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뒤틀린 선과 악의 경계, 아만 이야기 [게임]

악을 타고났지만 선을 행한자, 선을 타고났지만 악을 행한자.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가.
글 입력 2021.03.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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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유튜브에 올라온 게임 트레일러 영상 하나가 수많은 RPG 팬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기존 쿼터뷰 방식의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이고 화려한 연출과 그래픽, 개성 넘치는 각 직업군의 시원시원한 스킬 샷까지. 당시로서는 문화 충격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엄청난 트레일러 영상이었다. '로스트아크'라는 게임이 게이머들의 머리에 각인된 순간이기도 했다.

 

 

 

 

나 또한 이 영상에 깊이 매료되어 로스트아크가 서비스를 시작하면 꼭 플레이해보리라 다짐했다. 로스트아크는 16년 8월 1차 CBT, 17년 9월 2차 CBT, 18년 5월 FINAL CBT를 거쳤고 2018년 11월 7일, 마침내 오픈 베타를 시작했다.

 

나는 RPG 게임에서 스토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로스트아크에서도 스토리를 위주로 플레이 했는데, 그중에서도 내 머릿속에 남은 이야기는 바로 '아만' 이야기다. 플레이한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아만 이야기, 지금 한번 알아보자.


 

 

*이후 글은 게임을 플레이하려는 분들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악마의 힘을 지녔지만 신성력으로 사람들을 도운 아만


 

로스트아크 게임 세계관 내에는 '데런'이라 불리는 종족이 존재하는데, 데런이란 인간과 악마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게임 내에서 데런은 주변 사람들의 멸시와 천대를 받는다. 순혈이 아닌 혼혈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천부적인 힘의 차이 때문이다.

 

악마의 피를 가지고 있는 데런은 어두운 힘을 지니고 있으며 이 힘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인간들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악마의 힘 때문에 데런은 인간들의 경계를 받았으며 그것은 결국 인간 세계 외부로의 배척으로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지금 이야기 할 아만 역시 데런이다. 하지만 아만은 자신이 데런임을 숨긴 채 사제가 되고자 한다. 사제로서 사람들을 돕기로 한 것이다. 로스트아크 내에서 사제는 신성한 존재이다. 악마의 대척점에 서있는 직군으로, 신성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치유하거나 다른 여러 동료들을 이롭게 하는 마법을 걸어주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

 

데런으로 태어났지만 선한 마음을 가지고 사람들을 돕고자 한 아만.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크기변환]1. 빛과 어둠이 할께할 수 있는 길..JPG

[크기변환]2. 빛의 사제로서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JPG

(↑ 사람들에게 이로운 존재가 되고 싶다는 아만)

 

 

아만은 자신이 지닌 악의 힘과 도달하고자 하는 선의 이상향 사이에서 깊은 고뇌에 빠진다.

 

근본적으로 사람은 선한 존재라 믿고, 그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아만이지만 자신이 지닌 악마의 힘이 주변 사람들을 오염시킬까 봐 전전긍긍하는 아만의 모습은 우리의 가슴을 미어지게 만든다.

 

 

[크기변환]5 어린시절 아만3.JPG

[크기변환]6 어린시절 아만4.JPG

[크기변환]9 위선자라니.JPG

[크기변환]10 인간행세나 하는 역겨운 데런.JPG

(↑ 인간도, 악마도 아닌 아만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게임 플레이어와 함께 여행을 하는 아만은 인간세계를 침범한 악마를 무찌르고 점점 사람들의 인정을 받아 가지만 아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사건이 하나 발생하게 된다.

 

아만과 함께 다니던 사람들이 강력한 힘을 가진 신성제국 '신성 사제단'에 의해 사교도로 몰린 것이다. 이 신성제국은 '세이크리아'라고 불리며, 세이크리아 중에서도 '신성 사제단'은 신의 뜻에 따라 악마를 심판하는 보수적이고 강경한 집단이다. 그렇기에 악마에 현혹된 것으로 추정되는, 혹은 악마를 숭배하는 사교도라 의심되는 사람일 경우 어떠한 자비도 없이 즉결 처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수장인 집행관, '솔라스'가 있다.

 

 

 

선의 상징, '신성 사제단'의 집행관이지만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솔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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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12 빛의 구원을 받아 들여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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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14 그분들은 사교도가 아닙니다.JPG

(↑ 사제들에 의해 학살 당하고 마는 무고한 사람들)

 

[크기변환]17 광기에 의해 희생되는 사람들.JPG

[크기변환]18 사람들 앞에 나서는 아만.JPG

[크기변환]19 이들은 죄가 없습니다.JPG

[크기변환]20 아만... 사제님....JPG

(↑ 힘이 닿는 곳까지 애써봤지만 결국 사람들을 지키지 못한 아만)

 

[크기변환]21 악마의 힘을 개방하는 아만.JPG

[크기변환]22 솔라스 처단.JPG

(↑ 분노한 아만이 악마로 변해 솔라스를 처단한다)

 

[크기변환]23 당신들은 절 알지 못합니다.JPG

[크기변환]24 당신들과 나는 달라요.JPG

(↑ 아만을 뒤따라온 플레이어는 아만의 폭주 장면을 목격하게 되지만 아만이 타락하지 않게 붙잡으려 한다. 하지만 이미 아만의 마음은..)

 

[크기변환]25 자, 보라고, 이곳에 네가 있을 곳은 없어.JPG

[크기변환]26 좋은 선택이야..JPG

(↑ 결국 악마의 길을 택한 아만)

 

 

아만은 악마의 피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신성력으로 선을 행하려 했다. 반쪽 인간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을 돕는 일이라 생각했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 했다.

 

아만에게 사제직은, 단순히 '사람들을 돕는 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이었고 사람들에게 함부로 규정당한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는 일이었다. 본질적인 인간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순간이었고 한없이 여린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아만이, 자신을 따르고 지지해 주던 사람들이 악마도 아닌 (아만 자신이 선한 존재라고 생각하던)인간에 의해 목숨을 잃는 광경을 눈앞에서 보았으니, 미치지 않고 버틸 수 있으랴. 아만에게는 자신이 믿어왔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던 셈이다.

 

악의 기운을 타고났지만 선의 길을 개척하려던 아만, 선의 상징인 사제단에 속해있으면서도 아무 거리낌 없이 사람들을 해친 솔라스.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이란 말인가. 우리는 악의 길을 택한 아만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아래 영상을 통해 아만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직접 확인해보자)

 

 


 

 

[김재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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