는 어떤 것 사이에 교변작용, 즉 상황을 재구성하고 성장하는 상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과 학생을 이루는 환경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내가 그동안 받아온 초중고 의무교육을 생각해 보면, 제대로 된 경험중심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느껴진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이 경험한 거의 모든 수업이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의 상호작용보다는 교사의 일방적인 설명식 수업이었을 것이다. 수업에서는 교사에게 부여된 역할만이 중요한 것처럼 보였다.


경험중심 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이 크다는 것은 교사가 수업을 위해 준비할 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많은 교사는 전통적인 교수 방법만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존 듀이도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교육이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는 교육보다 훨씬 더 어렵다, 교육자에게 과중한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고도 이야기한다.


하지만 교육은 학생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고 이는 교사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그리고 전통적인 교육이 교사 중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교사 중심의 교육이라 말하기 위해서는 교사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이어야 한다. 하지만 전통적인 교육 방식이 교사에게 ‘편한’ 교육일 수는 있어도 ‘도움 되는’, ‘성장하게 하는’ 교육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교사가 진정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교수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어떤 교육이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좋은 영향을 줄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수업의 주도권은 교사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 모두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교사는 수업에서 학생이 어떤 사고를 거치고 있는지 알아야 하고, 그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자신이 아닌 다른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을 통해 교사는 학생들을 앞으로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인지할 수 있으며, 학생들은 교실에서부터 서로의 다른 사고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깨우치게 되는 것이다.


존 듀이는 교육자가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진보주의 교육과 전통적인 교육 중 어느 것이 올바른 것인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무엇인가, 교육이라는 이름에 합당한 참된 교육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진정한 교육이란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길러내는 것이다. 교육은 단순히 교과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교육이란 학생 개개인이 본인 삶의 방향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을 양성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양성은 가르치고 ‘길러내는’ 것이다. 교육자는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에 대해 계속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그렇기에 많은 교사가 공교육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교육관을 정립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며, 나도 교사가 되었을 때 쌓여가는 연차에 상관없이 언제나 나의 교육과 나의 수업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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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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