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자 혼자 여행을 한다고? [여행]

'혼여'라는 사치와 브이로그를 통한 여성의 말하기
글 입력 2021.03.0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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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일탈이 유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혼자 하는 여행인 ‘혼여'가 있고, 2030 젊은 인구 사이에서 이 유행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혼자 여행하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여행지에서의 위험 때문에 혼여의 유행에서 여성은 소외되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여성들은 브이로그를 이용하여 혼여의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혼여를 독려하고 여성 혼여족에 대한 편견에 맞서는 한편, 여성 혼자 여행할 때 어떻게 생명과 권리를 위협당하는지에 대한 기록으로 경각심을 높이기도 한다.

 

본 고는 여성의 혼여가 증가한 것에 대한 배경을 살펴보고, 혼여가 여성에게 어떤 의미이며, 브이로그라는 매체를 통해 여성이 어떻게 혼여에 대한 말하기를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탐구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여성이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브이로그의 가능성에 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혼자’의 유행


 

단체생활문화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는 한국에서 혼자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타인에게 맞춰주는 것에서 탈출하는 것이자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개인화된 생활방식의 유행이 시작되었고, 혼밥(혼자 밥먹기), 혼술(혼자 술먹기), 혼영(혼자 영화보기) 등의 신조어가 탄생했다.


혼여(혼자 여행하기)도 유사한 맥락에서 젊은 인구 사이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는 해외여행 2,000만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그 수가 매해 늘어나 2018년에는 역대 최대치인 2,800만의 인구가 출국했다. 이중에서도 2015년 기준 2-30대의 젊은 세대가 약 36.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나아가 20대 여행객 중 27.6%, 30대 여행객 중 28.4%가 동반자 없이 혼자 여행을 떠났다.1 여러 명과 한 번에 연차, 휴가를 맞추기 힘든 바쁜 일정이 단체여행을 어렵고 귀찮은 일로 만들었으며, 힐링, 자기 자신 찾기 등의 키워드가 유행하며 이에 맞춘 나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여행이 떠오르게 되었다. 이에 따라 다양한 관광 업체들에서 혼영 패키지를 꾸려 항공, 숙박 등을 준비해주되 가이드는 붙지 않고 혼자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관광상품들과 혼자 가기 좋은 여행 코스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마련하였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길 찾기 등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았고, 번역 서비스도 사용하기 어려웠으므로 안전을 위해 여러명이서 여행하거나 가이드가 있는 패키지 여행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처음 가보는 낯선 땅에서도 핸드폰만 있으면 웬만큼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고, 필요한 정보는 모두 온라인에서 미리 찾아볼 수 있다. 또 교통도 편리해지고 한국과 다양한 도시를 잇는 항공편도 늘어나며 어렵지 않게 해외 도시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에 대한 진입 장벽이 대폭 낮아진 것도 혼여의 유행에 한몫하였다.

 

 

 

여성에게 여행이란


 

하지만 이렇게 혼여의 유행 속에서도 주변화된 존재가 있는데, 바로 여성이다. 과거부터 여성에게 해외여행이란 꿈 꿀 수조차 없는 것, 특권, 그리고 사치였다. 교육의 기회가 많고 부모의 경제적 투자를 많이 받은 남성들과는 달리 여성은 유학의 기회를 얻을 수 없었고, 직장에서도 배제되었기에 출장을 통한 해외 방문의 경험도 없었다.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여성도 많이 없었기에 당시 여행을 할 때 꼭 필요했던 영어능력을 갖추고 있는 여성도 드물었다. 시간이 지나 한국에서도 유학, 출장 외 여행의 목적으로 해외를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지만, 이는 중산층 남성이 가장인 가족 단위로 떠나는 여행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여행에서 여성은 자기 자신으로서 여행하기보다는 아내, 또는 엄마의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이후 여성도 해외로 유학, 출장, 여행을 가기 시작했지만 이 또한 고등교육을 받아 영어를 일정 수준 이상 구사할 수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산층 여성의 계급화된 특권이었다. 어렵게 얻은 해외여행의 기회 속에서 여성이 맞닥뜨려야 했던 것은 여행지에서의 차별과 폭력이었고, 동양인 여성이라는 이중적 소수자성이 가지는 취약함은 다른 누구보다 그들을 범죄에 쉽게 노출되도록 하였다. 와중 한국에서는 해외여행을 가거나 유학한 여성은 문란한 성생활을 즐겼을 것이라는 편견이 만연했기 때문에, 여성들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그러한 편견과 싸워야 했다. 남성에게 유학이나 출장 경험은 우수한 스펙으로 작용했지만, 여성에게는 그를 문란하게 보이도록 하는 요소로 작용했고, 이 때문에 해외에서 폭력피해를 입었다는 여성에게 돌아오는 것은 도움의 손길이 아닌 ‘그러게 여자 혼자 왜 해외에 나가?’ 라는 말이었다.


여성이 여행 접근성에서 주변화되고 폭력과 편견에 노출된다는 사실은 현재에 와서도 유효하지만 앞서 말했듯 여행 자체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졌고, 여성도 고등교육을 받고 직장생활을 하게 되며 여행이 나름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 지금 여성에게 해외여행은 ‘헬조선’에서 느끼는 억압에서 탈출하는 것이자 외국, 특히 서양 국가에 가지고 있는 로망을 실현하는 일로 여겨진다. 소셜미디어에 ‘인생샷’을 공유하는 것의 유행으로 멋진 여행지에서의 사진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욕망도 늘어났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행에 대한 욕망을 충족하고 자유로움을 느끼고자 혼여를 꿈꾸는 수많은 여성이 있지만,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안전을 위해 남성 동행자와 함께 여행하기를 선택하거나, 긴장상태에서 끊임없는 불안감에 시달리며 여행해야 한다. 밤거리를 걷거나, 야경을 보거나, 인적이 드문 곳에 가거나, 술을 마시는 등의 일은 모두 제한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여성에게 혼여는 사치다.

 

 


여행 브이로그


 

브이로그란 비디오로그(Video Log)의 줄임말로, 일기 형식의 영상을 의미한다. 현재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방문 되는 사이트 3위인 유튜브를 주된 플랫폼으로 삼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스토리텔링하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새로운 곳에 방문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겪었던 흥미로운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등의 컨텐츠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거나 새로운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며, 어떤 이들에게는 브이로그가 주된 경제적 수입원이 되기도 한다. 현재 브이로그의 형태로 남기는 일상은 여행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현재 2030 세대는 브이로그를 통해서 자신의 여행을 기록하고 공유하며 온라인상에서 소통을 시도하고 정보를 전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브이로그의 주된 창작자 그리고 소비자는 여성인데, 그렇기에 브이로그 컨텐츠에서 다양한 여성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며, 이것이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최근 수많은 여성이 자신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브이로그로 공유하여 여성 소비자들에게 여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대리만족을 안겨주고 있으며, 이것이 확장되어 여성 여행 동행자 그룹이 형성되는 등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브이로그를 통한 여성의 말하기

: 혼여의 즐거움 말하기


 

 

 

앞서 이야기했듯 여성이 해외에 나가는 것이 금기처럼 여겨지던 시기가 있었다. 이것은 여성이 해외에 나가서 문란한 성생활을 즐길 것이라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인데,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직접적 접근이 없더라도, 여성이 홀로 여행하는 것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페미니즘적 효과가 생겨난다. 유튜버 여행자메이는 <나혼자산다 몽골편>에서 혼자 몽골에서 한 달간 여행하며 느낀 소소한 행복들과 즐거움을 영상에 담는다. 그 외에도 혼자 여행하는 여성들은 여행의 즐거움을 보여줌과 동시에 혼여를 즐기는 여성의 존재를 보여준다. 이러한 브이로그들의 존재만으로도 우리는 여성 혼여족의 존재를 확인하고 기존의 편견에 균열을 낼 수 있게 된다.

 

 

 

 

또한 여성이 혼자 여행을 하기 어려운 것에는 여성 스스로 혼여를 두려워하기 때문도 있다. 물론 홀로 여행을 떠났을 때의 위험에 대해 인지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여성이 꼭 여행을 두려워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유튜버 모르는지는 <수능끝난 고3이 시베리아 횡단열차 혼자 타봤습니다>에서 혼자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2박 3일을 지내며 친구를 사귀고 창 밖 풍경을 즐기는 모습을 기록했다. 어린 여성이 홀로 여행을 하고 개방된 공간에서 숙박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거나 이상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모르는지는 즐겁게 여행을 하는 모습을 담아 여성도 혼자 여행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다른 여성들의 여행을 독려한다. 댓글창에서는 ‘이거 보고 시베리아 횡단열차 예매했어요’ 등 영감이나 용기를 받아 러시아 여행을 결심한 여성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유튜버 덕딩은 <여자 혼자 여행 중 생리 기간을 겪는다면?>에서 남미 여행 중 월경이 시작되어 트래킹을 중단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여행 기간과 월경 기간이 겹칠 때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에 대한 브이로그 등 여성이 여행을 할 때 겪을 수 있는 특수한 상황과 그에 대한 준비 및 대처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댓글에서는 여성들이 유사하게 겪은 불편함을 공유하고, 생리컵 등 움직임에 불편함이 적은 월경용품을 서로에게 추천해주는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브이로그를 통한 여성의 말하기

: 혼여의 위험성 말하기


  

 

 

유튜버 쏘이는 브이로그 <여자 혼자 절대 피라미드 가지 마세요>에서 혼자 이집트 여행 중 동양인 여성을 보고 신기해하는 다수의 현지인이 자신을 둘러싸 사진을 찍어가는 것을 영상으로 남기고 이집트 여행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절대 여자 혼자 가지 않을 것을 당부한다. 댓글에는 ‘이집트인 친구가 알려줬는데, 나 얘랑 잤다고 자랑하려고 사진 찍는 거래요’ 라고 이 사진들이 어떻게 이용되는지에 대해 덧붙인 다른 구독자가 있었고, 그에 대한 대댓글에는 절대 사진에 얼굴이 나오지 않게 하고, 사진이 찍혔다면 삭제를 요구하라는 경고가 있었다. 이 브이로그와 댓글에서 여성들은 특정 여행지에서 유의해야 하는 것을 공유하고, 그로써 여성이 더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바이럴해져 170만 뷰를 기록했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에도 공유되며 수많은 사람에게 여성이 여행지에서 처하게 되는 위험한 상황에 대해 알렸다.

 

 

 

  

유튜버 Studying Sim은 <여자 혼자 미국 밤거리를 걸을 때 생기는 일>에서 샌프란시스코에서 혼자 디저트를 먹던 중 한 남성이 앞에 앉아 번호를 요구하는 것과 밤거리를 걷던 중 또다른 남성이 캣콜링을 하고 뒤따라오며 말을 거는 상황을 공개했다. 이에 구독자들은 Studying Sim이 겪은 피해에 대한 분노를 공유하는 한편, 그녀를 위로하고 그녀에게 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행을 가고 싶은데 이러한 폭력에 노출될 것이 두렵다는 댓글과 조금이라도 노출이 있는 옷을 입으면 치근덕대는 사람들이 있어서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며 여성의 위치와 처한 상황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는 댓글도 있었다. 와중 Studying Sim은 댓글창에서 ‘솔직히 캣콜링 즐기러 여행하는 거 아니겠습니까’와 같은 악플을 통한 2차 가해에 노출되기도 하였다.

 

 

 

 

유튜버 청춘여행자는 <여자 혼자 모로코 여행 하지 마세요>에서 모로코 여행을 하던 중 강도를 만나게 된 일을 공유한다. 길을 잃은 청춘여행자에게 강도가 다가와 길을 알려주겠다고 한 뒤,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데려가 칼로 위협하며 돈을 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청춘여행자는 당시 잠시 동행하고 있던 남성이 있어서 괜찮았지만, 혼자였더라면 굉장히 두려웠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모로코 현지인 강도의 수법과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며 여성 혼자 절대 모로코 여행을 하지 않을 것을 당부한다. 이에 댓글은 청춘여행자에게 위로와 연대를 보내는 한편 걱정을 하기도 했다. 또, 혼자 여행을 하게 되면 꼭 남성 동행자를 구하라며 동행자를 구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소개하는 댓글 또한 있었다. 이것은 여성들이 다른 여성의 안전을 염려하여 보내는 걱정과 연대이자 또 한 번 여성의 홀로 여행하기에 대한 시도를 좌절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이 세 유튜버는 여행지에서의 피해경험을 공유하고 여성 구독자들에게 여성 홀로 하는 여행의 위험성을 알린다. 이를 통해 유사한 피해경험을 공유하는 다른 여성들의 피해경험에 대한 발화가 댓글창에서 이루어지고, 적극적인 정보 공유와 여성 연대가 형성된다. 반면에 2차 가해에 노출되기도 하며, ‘여자혼자 ~하지 마세요’라는 말로 여성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브이로그를 통한 여성의 말하기

: 대안적 여행에 대해 말하기


 

 

 

페미니즘을 주제로 유튜브 컨텐츠를 창작하는 크리에이터 그룹 할말넘많은 ‘기본만 챙긴다 - 인생샷 없는 인생여행’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디폴트립을 떠난다. 디폴트립은 하말넘많이 만든 디폴트와 트립의 합성어로, 2018년 한국을 휩쓸었던 탈코르셋 운동에서 화장을 지우고 머리를 자른 모습이 자연스러운 ‘디폴트’라는 것에서 꾸밈 없는 여행을 의미한다. 이것으로 하말넘많은 ‘인생샷’의 유행, 그리고 여행을 가면 예쁜 옷을 입고 예쁘게 화장을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정작 중요한 여행은 뒷전이 되는 현상에 대한 유쾌한 질문을 던진다.


디폴트립 브이로그에서 하말넘많은 딱 필요한 물건만 챙겨서 가벼운 몸으로 돌아다닌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을 하는 데에 시간을 쓰지 않고 여유로운 오전을 즐긴다. 편안한 등산복을 입고 산을 오르고 레저를 즐긴다. 인생샷을 위해 사진 여러장을 찍는 데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여행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회적 시선이나 규범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의 모습으로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여행한다.


디폴트립이라는 제목으로 총 18개의 브이로그가 업로드되어 총 약 150만 뷰를 기록했고, 프랑스, 스위스, 포트투갈 등 다양한 국가에서 디폴트립을 즐기는 하말넘많의 모습이 공유되었다. 이에 #인생샷 이 아닌 #디폴트립 이라는 해쉬태그가 생겨났고, 다른 유튜버들과 여성 뷰어들도 이를 보고 디폴트립을 떠나 브이로그를 공유했다.

 

*

 

한국의 지난 역사에서 여성은 여행할 권리를 박탈당했지만, 여행 접근성이 좋아지며 여성을 포함한 모든 2030 세대에 점점 혼여가 늘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여성의 여행 브이로그는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발화, 여성 연대 커뮤니티 형성, 그리고 대안적 여행의 제시로 여성의 여행 경험을 확장시킴과 동시의 여행할 권리를 더욱 단단히 하고 있었다.

 

다만, 본 고에서 살펴본 2030의 젊은 여성들은 전 세대 여성들에 비하여 고등교육의 기회를 고루 받아 영어능력도 있고,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서 수입된 미디어에도 노출되어 외국의 문화에도 어느 정도 익숙함이 있다. 특히 중산층이라면 유학이나 청소년기에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에 가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2-30대가 일정이 상대적으로 유연한 대학생 또는 사회초년생이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연령대인 것을 고려하면 이전 그 어떤 세대보다도 여행 접근성이 좋은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 비해 노인 여성이나 가정을 꾸린 중장년 여성은 더욱 주변화되어있기에 여행의 기회가 더 적다.

 

혼자 하는 여행은 단순한 일탈적 의미를 넘어서 여성이 일상에서 누리지 못하는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브이로그와 같은 매체로 여행에 대한 여성의 말하기가 더욱 활성화되고, 그러한 말하기가 여성이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장치와 환경을 마련하는 것으로 확장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여성의 말하기가 2030 여성, 그리고 그 너머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에게 여행이라는 더 넓은 세상으로의 문을 활짝 열어주길 기대해본다.

 


참고자료

1 이훈, 유숙희. (2017). 사람들은 왜 혼자 여행을 떠나는가. 관광학연구, 41(6), 81-99.

 

 

[곽수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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